비행기 테켓을 미리 끊었어야 했는데
대한항공 보다는 저렴한 아시아나를 탔습니다.
같이 가는 친구는 자신의 마일리지를 이용해 공짜로 대한항공을 탔고
올 때는 남편의 회사인 유나이티드를 탄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각자 알아서 티켓팅을 하고 출국심사와 입국심사를 거쳐
면세점이 나열된 어느 지점에서 접선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내려 같은 심사를 거친 뒤
강선생님과 접선하였습니다.
변함없이 반갑게 맞아 주시는 강선생님께는
염치 불구 신세 좀 지겠노라 엄포하였습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내려 우리가 향한 곳은 <시스이 아웃렛>이었습니다.
호텔로 바로 갈 거라 생각했는데 강선생님은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했습니다.
저는 선그라스 하나를 득템했습니다. 그야말로 득템입니다! ㅎㅎㅎㅎ
남들은 이야기합니다. 보기 보다 먹는 거 촌빨 날린다고.
먼지가 양념으로 들어간 길거리 음식도 거리낌없이 잘 먹습니다.
대신 잠자리는 꽤 신경쓰는 편입니다.
화장실과 침실, 이부자리 더러운 건 정말 싫습니다.
일본 호텔은 작아도(비좁아도) 청결하므로 싸구려 비지니스 호텔을 열심히 찾던 중에
강선생님 추천으로 이 호텔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반값으로, 더블침대가 아닌 <트윈>으로요.
결혼 후 오래 떨어져 지낸 동생과도 한 침대서 자는 게 어색한데
지기와 한 침대를 쓰기 힘들 거 같아
유스호스텔의 2층 침대나 저렴한 호텔의 트윈침대를 찾고 찾던 중이었습니다.
강선생님이야 자신의 집에서 묵으라 하지만
혼자 사시는 분도 아니고 교수님도 계신데 잠자리까지 폐를 끼칠 수는 없어
호텔에 묵겠노라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 고집 끝에 우연한 행운으로 반값 세일가로 이틀을 묵을 수 있었습니다.
도쿄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답니다.
그만큼 날이 포근하다는 증거지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8일 월요일은 새벽부터 눈이 오더니
우산이 뒤집힐 정도로 비바람이 강했습니다.
전화기의 친절한 날씨 어플은 12시면 비가 그친다고 하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비바람을 뚫고 강선생님이 추천하신 히쯔마부시의 장어덮밥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강샘도 나도 장어를 좋아하지 않는데 한국 사람 입맛에 딱 맞게 맛이 좋았습니다.
먹는 방법도 4 가지나 되어 각기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식당은 어딜가나 조용해서 좋습니다.
도쿄 타워는 시간 상 가지 못 하고 이곳은 <스카이트리>입니다.
밤에 봐야 예쁜데 아쉬운데로.
지인은 이곳에서 꼭 후쿠오카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해서 들렀습니다.
신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비가 그쳤습니다.
바람은 좀 불었지만 기온은 영상 7도입니다.
서울의 청담동길 정도 되는 오모떼산도입니다.
예쁜 건물과 명품샵들이 양족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버버리 옆에 자리한 교회 건물도 예쁩니다.
많이 튀지도 않고 거리의 샵들과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섹스앤더시티의 캐리는 슈어홀릭이었지요.
지미 추 쇼윈도에서 유혹하던 분홍 구두를 애절하게 바라보며
<오 마이 베이비>를 읊조리던 사라 제시카 파커.
저도 저 앞에서 <이 구두 신어보고 싶다> 이러기만 했습니다.
이 동네를 오모테산도 힐즈라고 한답니다.
예쁜 악세사리와 의상을 파는 디자이너숍입니다.
지인은 원피스를 샀고 저는 구경만 했습니다.ㅋㅋ
한참 걷다 보니 배가 고픕니다.
이곳은 줄을 서서 먹는다는 돈까스집입니다.
한국에서 먹는 일본식 돈까스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만
우리는 메뉴를 잘 못 선택해 낭패를 보긴 했습니다.
19일 화요일에 전시장에 다녀오는 걸 마지막으로 2박 3일 일정이 끝났습니다.
이제 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점심을 먹기 전 출출하여 붕어빵 하나 씩을 사 먹었습니다.
한국에는 1,000원에 3개이지만
여기는 1개 150엔, 그러니까 1500원 정도입니다.
비싸긴 해도 그 값은 다 합니다. 머리 끝부터 꼬리까지 팥이 꽊 찼습니다.
우에노역에서 점심을 먹고 강선생님과 헤어졌습니다.
두 여자만 남아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강선생님,
사흘간 두 여자 케어하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언제나 친절하고 겸손하고 상냥한 강선생님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한국에 오시면 맛잇는 거 대접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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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일본의 기온은 영상 8도였습니다.
인천 공항 밖으로 나오니 겨울왕국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한국 날씨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확인했지만
이렇게 춥기는 아주 오랜만입니다.
급기야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제 체력으로 사흘간의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고
20도가 넘는 기온 차에 쉬지 못 하니
이튿날부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해서는
퇴근 후엔 겨우 씻고 불가마 처럼 데워놓은 침대로 고꾸라졌습니다.
일요일이 되어서야 좀 살만해져 전시회 후기를 올리긴 했는데
두서가 없습니다.
첫댓글 빠듯한 일정이셨네요.
천천히 쉬는 여행을 기대해봅니다.
에구, 선생님 힘드셨나봐요.
신세 안지려는 깔끔한 성격이셔서요.
오히려 제가 부족한게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ㅠ
오늘 아침 아들 친구들 가고 좀 여유로운 시간입니다ㅎㅎ
샘, 얼마나 더 잘 하시게요~~~!!
지난 한 주 참 분주하셨을 거에요. 교수님 손님까지.ㅎㅎㅎ
여유로은 뜨개질 하면서 쉬세요.
와우 제가 다녀온 여행 같습니다 ^^
교수님 보고 싶어요..ㅠㅠ
12월 1월..요즘 넘 바빠서 뜨개며..카페며..친구들모임까지..
거의 못하고 지내요..
오늘도 일이 있어 벌써?일어났어요..ㅋ
카페 잠시 들어와 교수님 후기 읽고 댓글 다네요..
건강하시고..한가해지면 샵으로 뵈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