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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범선생, 지인들과 주고 받은 편지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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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재단(이사장 직무대행 임환)이 ‘전통문화도시 조사·기록화 사업’ 을 갖는다. 3년째를 맞아 의미 있는 세 번째 발걸음을 내딛은 것.
전주 한옥마을의 잊혀졌거나 잊혀져가고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과 이야기를 찾아 조사 , 기록화 함으로써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 원천소 스를 발굴하고, 한옥마을 문화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및 문화, 상업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한옥마을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최신의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추진한 조사기록화 사업이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동문거리와 남부시장까지 포함한 양적조사에 집중해왔다면, 올해는 전주문화관광의 핵심인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자칙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길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전주한옥마을의 사람, 공간, 기억, 공동체, 예술인(단체) 등 5개 분야에 걸쳐 120여 개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 거주 주민, 예술가들의 삶과 변화된 일상, 잊혀져가고 사라진 기억, 공간 , 활동, 사회문화적 관계 등을 발굴하고 아카이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발굴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이 집의 발자취’ ‘전주한옥마을 사람들’ ‘전주한옥마을 공동체’ ‘전주한옥마을과 교육’ ‘전주한옥마을과 축제’ ‘전주한옥마을과 종교’ 등 9개 주제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한옥마을 원주민 인터뷰를 통해 길어 올린 이야기 중 일부를 소개하면, 1950년대 중반, 한옥마을에는 최승범 선생이 스승인 가람 이병기 선생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받으러 다녔던 오일주조장(현 공예품전시관 부근)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 전주향교 자리에 있었던 향천주조장과 더불어 팔복동에 주조공사가 생기면서 사라지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이 막걸리를 받으러 다녔던 곳이라고 한다. 또, 토담집 최부자집 안에는 김외과 병원이 있었으며, 미군정시기 경기전에 놓여있던 고장난 탱크는 동네 장난꾸러기들의 놀이터였다는 것. 현 르윈호텔 끝 쪽은 전주여고 기숙사였고, 호텔 앞 큰길은 갈납대 밭(갈대밭)이었다고 하는 만큼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로선 상상도 되지 않는 전래동화책 속 풍경일 터이다. 한옥마을의 과거와 오늘의 변화과정을 성실하게 조사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임연구원인 진명숙 박사(전북대 문화인류학)는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최근 상전벽해와 같이 급변하는 전주한옥마을을 조사, 기록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며 “7월부터는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조사해 온 한옥마을 문화, 상업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