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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간이 중권 쓰기를 가장 어려워하고, 하권인 교육적 인식론이 가장 쉬웠다고 하듯이 나 역시 <국어사전 꽃잎달기>의 과정이 가장 쉽고, 국어교육 전반을 어떻게 재구성 하느냐가 가장 어렵다. 국어교육의 이론으로 현존의 국어교과를 들여다봐야 하기에 그런 것 같다.
-貧語症 자각하기
<국어사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전까지 <국어사전>을 먼저 제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어휘력 빈곤 증세인 빈어증을 스스로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스스로 ‘아! 내가 모르는 어휘가 많구나!’ 내지 ‘집에 가자마자 당장 국어사전을 찾아봐야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도록 학생의 주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가령 한국 학생이 일본을 여행한다고 치자. 일본 여행지에서 수없이 맞닥들이는 간판과 도로표지판, 인쇄물에 한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일본에서 쓰이는 한자와 한자어가 한국의 경우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한 나라의 문자표기정책이 핮자를 이해하는 중요한 환경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똑똑한 아이라면 여행 귀국길에서 기회가 닿으면 한자와 한자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보다 일본인들이 어려운 한자를 공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불쌍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이처럼 한자에 대한 대중의 이해는 깊은 안목과는 거리가 멀다. 똑똑한 아이가 일본을 여행한 뒤에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는가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히려 한자 공부 하지 않도록 한글전용정책을 펼치는 한국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러낼지도 모른다. 사회, 학교, 가정이 한자 이해와 관련하여 호의적인 환경이 아닌 이상, 한자어 이해를 펼칠 수 있는 어른들이 더욱 중요한 환경으로 작용한다.
초등학교 교과서 한글전용 문장 예시
한글로 표기되어 있어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든 위의 교과서 문장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풀이하라고 하면 한자를 아는 학생과 모르는 학생의 적응 방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자를 아는 학생은 한글표기 이면의 한자의 뜻을 풀이하면서 이해하기에 별도로 외워야하는 부담은 줄어든다. 이해의 기쁨을 체험하기에 공부에 재미를 더할 수 있다. 하지만 한자의 뜻을 모르는 학생의 경우, 교과서의 문장은 온통 暗記의 대상이 되어 공부 효율이 오를 까닭이 없다. 시험을 보면 암기한 내용 대부분 허무하게 잊어버리기에 재미는커녕 공부를 지속시키기가 어렵다. 한자어 이해를 돕는 <속뜻사전>을 활용은 비록 사전을 찾아야 하는 手苦는 있지만, 이 수고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낳을지를 예상한다면, <국어사전>을 집어들기까지 기울여야하는 주변 어른들의 노력은 각별해야 한다.
가정 거실과 공부방에 놓여진 <국어사전> 사진
가장 좋은 환경은 가정의 부모님이다. 왜 학교의 교사가 아니라 부모님이 먼저인가? 학교는 한글전용정책 아래에서 안타깝게도 한자와 한자어조차 공부하지 않는 환경이기에 교사들 또한 의식적으로 한자의 뜻을 묻거나 풀이하지 않는다. 국어교과를 비롯하여 모든 교과가 한글표기정책과 함께 교과서에 빼곡한 한자와 한자어를 가르치지 않기에 어휘력은 밑빠진 독에 물 붇는 격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저하하는 기현상을 당연시하게 되었다. 명백한 증거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한글전용정책이라는 표기정책이 가져오는 무시무시한 결과에서도 한자와 한자어 교육을 放棄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에선 학교보다 가정이 우선이다. 부모님이 깨어있다면 지금 여건에서도 돌파구가 <국어사전> 꽃잎달기를 실천할 수 있다. 강제가 아니라 자율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適期를 기다려야 한다. 적기란 다름 아니라 아이 스스로 사전을 펼치는 수고를 재미로 느끼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조부모 등 어른들이 지속적으로 한글 표기 이면의 한자의 뜻풀이를 향한 암시와 질문, 대화와 토론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학교의 관심 있는 교사의 교육적 접근과 동일하다. 더군다나 학급은 가정처럼 한 두 아이가 아니라 많은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야 하기에 더욱 전문적인 활동을 구상하지 않을 수 없다.
암시와 질문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우리말 중에서 한자어로서 활용도가 높은 어휘가 적당하다. 가령 부모, 조부모, 부친, 모친의 경우, 부와 모의 뜻이 무엇일까 예상하는 것은 초등학생의 경우 매우 흥미롭니다. 그동안 무심결에 쓴 우리말 중에서 한자어의 경우 하나씩 분해되어 이해된다는 것을 확인할 때, 모종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체험이 쌓이면, 아이 스스로 부모님이나 조부모, 어른들에게 한자어에 대한 자신의 예상을 펼칠 수 있다. 이때 어른들의 생각에 분명히 틀리거나 부족해 보이더라도 절대 단정적으로 맞았거나 틀렸다고 평가해선 안된다.
“아빠, ‘학교’의 경우, ‘배울 학, 가르칠 교’ 아닐까요? ‘배울 학’은 학습, 학생이 있고. ‘가르칠 교’는 교육, 교사 등이 있잖아요.”
아이가 이미 확인한 학습, 학생, 교육, 교사를 통해 ‘배울 학’과 ‘가르칠 교’를 ‘학교’에도 적용한 것이다. 기특하지 않은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부터 확장하고 싶은 욕구를 즐명하는 질문이기에 우선 내재적인 욕구에 대한 칭찬은 듬뿍 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그렇구나. 이젠 응용을 하고 있네. 그렇게 생각하는 기회를 많이 가질수록 네 머리 속 생각의 힘이 점점 커질거야. 아빠가 당장 정답을 말해주고 싶은데, 아빠가 없다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전찾기는 사전의 가치와 효용을 아는 어른들도 귀찮아한다. 이를 어린 자녀라고 해서 강제하는 것은 당장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가서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다. 외부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의지와 실천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교육은 긴 시간을 통해 증명되기에 조급할수록 교육에 실패할 가능성만 높일 수 있다. 당장 찾아서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지만, 아이의 질문에 대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함께 실천하면 어떨까?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父子間에 즐거운 대화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다양한 대화와 토론을 벌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빠 말을 듣고 보니 나도 <국어사전>을 찾고 싶은데, 아직은 찾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어요. 아빠가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그래. 그럼 아빠랑 함께 찾아보고 확인해볼까?”
만약 주변에 <국어사전>이 없다면 대화가 이어지면서 토론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 역시 즐거운 추억이 되리라.
“제 생각에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사전 찾지 않고도 제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엔 틀림없이 맞을 거예요.”
“자신있게 얘기하는 것을 보니 보기 좋구나. 근데 어휘가 만들어지는 것은 네 생각처럼 구성되는 것은 아니란다. 얼마든지 다른 가능성이 있기에 <국어사전>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너는 학교의 ‘교’를 ‘가르칠 교’라고 했는데, ‘교정’, ‘교화’, ‘교목’ 같은 경우에도 ‘가르칠 교’를 고집할 수 있을까?
부자가 함께 산책하거나 자가용을 타고 지루할 때 어휘를 놓고 이런 얘기를 나눈다면 학교에서 하지 않는 실질적인 어휘력을 기르는 국어수업을 하는 셈이다. <국어사전> 없이도 국어수업이 요구하는 발표와 토론활동을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 오히려 <국어사전>을 놓고 단정적으로 어휘풀이를 확인하고 시험으로 맞고 틀리고를 판단하는 것이 국어수업을 왜곡시킨다. 아이는 아직 자발적으로 사전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는데, 외부에서 서투른 판단으로 자발적 의지를 방해할 때, <국어사전> 활용 기회를 놓치게 된다.
<국어사전 꽃잎달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정답을 속담으로 대신한다.
Yon can lead a horse to water but you can't make him drink.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아이 스스로 <국어사전>을 펼쳐 꽃잎달기를 하지 않는 한, 어휘력을 개선시킬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 영어 어휘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영어사전을 펼치듯, 국어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을 자주 펼쳐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이런 풍경이 사라졌지만, 전자사전이 대중화 되기 이전 1990년대까지 고등학교에서 영어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손때 묻은 영한사전이 곁에 놓여져 있지 않았던가? 사전도 찾다보면 시간이 단축되어 나중에는 전자사전으로 검색하는 속도만큼이나 빨라진다. 그래서 더욱 어휘력은 급성장하게 된다. 어휘력의 성장 과정의 기쁨과 성장의 폭은 정확히 비례하기에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국어사전> 꽃잎달기”가 더욱 조심스럽고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때를 기다려야만 충분히 예열된 로켓처럼 더 멀리 뻗어갈 수 있다. 교육은 適期를 통해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다. 적기는 학생의 배움을 향한 내재적인 충만의 정도를 뜻한다. 우리말 속의 한자어를 구분하고 한자어의 속뜻을 풀이하는 사고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면 결국 <국어사전>을 펼치게 된다. 그때 시중의 큰 서점에 나와서 여러 국어사전 중에서 한자어 속뜻풀이가 적절한 사전을 자녀 스스로 고를 수 있다면 비로소 適期를 만난 셈이다.
문자표기정책이 이토록 중요할 줄이야!
또 한번 일본과 비교한다. 한자를 노출시키는 일본과 한글전용정책으로 한자를 드러내지 않는 한국의 환경은 한자 이해와 학습, 교육에 정반대의 여건을 드러낸다.
일본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도로표지판과 가게 간판, 모든 인쇄물, 책, 교과서에 한자가 표기되어 있으니 한자를 배우지 않고서는 일본사회에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국어수업에서도 한자 학습이 중요하고, 가정에서도 한자 이해를 돕고자 국어사전이 베스트셀러일 정도로 어휘력 개선에 열심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한자를 일상생활과 인쇄물, 교과서에서 만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한글전용정책이 확고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모님의 ‘부’와 ‘모’가 ‘아버지’, ‘어머니’라는 뜻을 갖는다는 것조차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박을 먹는다치면 수박 속을 먹어야하는데 수박 겉만 핥고 먹었다고 자부하는 것과 다름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어휘력과 국어 문해력이 가장 뒤떨어진 나라가 되었고, 반대로 일본은 한자의 정밀한 이해를 통하여 어휘력과 문해력 반면에서 선진국이 되었다. 아무리 씨가 좋은 들 환경이 劣惡하면 씨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중도에 죽거나 비틀어진다. 하지만 씨가 缺陷이 있더라도 여건이 넉넉하면 분명히 평균 이상의 성취를 낳을 수 있다. 한글전용정책이라는 語文 환경에서 “<국어사전> 꽃잎달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내재적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이 조력해야 한다. 그래서 수준을 달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국어사전> 꽃잎달기
궁금한 어휘를 찾고자 <국어사전>을 펼칠 때, 궁금증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국어사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전은 현재 세 종류 밖에 없고 모두 동일한 출판사에서 다른 연령대에 각각의 어휘력 수준을 만족시키고자 세 가지 종류로 제작되었다. 다른 일반적인 <국어사전>의 경우, 한국어 어휘 중에서 한자어 이해를 위한 뜻풀이가 너무 미진하여 초등학생들에게 사전 찾는 수고를 水泡로 만들 수 있기에 지금으로서는 <속뜻사전>이 最善이다. 한글전용정책이라는 악조건에서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속뜻사전>의 교육적 활용”을 요청하는데, 이는 <속뜻사전>을 소재로 “꽃잎달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활동이 수준별로 이루어져야한다. 이 책의 副題로 내건 “국어교육의 기초”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꽃잎달기”는 국어교육의 첫걸음이자 무궁히 뻗어나갈 기초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보살펴야 한다.
<국어사전> 활용의 다양한 방법
표시의 방법은 다양하다. 찾은 單語에 대해 밑줄 긋기, 종이접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스티커를 붙이는 “꽃잎달기”처럼 스스로 공부한 흔적을 손쉽고 자랑스럽게 표시할 수 있는 방법도 흔치 않다. 시중에서 파는 스티커 가격이 비싸다면 이 방법을 권할 수 없을 것이다. 스티커 가격이 저렴하기에 여러 가지 색상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어려운 정도를 구분하여 붙일 수 있고, 찾아보기 쉽게 스티커 위쪽에 단어를 써서 잊을 만 할 때 다시 확인해도 좋을 것이다. 스티커 붙이는 방식만 살펴보아도 어휘력과 공부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으니, “꽃잎달기”에도 수준과 깊이가 있어서 섬세하게 접근할 활동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에 드러나는 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하고 노력한다면 어휘력은 日就月將할 것이다. 물론 어휘력은 발표와 토론, 작문과 퇴고와 같은 국어사용능력과 同伴 성장한다.
우선 <속뜻사전> 찾는 기쁨을 표시한다. 궁금한 단어를 <속뜻사전>에서 확인하고 기쁨을 표현하는 증표로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다. 찾아서 읽어보고도 이해되지 않는 단어엔 의문의 표식을 스티커로 표현한다. “꽃잎달기”는 승리와 실패의 추억을 드러낸다. 일정 시간이 흘러 다시 볼 때 자신감은 나아가고, 생각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꽃잎달기” 활동 그 자체가 초등학생들에게, 특히 3~4학년 많은 학생들에게 다른 활동을 추구하지 않아도 몇 달이나 지속되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하지만 동일한 활동을 지속하다가는 지루해져서 영영 <국어사전>을 놓을 수 있기에 조금씩 다른 활동을 추가하여 어휘력과 사고력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사진 제시
꽃잎 이름 쓰기
아이가 꽃잎 붙이는 활동을 지루하게 생각할 때, 사고력을 개선할 새로운 활동을 제안한다. 아이 스스로 새로운활동을 제안하여 해보고자 한다면 크게 칭찬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란 무리다. 그래서 부모나 교사가 이전과 차이가 있으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은 새로운 활동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스티커 위쪽으로 자신이 찾은 단어를 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늘 새로운 단어만 찾을 게 아니라 찾은 단어 중에서 계속 알고 있는지, 놓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에 다시 점검하는 새로운 활동이 추가된다. 찾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붙이는 단계에서 어떤 단어를 알고, 또 어떤 어휘를 모르는지를 확인하면서 스티커를 붙이니 사고력의 증진을 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해한 단어인지, 사전을 찾고도 이해되지 않은 단어인지를 색깔을 통하여 표시해두면 나중에 복습하는 과정을 훨씬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어휘력의 개선이 단 시일에 성취할 수 없고 장기간 점진적으로 이루어나갈 실천이라면 이러한 방법은 하면 할수록 아이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꽃잎 달고 밑줄 긋기
꽃잎만 달아서는 나중에 복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단어를 찾았는지가 헤깔릴 수 있다. 그래서 스티커에 찾은 단어를 쓴다든지, 해당 페이지의 단어에 밑줄을 긋는다.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부분과 질문할 부분에 밑줄을 그어 나중에 확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難易度에 따라 단어 옆에 수준을 1~10으로 써서 1은 나중에 한번만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이고, 10은 열 번을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라고 표시할 수도 있다. 도구를 다루는 장인의 손길이 섬세해질수록 좋은 도구가 만들어지듯이, <속뜻사전>은 활용 수준에 따라 그 용도가 千差萬別이기에 더욱 높은 수준을 추구할 수 있다.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극히 일부분이기에 좀 더 깊은 생각을 한다면 더 수준높게 활용 가능할 것이다.
대화의 즐거움과 작문의 어려움
초등학교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경험하는 사실 중 하나는 아이들 대부분 대화를 좋아하고 작문을 싫어하는 것이다. 토론도 차례와 격식을 따지면 발표가 움츠러들어 좀 더 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별 인원을 줄이거나, 일상의 대화를 수업으로 적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수업에서 격식을 강조하면 그럴듯한 수업을 하는 것 같지만, 실상 일상의 대화 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수업에서 극도로 꾸민 경우이기에 수업의 재미와 보람은 반감된다.
작문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긴 시간을 요구하기에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런 대화를 자주 하고 즐길 수 있도록 충분히 한다. 이런 사적이고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아이를 수다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부모님께서 자녀의 말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 생활하는 양태가 이중적인 경우가 더러 있는데, 발표와 대화에 있어서는 가정이 훨씬 좋은 환경이다. 자녀 한 명 내지 두 명이기에 부모가 마음만 있다면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 각자의 재잘거리는 이야기를 모두 들어줄 수 없거니와 진도 나가기 급급한 수업이라면 가정에서 수다스런 아이도 학교에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그토록 외향적인 아이가 학교에서는 내성적으로 변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작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발표와 대화, 토론을 충실하게 가꾸어야 한다. 작문 역시 꽃잎달기와 마찬가지로 자기 스스로 글을 짓고 싶다는 열망이 일어날 때가 適期이다. 강요했다간 평생 작문을 등질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어사전> 꽃잎달기” 활동에서도 어휘력 개선을 위해 작문 활동을 발표와 대화, 토론을 성숙시킨 이후에 해도 절대 늦지 않다.
한자어 이해의 수준
한자를 별도로 배우지 않고 궁금한 한자어에 대해 곧바로 질문을 하고 이를 통해서 토론을 할 수 있다면 금새 한자어의 뜻풀이를 소재로 어휘력을 개선할 수 있다. 한글전용정책에서 한자를 통해 한자어로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한자어 이해를 통해 한자를 응용하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 상황에서 최적이자 최선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방법은 매일매일 쏟아지는 한자어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가정에선 부모님과 학교에선 교사와 학생, 학생들간에 이루어지는 즐거운 대화를 통하여 이야기의 소재도 풍성하고 어휘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
궁금하면 꽃잎달기 하면서 표시해 두었다가 어휘력이 좋은 누구에게나 물어라!
정상적인 경우라면 질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서너 살 때 우리말 어휘력이 한창 늘어날 때 부모님께 귀찮을 정도로 “이게 뭐야?” 묻지 않는가? 하지만 유독 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들은 입을 다문다. 학교 교사가 학생의 질문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 시간 중에 발표는 사라지고 급기야 중고등학생에 이르면 수업 시간에 잠을 자도 그냥 지나친다. 이렇게 된 데엔 모두 학교 교사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국어사전 꽃잎달기” 활동도 학교 보다 가정이 아이의 질문에 대해 관용적이기에 더욱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한자어 뜻풀이가 가장 잘되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머릿속은 여전히 질문투성이다. 왜 영어 단어 “ecomomy”를 “經濟”라고 번역했을까? <속뜻사전>에서는 왜 “경제”는 “다스릴 경, 건질 제,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함”으로 풀이했을까? 이런 의문은 지극히 당연하다. 특별한 현상과 사건을 한 단어로 이름 짓는 과정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어휘를 뽑아내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질문은 당연하고, 이를 소재로 서로의 생각을 발표하여 비교하면서 더 나은 이해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와 대화, 토론을 통해서도 명쾌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좀 더 구체적이고 나은 질문을 구성하여 생각이 깊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어휘력은 정답의 유무가 아니라 개선하는 정도에서 방향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정답과 오답으로 판별하지 말고, 아이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여 대화와 토론을 진전시켜 사고력을 개선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물론 후자의 방법이 재미는 물론 보람도 크다. 생각이 깊어질 때 작문의 활로가 넓어진다. 글을 말과 다르지만, 말이 미진하다고 느껴질수록 작문을 하고 싶은 마음은 커진다. 이때 작문을 열어두면 適期를 만나 더 깊은 지식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국어사전 꽃잎달기>의 작문 과정
1. 먼저 단어의 뜻이 어떤 책과 문장, 상황에서 나왔는지 자세히 기록합니다.
2. 단어가 문장과 상황 속에서 무슨 뜻일지 추측한 뒤, 자신의 생각을 먼저 글로 표현합니다. 3. 드디어 사전을 확인합니다. 사전을 보고 이해가 되면 밑줄을 긋고, 스티커를 붙이고, 사전을 읽고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 부분을 자세히 기록합니다.
4. 이 단어를 구성하는 짧은 글짓기를 추가하여 단어의 활용을 통해 얼마나 이해했는지 부모님과 선생님께 확인 받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두 명의 학생들이 표현한 실제 사례이다.
A학생
⓵ 오늘 난 동물농장이라는 책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깐, 회합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정확한 뜻을 몰라 예상과 사전 찾기를 해본다.
⓶ 먼저 예상. 이 책의 흐름에 따르면 모임같은 것 같다. 특히 이 책에 비밀 야간 회합이라고 적혀져있어서 모임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의견 회, 모을 합이라고 예상했다.
⓷ 속뜻사전에는 모일 회, 만날 합 (모여서 만남)이러고 나와 있었다.
⓸ 궁금한 점은 속뜻사전에 회합 대각선 밑에 집회랑 비슷하다고 나와 있었다. 집회의 뜻을 찾아봤더니 회합이랑 거의 똑같은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어떤 걸 써야될 지 잘 모르겠다.
B학생
⓵ 제가 좋아하는 야구 선수 (김민성/넥센 히어로즈)가 삼루수여서, 삼루수가 한자어일지 궁금했습니다.
⓶ 예상한 뜻: 야구에서 삼루수를 지키는 선수
예상한 한자어 뜻: 석 삼, 루는 모르겠고, 손 수
⓷ 속뜻사전 뜻: 야구에서 삼루를 지키는 선수
속뜻사전 한자어 뜻: 석 삼, 진 루, 사람 수
⓸ 질문: ‘손 수’와 ‘사람 수’는 같은 한자어인가요? 왜냐하면 한자어 쓰는게 똑같아서 입니다.
어휘력을 개선하기 위한 네 가지 절차를 한 번에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1단계만 글짓기 하다가 2주나 3주 간격으로 한 단계씩 늘여 두 달 뒤에는 4단계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을 대화를 통해서 유쾌하게 풀어내는 학생들도 이렇게 단계별로 글짓기로 표현하라고 하면 귀찮고 힘들어 할 수 있기에 강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글짓기를 매일 하나씩 추가한다면 본격적인 “주제 글짓기”를 시작하면 적응도 빠를 뿐만 아니라 어휘력 개선으로 인해 수월하게 문장력을 개선할 수 있다. 한자어 이해가 빠진 현재의 학교 교과과정과 판이한 과정을 통해 발표와 대화, 토론, 작문과 퇴고에서 놀라운 성취와 보람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국어사전> 활용교육”은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패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수준은 4단계까지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여 여기까지만 기술한다. 더 나은 수준을 나에게 물을 수도 있지만, 교육의 순차적인 과정을 생각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서 얼마든지 응용하여 적용하리라 기대한다. 만약 함께 만나 “국어사전 활용교육”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면 아마도 국어교육의 새로운 차원이 열리게 될 것이다. 懇望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