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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IY인테리어,웨딩,임신,육아,요리,다이어트,뷰티-DIY의 모든것 원문보기 글쓴이: 시트퀸♡
해발 300m의 바위산까지 솟구쳐 올라오는 지중해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겨울에도 싱싱한 야자수가 하늘을 찌르는 프랑스 남부의 풍경과 더불어 상상 이상의 광경을 연출해내는 저택이 있다. 프랑스의 해양 요양 도시 칸(Cannes)에서 테울(Theoul)을 향해 끝나지 않을 것처럼 구불거리며 올라가는 국도를 따라 30여 분 정도 차를 몰다 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전망에 잠시 호흡이 멈추는 때가 온다. 열대 식물들과 노란 미모사(mimosa)의 봄기운 사이로 붉은 흙과 벽돌로 지은 주택이 드문드문 보이고, 그 사이로 마치 우주의 한 부분을 떼어 옮겨놓은 듯 둥글고 묘한 건물이 하늘과 맞닿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상의 물체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의심스러운 방울처럼 생긴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주변의 경관을 향해 이보다 더 훌륭할 수는 없다며 마침표를 찍듯이 절대적인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바위산과 하늘 그리고 바다가 진정으로 일체를 이루는 절경에 자리한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의 휴식처, 팔레 뷸(Palais Bulles, 공기방울 저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공기방울(Bulles)이라는 애칭이 정식 칭호가 된 팔레 뷸과 피에르 가르뎅의 인연은 특이하게 찾아왔다. 1980년 초, 시트로엥 자동차 계열 트럭(Camion Berliet) 생산자의 동업자이자 붉은 바위산으로 유명한 테울의 넓은 부지를 소유한 사람이 가르뎅을 만나고자 했다. 그의 이야기인즉, 유산으로 물려받은 부지에 1975년부터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 사업에 위기가 찾아와 완공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부지의 희소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르뎅의 공사 지원금을 부탁했다. 레스토랑 막심에 대한 투자와 맞물려 있을 때라 고민을 거듭해야 했지만 가르뎅은 평소 좋아하고 친분이 있던 이탈리아 건축가 앙티 로박(Antti Lovag)에게 프로젝트를 맡긴다는 조건하에 투자를 결심하기에 이른다. 팔레 뷸이 이 시대에 지니게 될 명성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자금에 대한 걱정은 해소되었지만 팔레 뷸을 몇 년 안에 완성하지는 못했다. 공사를 시작해서 실제로 완공을 맞은 때는 1990년. 자그마치 15년의 세월이 흐르고 난 뒤다. 바위와 잡목들이 무성했으며 해발 300m의 급경사라는 난항들에 부딪히면서도 자연 조건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겠다는 건축가 로박의 도전장은 사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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