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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설악산 등반기
부사리 추천 0 조회 25 11.06.07 19:2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소풍을 앞두고 설레는 어린 아이처럼 설악산행 전날밤은 초롱초롱한 정신에 거의 뜬눈을로 밤을 세우고

D-day....!

회장(강성엽)의 대충 전화브리핑으로 모임장소를 정하고 밤 8시반

17년짜리 15인승 이스타나를 몰고 모임장소로 나갔다.

승권이를 태우고 모임장소로 나가면서도 나이가 열일곱살이나 먹은 내 애마 봉고차에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돈키호테처럼 천방지축의 친구들을 태우고 가야하는 늙은 애마이니 그의 애마 로시난테라는 이름이 딱 어울릴법하다.

나이가 많아 원행(遠行)을 하면 병이 날것같아 가능한 원행(遠行)을 자제하고 있어서 로시난테의 이번 출행(出行)에 무난히 걱정이  많았다.

서서히 깊어가는 어둠.

약간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을 함께 싣고 강성엽,홍성주, 차승권, 오대명,김사선, 그리고 나(장순기)...

여기에 약간의 준회원을 싣고 서서히 상행선 호남고속도로에 나섰다.

 

터질것같은 오줌보에 자유를 주고 입도 즐겁게 해 주기위해서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몰래 사온 소주를 홀짝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내일 새벽 산행을 위해서 잠을 좀 자 둬야 하지만 누구하나 잠을 청하려는 사람은 없이 그렇게 눈 한번 붙이지를 못하고

우리는 실뱀처럼 길이 얽혀있는 길을 돌고 돌아 한계령에 도착했다.

한계령에 다다르면 밥도 먹고 조금 쉴 요량이었던 바램은 발 디딜틈 없고, 할수없이 쫓기듯 사람들과 자동차와 관광버스들의 틈새를 이리저리 헤집고 나와 오색으로 도망치듯이 왔으나 여기라고 다르랴...

갑자기 "비집으면 틈이 생긴다"는 명언을 실천해서 비집고 비집어서 겨우 어떤 가게앞에 주차를 하고 산을 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어떤 아헤가 와서 차를 빼 달란다.

대한민국 차도에 사유로 지정된 차도가 없는걸로 아는데 자기가게 앞이라고 차를 빼 달라는 저 야박한 심뽀는 강원도 오색만은 아닐터지만 그래도 눈깔이 있으면 어디 차 댈곳이 있는지 봐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어찌어찌 다시 얻은 주차공간에서 남은 식사를 하였는데 성엽이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밥과 국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하산 목표를 신흥사(비선대쪽)로 정했는데 누군가가 나의 애마 로시난테를 그쪽으로 옮겨야 하기에 오대명 친구의 솔선수범 행동으로 로시난테는 대명이가 신흥사쪽으로 옮겨놓고 그쪽에서 우리 쪽으로 반대로 올라오면서 만나기로 하고...

 

잠시후 누군가가 "준비 다 ?지 가자" 하고 외치는데 준비도 안된 난 그때부터 허둥지둥...어이 시발롬들...

얼른 헤드랜턴을 이마에 두르고 가방을 메고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똥누고나서 똥구멍도 못닦는 것처럼 찜찜하게 뒷처리를 하고 일행을 뒤따르는데 써글롬들이 똥오줌을 못가릴 정도로 빠르게 올라 가드라.

 

 

캄캄한 새벽 4시, 남들이 보면 미친놈들이라고 할지라도 이 시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머리에 헤드랜턴의 빛들만 발밑을 비추고 숨을 헐떡거리며 산을 오른다. 보이는것은 헤드랜턴의 불빛뿐...

 

 

 

오르다보니 어느덧 다섯시

높은 산이어서 그렇나..?  어느새 날이 훤히 밝아와 땀에 찬 머리를 고치고 있는 김사선

 

 

 

평소엔 굉장한 미남이지만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성엽.

남들이 붙여준 이름이 아니라 자신이 붙인 이름인 강다람쥐

앞에 Pilot climber로 지정해 놓으면 follower들은 모두 아우성이지.

그래서 성엽이를 항상 중간으로 배치하고 걸음이 느린 나를 선두에 배치하지.

그래야 따르는 사람들이 피곤하지 않고 서서히 등산을 할 수 있다나...???

성엽이의 등산 수준은 스페셜리스트 급이지...

 

 

 

 자신의 등산 실력이야 성엽이와 동급이지만 항상 자기가 더 실력가라고 믿고있는 차승권

정말 등반실력이 대단한 친구지만 항상 내 뒤에서 나를 보살피며 올라가주는 친구

그래서 난 피곤하거나 힘들때 항상 승권이를 부르곤 하지

이번에도 날 책임지라고 신신당부를 해 놓았는데 등산 하는도중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해 준 친구에게 감사..

 

 

 

나의 등산 실력은 수준급은 못되고 가다가 포기하지 않는 정도

그래도 홍성주 정도의 친구는 내가 따라잡을수 있지

 

 

  

 나(장순기)

원래가 땀이 많이 나는데다 등산까지 하니 얼매나 땀이 많이 날까.?

올라가는 내내 땀이 비오듯 흘러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감기에 걸려 최악의 컨디션에서도 친구들을 배신할 수 없어 떠난 등산이었지만 나에게는 또하나의 도전이었지.

 

 

 

발걸음을 조심하며 산을 오르고 있는 김사선

꾸준한 등산에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스?

예전엔 꾀나 등산을 하였지만 몇년사이에 등산을 자주 하지 못해 실력이 Down됨

출발하자마자 떵이 마려워 혼 났지 아마..???

 

 

 

산을 오르는 중 인증샷 한컷.

여기에 오대명이가 빠졌지..?

지금쯤 대명이는 로시난테를 몰고 신흥사쪽에서 올라오고 있을거야

친구들아 지금처럼 건강허니 살자. 아프지 말고...

 

 

 

대청봉에 도착하니 오전 7시.

드뎌 대청봉에 올랐는데 이것이 무슨 시츄에이션..?

저기 보이는 저 앉아서 오줌싸는 동물들은 우리 일행이 아닌데 왜 우리랑 사진을 찍느냐고..?

사진 찍을 사람은 나래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대청봉 표지석은 하나밖에 없어서 저렇게 공동으로 사진을 찍는것이란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표지판을 10개정도 만들어 등산객들이 인증샷 찍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할 임무가 있을듯...

그런것이 서비스정신이 아닐까..?

 

 

 

 드디어 우리차례...

그래서 이렇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래도 사선이는 일부만 나왔네 그려...

대명이는 올라오지 못했는데 어쩌나..?

 

 

 

 아쉬운 마음에 표지석은 없지만 바로 그 옆에서 한컷 찰칵...

대명이는 없으니 이름만 올리자.

 

 

 

 이렇게 정상에서 동해를 바라보면서 깊은 숨을 들이쉬니 폐부까지 신선한 바람이 차 들어온다.

그런데 아래서는 따땄했던 기온이 왜 이리도 춥노..?

바람까지 사정을 봐주지 않는군

 

 

 

대청봉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모습.

이름이 설(雪)악(嶽)산(山)이어서 그런지 크긴 크지만 겨울철이 아니라서 눈(雪)은 없다.

대신 구름이 반겨주니 그것으로 서운함을 달랠수밖에...

 

 

 

 

 

 대청봉에서 중청대피소 가는 중간지점에 흐드러지게 널려있는 철쭉군락

이래는 이미 철쭉의 계절은 지났지만 이곳은 계절을 엇갈려 가는듯...

 

 

 

 대청봉에서 바라본 천불동의 모습

얼마나 많은 바위들이 저렇게 있으면 천(千)불(佛)이라고 했을까..?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본 중청대의 모습

누군가가 뒤가 급해서 숲 속에서 응아를 하고 있는데 내가 살짝 한컷...

 

 

 

 

 동해쪽을 바라보니 희미하게 보이는 동해바다

그러나 카메라가 이걸 잡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리 카메라가 정교해도 인간의 눈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증거...

해무에 쌓인 동해의 풍경이 은은하다.

 

 

 

만불상..

이제는 하산해야 한다.

하산하려는데 성엽이는 공룡능선을 타자고 했고 그 나머지는 천불동 계곡으로 가자고 한다.

성엽이의 변(辨)은 공룡능선을 타면 산행을 세시간 더 할수 있다나...??

아서라

우린 이미 산행을 충분히 했거든

내려가는 길만도 앞으로 다섯시간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성엽이에게 미안하지만 우린 기를쓰고 천불동-비선대-신흥사코스로 정해버렸지

 

 

 

 내려오는 길

저렇게 내려오다보면 무릎관절이 간질간질하고 다리에 힘이 스멀스멀 빠지고...

올라가는것보다는 못하지만 내려올때도 어지간히 힘이 들었지.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본 대청봉의 모습.

우리가 저기로 왔지..?

 

 

 

멀리 동해바다

견시(Look out)해봐

동해바다가 희미하게 보일거야.

 

 

 

 우리가 내려갈 천불동(千佛洞)계곡

자 내려가자

내려가야 할 길은 다섯시간...

 

 

 

 어때..?

멋있지.

유월의 설악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에 쌓인 세속의 독(毒)을 말끔히 씻어내고

가슴 깊이 숨을 들이쉬면 바람의 알갱이들이 여지없이 세포마다 차지해서 기분을 Up시켜준다.

애들아 설악가자

 

 

 

 붕대를 두른듯한 나무

껍질이 하도 이상하게 생겨서 붕대를 두르고 있다가 풀어가는듯한 나무

그래서 한컷...

 

 

 

 천불동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점점 가까이 오면서 또렷해지는 모습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냥 느끼기에도 가슴이 벅차다

 

 

 

 내려오면서 살짝 한컷.

그리고 사진 Up시키는 욕심

 

 

 

 아무래도 천불동에 빠진듯

 

 

 

 천불동 계곡에서 잠깐 발을 담그고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강성엽

 

 

 

하도 물이 차가워서 단 1분도 물속에서 견딜수가 없음

너무 차가워서 발이 얼얼..

밖에 나온 발이 5분동안 얼얼...

 

 

 

 푸른 나무와 시원한 바람과 차가운 계곡물이 어울어져 그것을 즐기는 등산객들...

 

 

 

 보아라

유리알처럼 부서진 저 물들을..

마시면 속까지 얼얼해버릴듯한 저 물을 보아라

수정처럼 알알이 부서지는 저 물을 보아라

 

 

 

 가까이서 보는 천불

바위가 빚어낸 자연의 작품에 다들 눈이 휘둥그래지고

너도 한컷 나도 한컷...

 

 

 

점점 또렷해지는 천불

중놈의 반질반질한 대가리를 닮았구나

 

 

 

 이름은 모르지만 천불동의 폭포

오랜 가뭄끝에 수량은 풍부하지 않지만 그래도 모습이 장관

그래서 내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본다 飛龍瀑布...

 

 

 

 같은듯 다르면서 오묘한 멋을 뿜어내는 설악의 바위들

저 많은 바위들을 만들어내는 자연의 역사는 과연 얼마나 오래 되었을꼬...???

 

 

 

 멋지다

더 이상의 수식은 사치.

희운각에 도착하니 11시

아침인지 점심인지 우린 식사를 하고 (불행하게도 희운각에서의 인증샷은 못 찍었음)

 

 

 

 소림사 달마조사의 이마빡을 닮았구나

모든 바위불상들이 신흥사를 굽어보고 ..큰 불상은 저 바위불상을 올려다 보고 있구나...

 

 

 

나무잎 사이로 보이는 바위불상

 

 

 

 비선대

선녀들이 노닐다가 하늘로 올랐다는 그곳

선녀를 ?아보니 하릴없는 암벽등반가들만 대롱대롱..

비선대에 도착해보니 12시

벌써 대청봉에서 여기까지 다섯시간이나 걸렸구나

 

 

 

 

 신흥사에 도착해서 대불상(大佛像)앞에서 폼을 잡고...

대명이가 지금 신흥사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지..???

대 불상의 이름은 잘 몰라서 적지 못하니 ...

 

 

 

설악산 케이블카

로시난테를 몰고 온 대명이가 일찍 도착하여 저 케이블카를 8,000원이나 주고 탔단다.

타고 올라가 약간 등산을 하고...

 

 

 

 인간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카를 만들었지만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그 모습이 약간 거슬리기는 하지만 어찌하랴 내 뜻대로 안되는것을...

 

 

 

 지나가다가 멋있는 풍광에 넋을 놓고 한컷.

저런곳에서 한달만 살았으면 좋것다.

 

 

 

 설악산 신흥호텔의 입구

 

 

 

 등산을 마치고 귀가하는 차량 안.

신흥사 아래 유락지역에서 도토리 파전에 걸쭉한 막걸리 몇잔에 다들 기분이 좋아지고

승권이가 산행에 대해서 일설(一說)하고있는 모습

 

 

 

  사진을 제일 적게 찍은 대명이의 참석 인증샷

로시난테를 몰고 가는 모습을 옆에서 찍었음.

 

모두들 잠도 못자고 했던 등산이었지만 중간중간에 탈진해서 쓰러진 사람들이 서너명 보였으나 우리 친구들은 아무 탈없이 등산을 마쳤다는것에 대해서 다들 만족하고...

돌아오는 길에 피서철에 영동고속도로가 막힌다는 TV뉴스에 꽉막힌 영상을 보았는데 우리가 그걸 겪었다는 사실에 영광스러워 해야할지 아니면 어이 없다고 해야할지...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충주,청주 국도-중부고속도로를 거쳐서 집에 오니 시간이 딱 밤 열두시.

다들 피곤해서 광주에 도착하면 뒤풀이 하자는 약속이 무색해져버렸다.

아뭏든 50대 중반에 유쾌한 도전은 이렇게 기분좋게 성공리에 마쳤음을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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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6.08 12:44

    첫댓글 ~~짝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멋진 중년을 보내시는군요 산은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고 .....
    오색약수-대청봉-봉정암-백담사 까지 13시간을 산행해 보았네요 몇해 전에요 ㅋㅋㅋㅋㅋ

  • 작성자 11.06.08 15:40

    가상마을에서 댓글 맛 본것이 몇년만인가..???
    가상 사람들 이렇게 글 안쓰면 나중엔 까페가 유명무실해져버릴텐데...걱정이군.
    댓글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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