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기 24

8월 24일 화요일   서울에 갑니다. 만나야 할 사람과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아침부터 분주히 서둘렀으나 , 시간에 쫓겨 차 키를 놓고 문을 잠그는 실수까지 범했습니다. ^^ 9시 20분 비행기로 이륙... 치치는 화물칸에서 짐짝 신세가 되어 난생처음 비행을 즐겨야(?) 했습니다. .....   8월 31일 화요일 비 ...   만 일주일을 서울에서 보내고 다시 제주로 향합니다. 오후 17:45분 비행기라서 송정 역에서 강종호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잠깐 짬을 내서 위글즈님의 친구를 만나 하르방 형님과 블루문, 로미오 그리고 저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를 받아 들고 내려왔습니다.   아...!!! 바쁜 시간을 쪼개 위글즈 형님의 사무실에도 들렀었습니다. 제주로 따지면 중산간 쯤의 전망이 보이는 훌륭한 위치였습니다. 그게 금요일(27) 일이었고, 토요일엔 처남과 같이 생일 상을 받았습니다. 처남과 제 생일이 같습니다.^^   제주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화물을 찾고 보니 7시 20분...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합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지만 이미 절기는 가을로 향하는 중입니다.   노을언덕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블루문과 하르방 형님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처음 하르방 형님 댁에 쉬러 오신 형님의 둘째 큰 형님 내외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내일 블루베리 수업이 제주시에서 있는 관계로 함덕으로 향합니다. 서울에 다녀오신  두희형님 내외와 함께....   하르방 형님과는 또 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큰 형님이 계셔서 조심스러웠지만, 인자함과 경륜이 저를 편안하게 하는 밤이 지나갑니다.   9월 1일 수요일 비. 태풍...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일주일 동안 찌들었던 나쁜 기운을 몰아내려면 몇일 걸릴 것 같습니다. 다모아 영농조합 법인에 합류를 결정했으므로 오늘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워야 합니다. 민생고 문제만 해결하면 되기에 어렵더라도 잘 헤쳐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539E1234C82F2F16E" class="tx-daum-image" width="415" height="312" style="WIDTH: 415px; FLOAT: none; HEIGHT: 312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1539E1234C82F2F16EB3FB"/>                   (12년 된 몽이, 형님의 막내딸 나래의 애견입니다.)   오후 2시 농업인회관에서 열린 블루베리 교육에 참여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육지(전북)에서 오는 강사님을 태운 비행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연착을 해서 수업 시간엔 지장이 없습니다.   2층에 사무실이 있다는 서귀포 농민회의 오 상진군(유기농자재판매조합 이사)을 만나러 가 보았습니다. 오 상진군은 만날 수 없었지만, 김 명식군(고병수 선배의 후배)이 근무하는 전농 제주도 지부였습니다. 두 달이상 만나지 못했던 얼굴을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보게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평화로를 달리는 내내 가슴을 졸입니다. 롤링이 장난이 아닙니다.   잠깐 이야기만 나누고 법환으로 복귀를 희망해 보지만.... 결국 대정의 두희형님 집에서 하루를 더 보내기로 합니다.   태풍이 불어오는 밤 길에 운전할 엄두가 나지 않았음이요, 자고 가라는 큰 형님과 두희 형님의 만류가 싫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바람의 위력을 안주삼아 각 1병의 자작을 즐깁니다.   농심의 노무부서장까지 하셨다는 큰형님의 재미있고 유익한 말씀으로 잠시 태풍을 잊습니다. 그러나, 두려움에 뒤척뒤척.... 날을 세우다시피 하고... 05:48분 경, 베란다 창문이 깨어질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정전까지 되어  작은 방으로 피신했다는 집사람의 문자를 받고 법환동으로 향합니다.   9월 2일 목요일 흐리고 비...   서귀포에는 비도 내리지 않았나봅니다. 집도 무사하고...^^ 가져온 짐을 정리하고, 오랫동안 비워 둔 집안의 눅눅함을 털어 내기 위해 제습기를 가동한 뒤 다시 대정으로 .... 쓰린 속을 복희누이가 끓이신 것 같은 북어국으로 달래고... 두희 형님은 낚시하러 영락리로(쓰시던 낚시대 하나를 선물받았습니다) 가시고 , 하르방 형님 내외와 큰 형님 내외까지 함께 제주시로 향합니다.   월정리 물건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에 들러 일을 봅니다. 두 건의 택배를 처리하고, 제주자연식품에 패키지를 가져다 주는 일만 했을 뿐인데... 오전 11시에 시작한 일이 3시가 되어 끝이 납니다. (두희 형님이 주신 낚시대는 수리를 맡기고, 새 것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제주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오일장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시는 큰형님 내외와 복희 누이를 픽업, 낚시를 해 볼 요량으로 영락리로 다시 복귀합니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셨는지 세 분은 녹초가 되어 계셨습니다. ㅜㅜ   영락리 갯바위에 도착하니 6시 경. 두희 형님은 물 때가 지났다며 마무리를 하십니다. 만조와 물살의 세기 때문에 고기들이 잘 잡히지 않을 거랍니다.   미리 전화해 둔 로미와 식구들까지 대정으로 이동. 신선한 횟감과 함께 만찬이 이어집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23A7A234C82F36046" class="tx-daum-image" width="426" height="317" style="WIDTH: 426px; FLOAT: none; HEIGHT: 317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123A7A234C82F36046262A"/>     산책을 하러 나간 모슬포 방파제에서 야간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잡은 갯장어가 신기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탓에 아이(도빈, 도윤)의 건강이 염려스러웠으나 별 탈은 없는 듯 합니다.   내일이면 한달간의 제주 생활을 마치고 귀경할 영본 후배와 제수씨를 보기 위해 법환으로 돌아왔습니다. 11시 40분, 놀멍걸으멍에서 막걸리와 함께 회포를 풀어내고...   새벽 2시.... 잠이 듭니다.   9월 3일 금요일 맑음   이게, 무슨 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7시....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어던지고 자고 있었나 봅니다. ^^   부랴부랴 샤워를 마치고 다시 대정으로.... 밀린 일을 하기 위해 함덕에 넘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더운 날씨에 고생하신 큰 형님 내외께 시원함을 선사하신다는 하르방 형님을 따라, 영실 입구로 올라갑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8281E224C82F3AC45" class="tx-daum-image" width="295" height="260" style="WIDTH: 295px; FLOAT: none; HEIGHT: 260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18281E224C82F3AC45DB0B"/>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9281E224C82F3AC46" class="tx-daum-image" width="300" height="261" style="WIDTH: 300px; FLOAT: none; HEIGHT: 261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19281E224C82F3AC462EC3"/>     도착하니 12시경, 15년이나 되고 1300cc의 배기량 때문에 나의 애마는 숨을 헐떡거립니다. 언제 폐차될 운명인지 모르겠으나, 덩달아 저의 컨디션도 곤두박질.... 바닷가와는 전혀 다른 서늘한 기운에 놀란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제주에 내려온 지 처음으로 오바이트를 하고 말았습니다.   저 때문에 다들 쉬시지도 못하고 3시 쯤 함덕으로... 애마를 정비소에 맡겨두고.. (타이밍 벨트와 관련 부품을 교체하는데 19만원 들었습니다.여전히 배보다 배꼽이 크군요.^^) 밀린 일을 처리하고 나서는 완전히 뻗고 말았습니다.   일과 사람이 겹치는 바람에 혼쭐이 난 하루였습니다.   9월 4일 토요일 맑음   오전 5시 30분.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으나 몸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서우(서모)봉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전깃줄에 군단 규모로 앉아서 지저귀는 제비들의 노랫소리도 정겨운 아침입니다. 해변 잔디밭 트랙에는 조깅과 아침 운동을 하는 분들이 6-7명 눈에 뜨입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05DED214C82F46E7C" class="tx-daum-image" width="418" height="309" style="WIDTH: 418px; FLOAT: none; HEIGHT: 309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205DED214C82F46E7C1FBE"/>     슬리퍼를 신고 있었지만, 낮은 오름이므로 무리는 없습니다. 10분 여의 걸음으로 정상에 올라 떠 오르는 태양을 맞이합니다. 심기일전을 위해 심호흡을 크게 합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017B61F4C82F4BA48" class="tx-daum-image" width="423" height="295" style="WIDTH: 423px; FLOAT: none; HEIGHT: 295px; CLEAR: none" actualwidth="1024" id="A_2017B61F4C82F4BA489D29"/>     1시간 여의 트래킹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 우연히 말씀을 나누게 된 어른이 차돌 선배와도 잘 아는 사이인 김봉신 기자셨습니다. 대화도 즐거웠지만 사람의 인연이 어찌 이리 가볍지 않은 것인지를 다시 깨닫게 된 아침입니다.   이 분은 창정 이영근 선생이 일본에서 창간한 민주조선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함덕에 복귀 제민일보에서 3년간 근무 후에 은퇴를 하셨답니다. 현재는 함덕해안이란 싸이트를 운영하시면서 생전에 창정이 남기신 평화통일론을 번역 게재하고 계십니다.   맛있는 숭어찜으로 아침을 들고 나서, 저와 형님은 어제 가져 온 자연식품의 택배와 서류 정리를 하러 사무실에 나갔습니다. 서두른다고 했지만, 결국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 함덕의 형님 집에 복귀했고.... 1시쯤 ,표선에 들러 차돌 선배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 간의 상황을 의논하고, 아침의 조우도 이야기합니다. 온평리의 둘리님이 구입하신 텃밭을 가 보고, 앞 집의 할망께 물어 보니 어떤 작물을 심어도 잘 되는 땅이랍니다. ^^   법환으로 향하는 길. 연길에 있는 친구 호배와 긴 통화가 이어집니다. 추석에 잠시 귀국한다니 얼굴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몇 일 집을 비워둔 사이 과수원은 물론 텃밭에도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다음 주에 올라올 말로의 위력이 다시 두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