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궁합 맞춰 먹기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적포도주를 먹어야 한다? 물론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양학적으로 이는 상당히 일리 있는 말이다. 적포도주의 탄닌이 쇠고기의 포화지방산 피해를 줄이기 때문. 생선엔 포화지방산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백포도주도 괜찮은 것이고…. 그러나 생선회와 요구르트는 다르다. 상극까진 아니더라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경우다.
부경대 평생교육원 류홍수 원장은 지난 5일 오후 동의대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아시아약선(藥饍)연구회 2005 세미나'(동의대 한방식품연구소 및 아시아약선연구회 주최)에서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 본 음식궁합(어울림)'을 발표했다. 그의 도움을 받아 서로 '궁합'이 맞는 음식이 뭔지 알아본다.
먼저 삼계탕. 주요 성분인 닭과 인삼은 한의학적으론 서로 상극이다. 그래도 '삼계탕'이 되면 달라진다. 보양 강장식이다. 고온 상태로 가열되면서 각 성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 이를테면 몸밖(In vitro)에선 상극이지만 적절한 조리과정을 통해 몸안(In vivo)에 들어가선 조화가 이뤄지는 경우다.
또 있다. 생굴을 먹을 때 레몬을 곁들이면 냄새나 세균 번식을 막고 굴의 탄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굴에 많은 철분의 흡수율도 높여주기도 한다.
게다가 생선을 먹을 때 생선 살에 식초를 몇방울 떨어뜨리면 비린내를 제거하고 생선 살의 탄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흔히들 아는 얘기지만 육고기를 절일 때 키위나 파인애플,배 등을 함께 갈아 넣으면 고기 살을 부드럽게 하는 외에도 소화율을 높여준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새우젓을 조금씩 함께 먹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 돼지고기의 풍미를 보강해주는 한편 살을 부드럽게 하고,특히 단백질과 지방질의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또 육고기의 간을 먹을 때 우유에 담군 뒤 조리하게 되면 간의 악취를 막고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밥을 할 때 콩을 함께 넣으면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비타민 B1 보충효과가 있고,미역과 두부를 함께 먹으면 두부 속의 사포닌에 의한 체내 요오드 방출량을 미역이 보충해준다.
이어 스파게티에다 올리브 유를 첨가하는 것은 면의 촉감을 좋게 할 뿐아니라 지방질 보충 작용도 한다.
팥에 새알심을 넣는 것도 같은 이치다. 시각적 효과도 있지만 비타민 B1 보충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여름에 많이 먹는 냉면에 식초를 넣어먹는 것도 침샘을 자극,소화를 돕는 효과와 함께 세균 증식 억제라는 부수적 효과도 있어서다.
이어 홍차에다 레몬을 넣으면 맛도 맛이지만 비타민 C 보충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야 할 배합도 있다.
토리묵과 감을 함께 먹으면 변비를 일으키기 쉽다. 선지국과 홍차를 함께 먹으면 선지에 많이 들어있는 철분의 흡수를 막아 안좋다.
토마토에다 설탕을 타서 먹으면 토마토 속의 비타민 B1이 설탕대사에 사용되어 다른 탄수화물 대사에는 이용되지 못하게 된다. 차라리 소금을 조금 넣어먹는 것이 토마토의 맛을 더하기도 하고 비타민 소화를 돕는다.
오이와 무를 함께 먹는 것도 비슷하다. 오이의 비타민 C 분해효소가 무의 비타민 C를 파괴하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박진희(37·주부)씨는 "음식들의 어울림 여부를 아는 것은 주부들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진정한 생활정보의 하나"라며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웰빙 식생법이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한 증거"라고 말했다. 윤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