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 도원결의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주막에 앉아 서로 통성명을 합니다. "저는 유비라고 합니다. 이곳 유주 탁군(現 허베이성 즉 하북성) 누상촌에서 태어났습니다. 字는 현덕이고... 황실 중산정왕의 후손입니다. 나이는 올해 22세이며... 15세 때부터 노식 선생에게 사사하여, 현재의 현령인 공손찬과 교의를 맺었습니다." "아... 유현덕께서는 황실의 종친이군요. 저는 관우이며, 字는 운장입니다. 하동군 해현(현재의 산시성)에서 태어났고, 나이는 25세입니다. 제 고향은 소금이 특산품인데... 제가 그 소금 밀매에 관여했다가, 소금장수 한 사람을 때려 죽이고 이곳까지 흘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왕쌍이란 사람을 만나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그가 누상촌에서 말 장사를 하고 싶은데, 장세평의 수하 장비라는 사람이 무서워 감히 끼어들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제가 싸움을 걸어 본 것입니다. 여지껏 제 청룡언월도를 단 3합도 넘긴 者가 없었는데... 저 아우는 100합을 넘기고도 끄떡없으니, 참으로 대단한 무사라 생각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장비이며, 字는 익덕입니다. 나이는 21세... 연나라 탁군에서 태어났으며, 이곳 누상촌에 흘러들어 와서 유비 형님과 인연을 맺고 말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운장과 싸워보니 과연 천하제일의 무사라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말 장사 때문에 싸운다는 건 챙피하고 째째한 일입니다. 더 큰 천하대세를 논해봅시다." 폭탄주가 몇 잔씩 돌자, 유비가 천하대세를 설파합니다. "지금의 황제를 십상시들이 둘러싸고 국정을 농단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어지럽자, 장각이라는 者가 나타나... 황건적이라는 도적떼를 창설하여 노략질을 하고 있습니다. 우린 이 도적떼를 소탕하고, 기울어가는 황실을 바로잡아 봅시다." 유비가 천하대세를 설파해가자, 듣고 있던 관우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말 장사나 하면서 세월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유비님의 의견대로 천하명분을 위하여 활동해야 합니다. 유형... 우리 세 사람이 의형제를 맺읍시다. 그리고 유형의 의견대로 황건적을 소탕하고, 기울어가는 한나라 황실을 재건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마음이 맞는 세 사람만 있으면, 천하통일도 가능하지요. 장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좋습니다. 당장 의형제를 맺읍시다." "이 관우가 우리 3형제의 서열을 정하겠습니다. 먼저 유비님은 저보다는 3살 연하이긴 하지만, 황족이며 황실의 종친입니다. 귀한 신분이니 제일 큰형님이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장비는 가장 나이가 어리니 막내가 되고... 저는 자동으로 둘째가 되는군요." "좋습니다. 제가 운장보다는 세살 연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제가 맏형 노릇을 하겠습니다." 장비... 네 의견은 어떻냐? "형님들... 좋습니다. 이 막내가 두 분 형님들을 잘 모시겠습니다." 이 때 장비가 폭탄주를 한잔 더 들이키더니, "형님들.... 우리 집 뒤뜰에 복숭아밭이 하나 있는데, 마침 한창 복사꽃이 만발했소. 내일 복숭아밭에 모여 하늘과 땅에 제사드리고, 우리 세 사람이 함께 형제의 義를 맺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세 사람이 일심동체가 되어 협력하기를 다짐한 뒤에야, 비로소 큰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외다." 유비와 관우도 이 제의에 찬동합니다. "좋다... 좋은 생각이다. 내일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자." 다음날 도원에서 소와 돼지를 잡아 제례를 갖춘 후... 세 사람은 무릎 꿇고 절을 하며 천지신명께 맹세합니다.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은 비록 성씨는 다르지만, 형제의 義를 맺기로 하였습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해서 곤란하거나 위험에 빠진 경우에는 서로 돕고 부축하며...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도록 하소서. 한 날 한 시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오직 한 날 한 시에 죽기를 바라나이다. 하늘에 계시는 천지신명께서는 이 마음을 굽어 살피시어 의리를 배반하거나 은혜를 잊는 일이 생긴다면... 하늘이 대신하여 꼭 그 者를 죽여 주소서." 아멘... 타불... 맹세를 마치고 차례로 절하여, 유비가 제일 큰 형님... 관우는 둘째, 장비는 막내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도원결의입니다. 오늘로 10회째 보내드리네요. 옛날에 몇번 읽은 글인데도 재미있다, 다음 회차 기대되니 빨리 보내달라 등등 적극적 으로 댓글을 주시는 분도 계시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분도 계십니다. 앞으로는 관심있는 분들께만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