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 별다른 생각이 없이 써 오던 벼루에도 바른 간수법과 사용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중국에서는 벼룻집을 연갑이라 부르며 벼룻집에 벼루가 꼭 끼는 크기로 만들어 왔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연갑은 드물고 대개는 연상으로 불리는 목기로서 벼루와 붓, 먹, 연적등이 들어가고 연상에 딸린 미닫이 속엔 종이도 함께 간직할 만한 벼루에는 가능하면 벼룻집을 만드는 것이 좋다.
벼룻집을 만드는 나무는 괴목, 박달, 자단, 흑단, 화류 등이 좋고 괴목에 옻칠을 하면 보관에도 뛰어나고 보기도 좋다. 벼룻집은 약간 넉넉하게 만들어 돌이 상하는 것을 막고 뚜껑에는 글귀를 새기거나 와당문을 새겨도 좋다. 벼룻집에는 쇠장석을 하지 않는 게 고법이다. 쇠는 돌에서 나왔기로 쇠는 돌의 아들이라 어미와 아들을 함께 쓰면 아들이 어미의 기운을 빼앗아 돌이 마른다는 것이다.
좋은 벼루를 간혹 사용할 때는 벼루를 벼룻집에서 들어 내어 책상위에 그냥 놓거나 부드러운 깔개 위에 놓고, 들어올릴 일이 있을 때도 너무 높이 들지 말고 작은 벼루라도 양손으로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이 괜찮은 벼루도 매일 사용해서 몇달이 지나면 날이 잦아들고 날 사이에 먹 찌꺼기가 차서 먹이 잘 갈리지 않고 자연히 발묵도 좋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자주 씻어 주어야 한다.
벼루의 손질의 첫째는 세연이다.
중국 사람은 벼루 씻기를 얼굴 씻기보다 자주 해서 얼굴 세수는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벼루는 쓰고 난 다음에 반드시 씻어주는 세연이 습관화되어 있다. 중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의 경우, 벼루를 씻어주는 세연은 단지 벼루 바닥이나 물집에 묻은 먹 찌꺼기를 씻어 주는 한편 물 속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벼루의 돌무늬를감상하는 일종의 의식처럼 되어 있다.
특히 단계석 가운데서도 물속에서 미묘하기 그지없는 돌무늬를 드러내는 수암은 세연을 통해서만이 벼루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벼루를 자주 씻어준다 하더라도 먹은 매일 처럼 갈고 보면 날이 잦아들기 마련이므로 날을 다시 세워주는 손질이 필요하게 된다. 무뎌진 벼루 날을 세워주자면 숫돌이 필요하게 되는데 벼루 숫돌(미세한 연마석)을 구하기 어려우면 숯으로 갈아주어도 대개의 경우 날을 세울 수가 있다.
명나라 때 도륭이 편찬한 <고반여사>에서 벼루의 활용법과 벼루 씻는 일, 새 먹을 처음 쓸 때의 주의 등이 적혀 있으므로 간추려 적는다.
"먹을 가는 것에 물을 담아 두어서는 안 된다. 사용한 다음에는 씻어서 말려둔다. 물기를 그대로 두면 먹을 잘 받지 않는다.
그날 벼루를 쓴 다음에는 반드시 말라붙은 먹이나 쓰고 남은 먹물을 씻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먹빛이 밝고 윤기가 난다. 만약 하루 이틀 그대로 지나면 먹빛이 나빠진다. 반하조각으로 벼루를 닦아도 묻은 먹을 잘 닦아도 묻은 먹을 잘 닦아 낼 수가 있고 혹은 사과대로 씻거나 연밥이 들어 있는 송이의 껍질로 씻으면 벼루를 상하지도 않기 때문에 특히 좋다. 끓인 물로 닦거나 찬물로 닦는 것은 좋지 않다.
새 먹을 처음으로 쓸 때에는 아교의 성분과 먹의 모서리가 아직도 다 자리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힘을 주어 갈아서는 안된다. 벼루의 질을 상할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
벼루를 씻을 때는 나무대야가 좋으나 프라스틱 대야로도 대용되고 벼루를 여러개 씻을 때는 서로 부딪히지 않게 따로따로 씻어야 하고 스폰지에 비누나 중성세제를 조금 묻혀서 씻어주면 감쪽같다.
-자료출처:단양자석벼루 홈페이지
첫댓글 좋은 글 올려 주셨습니다. 저도 집에서 자주 닦지는 않지만
깨끗한벼루에 먹을 갈을때 참기분이 좋지요. 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