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기 운
《 한 강문학》(2018) 시조부문 등단, 평론부문등단(30호, 2023, 신년호),
《한강문학》 편집위원, 한강문학회 총무이사
한강문학 제36호 · 2024년 가을호 -권두평설
양장시조兩章時調의 발전방향과 세계화를 향한 제안
양장시조兩章時調는 평시조에서 중장이 생략된 초장과 종장으로 구성된 詩이다. 기존의 평시조에 새로운 시도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국내에서는 노산 이은상 선생이 주도하여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양장시조를 읊는 시인들이 많지 않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의한 단문, 단시들이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폰의 작은 화면으로도 사람들은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시를 찾고 있고, 또 사람들은 그 짧은 시에 깊은 반전이 있는 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장을 생략한 양장시조가 소비자들에게는 더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형식상 자유시와 정형시가 있지만, 사람들 뇌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것은 정형시가 자유시 보다 훨씬 유리하다. 그리하여 양장시조는 짧은 정형시이기에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기존에는 우리의 시를 국내만 바라 본 관점에서 논했지만, 앞으로는 번역된 시가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양장시조를 해외에 소개할 경우에는 어떤식으로 소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영시에서도 Couplet 이란 분야의 시가 있다. 2 구를 대칭되게 시로 작성하면서, 양구의 feet 수를 맞추어 주면서 Rhyme을 잡아주는 형태로 구성할 수도 있는데, 또 다른 방식 즉 ‘양장시조 방식으로의 번역’을 고려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Couplet 방식이 아니라면, 다른 예로 2장 4구의 시를 초장의 2구를 1, 2 구로 번역하면서, 또 종장 3구를 3음절 5음절로 2개의 라인으로 잡고, 종장의 제 2구를 한 구로 번역하여 총 5구의 시로 번역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양장시조의 영역 방식 1(첫째)*5 line 시로 번역
아래에서 양장시조의 예와 번역의 예를 들어 본다.
〈소경 되어지이다〉
이 은 상
뵈오려 안뵈는 님, 눈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되어지이다.
〈Becoming Blind〉
B y L ee E un-sang
Though unseen, the love I long to see,
Closes my eyes, and yet they see.
If the seeing
Requires closing eyes,
Then I’ll become the blind.
(Jun, 4th,2024,TranslatedbyKinsleyLee)
〈밤비 소리〉
이 은 상
천하天下 뇌고인惱苦人들아 밤비 소리 듣지 마소
두어라 이 한 줄밖에 더 써 무엇 하리오.
〈Sound of Night Rain〉
B y L ee E un-sang
People of the world troubled and vexed,
Do not listen to the sound of night rain
Let it be,
Beyond this one line,
Is there any reason to write this bane?
(Jun, 4th,2024,TranslatedbyKinsleyLee)
〈달콤한 말〉
정치인들 정치판에서 국민 향해 말하지만
자신도 믿지 못하는 달콤한 말로 속이려네.
(2023. 11. 상곡)
〈Honey Words〉
At political world, the politicians
Always try to deceive
To the people
By the honey words
Which they themselves can’t believe.
(Nov., 2023, Kinsley Lee)
〈이른 가을 공원〉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숲 속에서 사라졌지만,
잠자리 날개 짓하고 부는 바람 가벼운데…
(2022. 9. 상곡)
〈Early Fall Day In The Park〉
The cicadas’ chirping
Are withered in the trees,
Dragonflies!
But they’re fluttering
And the light winds breeze.
(Sep. 2022, Kinsley Lee)
이상은 5행의 라인으로 ‘양장 시조’를 영역을 해 보았다. 이 경우 3 행 4행의 3, 5음절을 맞추는 것으로 5행으로 영역해 보았다.
5행으로 구성된 영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본의 ‘단가’로 영어로 ‘Tanka’로 번역되는 시가 있고, 영시에서는 Limerick(오행희시) 등이 있다. 문제는 번역된 양장 시조가 다른 기존의 5행시와 차별성이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 Limerick은 Edward Lear에 의해 활성화 된 시로, a a b b a의 rhyme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래는 Limerrick의 예시이다.
〈The icicles bright under the moon light〉
One eyed moon rides a mono-cycle and wears a monocle,
The lame moon on the cycle goes to the moon-path but circles the circle.
Now in Arctic world, wished for the world never been to.
The starved pigs eat away the seeds, too.
At dawn, the dim moon light lightens red on the icicle and icic le.
(Mar. 2022, Kinsley Lee)
〈고드름은 달 빛 아래 빛나고〉
외눈 달이 외눈 안경 쓰고 외 발 자전거 타네.
절뚝거리는 달은 자전거에 타서 달 길을 가다, 맴돌고 있고.
지금 북극 세계, 가보지 않았던 곳을 꿈꾸다.
배고픈 돼지들은 씨앗도 다 먹고 있고.
여명, 어두운 달빛은 고드름, 고드름 위에 붉게 빛나네.
+++
Limerick 오행 희시, 오행시 Ryme은 1, 2, 5 행, 3, 4 행 같은 자음자(consonant)를 반복시키면서 리듬 있게 읽히도록 하는 형태. 동요나 풍자시에 많이 사용.
〈A Caffeinated Life〉
B y U diah
I've reached beyond those limits that bound
And searched around ‘til I finally found
The Pinnacle of Reality
Is in my utter mortality
And so what I've found is simply the ground
〈카페인이 포함된 삶〉
나는 경계를 넘어간 곳에 도달했고,
내가 마침 내 찾을 때까지 주변을 찾았네,
현실의 끝은
나의 필멸이고,
내가 찾은 것은 단지 바닥이네.
*이는 Poemhunter에 게시한 인도 시인 Udiah의 Limerick이다.
▲ 다음은 Cinquain의 예이며, Cinquain의 형식은 아래와 같다.
Line 1 : Subject(One word)
Line 2 : Two words to describe the subject
Line 3 : Three action verbs, each ending in ~ing
Line 4 : 4 words to describe feelings about the subject
Line 5 : Synonym for the subjectOne word)
이 시의 특징은 5 lin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rhyme을 맞추지 않으며,
위의 독특한 형식에 따라 작성된다.
〈Cats〉
Cats
Curious, playful
Sneaking, pouncing, sleeping
Always fun to cuddle
Feline
+++
Feline: 고양이과 동물.
〈Dog〉
Dog
Adorable, gentle
Playing, eating, licking
A best friend forever
Pets
주로 초등학생들에게 많이 가르치는 시 작법의 하나로 생각된다. 연관된 단어를 나열하면서 시상이 떠오르게 하는 간단하면서도 쉬운 시이다.
〈Love〉
By Rajkumar Mukherjee
Warmth
Grows with distance
Memories add fuel to
Desire for nearness, longing,
Passion.
이 시는 poem hunter에 인도 시인 Rajkumar가 게시한 Limerick이다. 이 시는 동시의 개념을 성인들 개념으로 다소 upgrade 한 Cinquain으로 생각된다.
▲ 다음은 Tanka의 예시를 들어 본다.
단가는 일본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많은 세계인들이 이 작법으로 시를 창작하기도 한다. 작법의 기본은 7, 5, 7, 7, 7의 음절을 정확히 지켜야 하지만, rhyme이나 영어의 리듬 등은 따로 지키지 않아도 된다. 영어로 창작할 경우는 Syllable의 개수도 다소 융통성 있게 운용하기도 한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단가나 Cinquain을 많이 창작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영미권의 많은 사이트에 이 종류의 시를 창작하고 포스팅 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주로, 성뿐 아니라 이름조차도, 인도나 중동의 이름을 사용하는 시인들이 많다.
〈Butterfly Of Innocence〉
By L isa C resswell W ilkinson
Calm, tranquil visions
Colourful moments flutter
Free air of spirit
Innocence in small bundles
As the insect spreads its wings
〈순결한 나비〉
조용하고 평온한 시야,
작은 무리 속의 순결하고
자유로운 공기의 정신은
곤충이 자신의 날개를 펼칠 때
다채로운 순간이 날개 짓 한다.
위의 시에 나타나듯이, 영어로 Tanka를 쓸 경우는 음절수가 일본어처럼 엄격하지는 않다. 행에서 한 음절 정도의 융통성은 인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양장시조의 영역 방식 2(둘째)*Couplet 방식으로 영역
커플릿(couplet) 시는 두 줄로 이루어진 시의 형태로, 각 줄은 보통 서로 운율을 이루며, 종종 독립적이고 완결된 생각을 담고 있다. 이 구조는 영어 시에서 특히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영웅시격(Heroic Couplet)이라고도 불리며, 이는 약강 5음보(iambic pentameter)로 쓰여진 커플릿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웅시격은 17세기와 18세기 영국 시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존 드라이든(John Dryden)과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와 같은 시인들이 이 형식을 사용하여 유명해졌다. 이 형식은 각 행의 마지막 단어에 강조를 두는 특징이 있으며, 때로는 각 행이 서로 모순적으로 대립하는 안티테제(antithesis)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커플릿 시의 유래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구조는 시의 리듬과 운율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적 아름다움과 함께 의미를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어 시에서는 행行과 연聯의 구조를 가지며, 행은 단어나 구, 절 또는 그들의 연합으로 이루어지고, 연은 하나 이상의 행으로 구성된다. 시의 첫 행은 독자의 관심을 끌고 전체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우리의 양장시조도 한국만의 특유한 2장 4구의 형태의 시로 Couplet시의 한 변형된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다음은 couplet 시 형태로 양장시조를 번역한 것을 예시한다.
〈소경 되어지이다〉
이 은 상
뵈오려 안뵈는 님, 눈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되어지이다.
〈Becoming Blind〉
B y L ee E un-sang
Though unseen, the love I long to see, closes my eyes, and to see in mind.
If the seeing, requires closing eyes, then I’ll become the blind.
(Jun, 4th,2024,TranslatedbyKinsleyLee)
Couplet은 보통 5feet의 문장으로 구성되나, 우리 시조의 함축된 것을 영역하는 과정에서 6feet나 7feet 등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Rhyme을 맞추려다 보니, 다른 내용을 생략하고 추가로 rhyme을 위한 내용을 추가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밤비 소리〉
이 은 상
천하天下 뇌고인惱苦人들아 밤비 소리 듣지 마소
두어라 이 한 줄밖에 더 써 무엇 하리오.
〈Sound of Night Rain〉
B y L ee E un-sang
People of the world troubled and vexed, Do not listen to the night-sound of rain
Let it be, beyond this one line. Is there any reason to write this bane?
(Jun, 4th,2024,TranslatedbyKinsleyLee)
영역 과정에서 iambic 5feet 이 아닌 trochaic heptameter로 번역되고 말았다. 그래서 다소 긴 듯한 라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본래의 Couplet 시와는 다소 다른 형태의 couplet 시가 되었다.
〈인생이란?〉
인생이란 결승점을 모르는 경주이다
이따금 착하고 어린 재사才士가 먼저 통과한다.
(2023. 11.5. 상곡)
〈What's the Life?〉
The life is the race which God only knows the finish line.
And sometimes the young who's able and good, pass the line.
(Nov. 2023, Kinsley Lee)
〈달콤한 말〉
정치인들 정치판에서 국민 향해 말하지만
자신도 믿지 못하는 달콤한 말로 속이려네.
(2023. 11. 상곡)
〈Honey Words〉
At political world, the politicians always try to deceive
To the people by the honey words which they themselves can’t believe.
(Nov., 2023, Kinsley Lee)
〈모순〉
싸움터 나가기 전, 신에게 갈구하며,
자신의 신 이름으로 유아들까지 살해한다.
(2023. 10. 상곡)
〈The Contradiction〉
Before they go to battle, invoking their god,
And murdering even the infants by name of god.
(Oct., 2023, Kinsley Lee)
따라서 양장시조를 영역할 때는 5행의 시로 영역할 것인지 Couplet 형태의 대우시對偶詩 방식으로 영역할 것인지는 번역자가 번역을 하면서 좀 더 영시 다운 시로 번역하기 위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 line 시에는 기존의 시 작법 방식이 있고, couplet 시에도 heroic couplet에도 기존의 시 작법이 번역된 쪽으로도 영역된 시가 나름대로 가치 있는 시로 번역될 수 있도록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5행시로 번역되었을 때는 3행, 4행의 3, 5개의 Syllable을 고정함으로써 기존의 다른 5행시와 차별화를 가질 수 있도록 번역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couplet으로 번역할 때는 Rhyme과 feet 수를 고려하여 영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 양장시조가 대두되었으나, 큰 호응을 받지 못한 것은 당시 우리 나라의 시조 인구가 적었고, 또 국내에만 한정되었다는 약점이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로, 짧은 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났다. 또한 디카 시라는 분야도 하나의 분야로 정착되려는 단계에 있다.
이와 같이 사진과 함께 제공되는 시를 양장시조라는 짧은 시의 형태로, 더구나 정형성을 가진 시로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이 양장 시조는 국내뿐 아니라 영역을 통한 해외 독자들까지 고려한 정형시 분야로 창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들도 자기의 언어로 5행의 독특한 형태의 시를 창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