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청원과 함께 반환운동 큰 힘
대구 등 전국 불자들도 서명 동참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이 산수리 미륵은 반드시 제자리로 되돌아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
<속보>=600여 년 전 서산 해미읍성 무사안녕을 위해 세워진 사방비보 중 하나인 동쪽 산수리 미륵을 호암미술관에서 되찾기 위한 주민청원이 한창인 가운데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13일“반드시 제자리로 모셔야 한다”고 의지를 천명, 제자리 반환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본보 6월 25일자 30일자 1면, 7월 1일자 5면, 3일자 1면, 13일자 1면 보도>
불교계 큰스님인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의 이날 의지 천명은 주민청원에 이어 불교계의 관심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반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태풍도 막지 못한 반환 의지
태풍 찬홈의 비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13일 오전 10시 남연군묘(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광장에서 열린 수덕사 반철 안거(安居)일 공승법회에 참석한 전국 400여 명의 불자들에게 설정 스님은 “해미읍성을 지키던 미륵불이 없어져 호암미술관에 가 있다고 하는데 반드시 제자리로 모셔 와야 한다”며 “불심을 모아 반드시 제자리로 모셔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에서 모인 불자들은 설정 스님의 법어에 합장으로 화답했다.
설정 스님은 “반드시”를 수차례 큰 목소리로 강조, 제자리 반환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이날 설정 스님의 선언은 충남지역 가장 큰 스님의 의지를 천명한 법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불교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천장사 허정 스님은 “설정 스님의 말씀은 조계종에 전달돼 조계종을 통해 호암미술관에 전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정 스님은 또 “산수리 미륵이 제자리에 없는데도 서산시는 지금까지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있다”며 “제자리에 모셔질 수 있도록 서산시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설정 스님의 법어에 앞서 해미면 산수리 주민 김종진(84) 씨는 “1956년부터 산수리 저수지가 만들어질 당시 미륵이 물속에 수장되고 난 후 주민들은 크고 작은 사고에 시달리다 미륵을 건져 올려 비 가림 시설을 해 저수지 옆에 모셨으나 1980년 주민들이 팔아넘겼다”고 증언했다.
◆ 대구와 강원도 등 전국 청원 동참
김 씨는 또 “미륵이 세워진 곳 바로 옆 서당을 다닐 때 미륵불을 보고 자라 기억이 또렷한데 사진으로 본 호암미술관의 미륵은 산수리 미륵이 확실하다”며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의 깊은 관심과 궂은 날씨에도 공승법회에 참석해 산수리 미륵 제자리 반환을 축원해 준 불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날 충남뿐 아니라 대구와 강원도 춘천, 충북 청주 등지에서 모인 400여 명의 덕숭총림 불자들은 주민들의 제자리 청원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또 이날 해미면 강현묵 이장과 호암미술관을 방문해 산수리 미륵임을 확인한 김기돈 전 이장, 주민청원에 앞장서고 있는 유갑용 씨 등이 자리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또 이날 서산 고북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과 본보를 포함, 주민들은 제자리 반환을 위해 불교계와 공동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서산시도 대책위 구성에 행정적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산=이수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