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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장,
진아 또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의사를 바라본다.
“환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의사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네!
딸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환자는 지금 위암입니다.“
”네?
선생님, 위암이라고 하셨습니까?
제 어머니가 위암이라고요?“
진아는 놀라면서 재차 묻는다.
“네!
시급하게 수술을 하셔야 합니다.“
“...............................”
진아는 잠시 할 말을 잊는다.
위암이라는 말에 정신이 아찔해 진다.
“선생님!
수술을 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까?“
가까스로 묻는다.
“그거야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봐야겠지요.”
“상태는요?
어느 정도까지 위험한 것인지요?“
“이기를 넘어서서 지금 삼기로 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금 지체가 되면 말기로 가는 것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지요.“
”아! 엄마!“
진아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선생님!
정말 위암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저희엄마가 위암이라고요?“
믿기지 않다는 듯 다시 확인을 하고 또 한다.
엄마의 위 내시경을 한 모니터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진아다.
의사는 진아를 바라보기만 한다.
처음 보호자들이 믿지 못한다는 표정을 보아오는 의사는 잠시 보호자의 마음이 진정이 되기를 기다린다.
“선생님!
수술을 하면 괜찮아지는 것이겠지요?“
”최선을 다해 봅시다.
수술은 하루라도 빨리 하시는 것이 좋고요.“
진아는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진료실을 나선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마와 아빠의 시선을 피한다.
이민섭은 진아의 표정이 심각하다는 것을 본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이지?”
“............................”
“솔직하게 말을 해 다오.
나나 네 엄마는 모든 일들을 다 받아드리기로 했다.
엄마 상태가 어떤 것이든 숨기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나 진아는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민섭은 딸의 얼굴만 바라본다.
진아는 병원을 나서서 병원 내에 있는 휴식처로 향한다.
이민섭은 이미 아내의 몸이 이상이 있음을 직감한다.
딸의 표정으로 보아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직감하지만 몹시 궁금하고도 두렵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김소희는 그저 남편과 딸의 모습만을 보며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아빠!”
이민섭은 딸의 얼굴을 바라본다.
“엄마가 암이라고 하던?”
진아는 아빠의 물음에 고개만 끄덕인다.
“위암?
정말 그런 거니?“
진아는 스스로를 다잡는다.
자신이 무너지면 아버지도 무너지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엄마는 더욱 큰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빠! 그리고 엄마!
제가 잠시 당황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요즘 위암은 흔한 질병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이 된 요즘에 암이라고 해서 모두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정말 네 엄마가 암이라고 하는 것이냐?”
“네!
엄마는 지금 위암 초기라고 합니다.“
진아는 일부러 담담한 음성으로 초기 암이라는 말을 한다.
“수술을 하시면 완치가 아주 쉬운 위암 초기라고 하니까 두려워하실 것도 없이 바로 수술을 하면 됩니다.”
“수술?
정말 수술을 하면 아무 이상이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냐?“
“네!
동생들과 상의를 해서 바로 입원을 하시고 수술날짜를 잡겠습니다.“
”안 돼!“
그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던 김소희가 강하게 반대를 한다.
“우리 진숙이 결혼을 할 때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엄마!
지금 진숙이 결혼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에요.
엄마가 완쾌를 하시고 나서도 얼마든지 결혼식을 올려도 됩니다.“
”아니야!
진숙이 결혼을 하고 나서 입원을 하던 수술을 하던 할 것이야!“
“여보!
우선 진정을 하고 생각해 봅시다.”
이민섭은 아내를 달래고 다독인다.
진아는 부모님을 집으로 모시고 온다.
“아빠!
제가 동생들과 상의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빠른 시일 내로 입원을 하시도록 아빠가 잘 설득해주시고 엄마를 보살펴 주세요.“
“오냐!
무엇보다 네 엄마 수술을 먼저 하는 것으로 하자.“
그러나 김소희는 완강하게 버틴다.
진숙이 결혼을 시키고 나서 수술을 받겠다는 한결같은 말로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온 가족은 그런 엄마를 설득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그 누구도 엄마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
진숙은 많은 후회를 한다.
엄마의 건강을 먼저 살펴보고 나서 결혼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면서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진숙은 다시 엄마에게 간다.
“어떻게 왔어?
그나저나 어서 결혼날짜를 잡아야 하는데 정말 미안하다.
내일이라도 내가 나가 날짜를 잡아와야겠다.“
”엄마!
나 결혼하지 않습니다.“
”뭐? 무슨 말이야?“
”엄마가 이렇게 아픈데 내가 결혼을 어떻게 해?
수술을 해야 하는 엄마를 두고 내가 결혼을 할 수 있겠어?“
진숙은 눈물을 쏟아낸다.
“진숙아!
엄마는 네가 결혼을 하는 것을 봐야 가벼운 마음으로 수술을 받을 수가 있다. 그래야 엄마가 안심을 한다.
엄마 마음을 알겠어?“
”싫어!
내가 엄마가 아픈 것을 알면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결혼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만일 그러다 수술시기를 놓쳐서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내가 평생을 그 무거운 짐을 어떻게 안고 가라고?
내 결혼은 조금 늦었다고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지금 엄마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몰라?
나로 인해서 그 시간을 놓치고 잘못되는 날이면 내 자신도 문제지만 형제들에게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며 아버지를 내가 어떻게 하냐고?
왜 이런 내 마음을 엄마는 자꾸만 외면을 해?
왜 자식들의 그런 마음을 귀를 막고 듣지도 보지도 않으려고 해?“
진숙은 엄마를 잡고 통곡을 한다.
“엄마! 제발 나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줘!
난 마음의 짐을 지지 않고 정말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고요.
제발 엄마, 내가 이렇게 사정을 할게!
엄마가 수술을 하고 완치가 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결혼을 할 수 있겠어요?“
”미안하구나!
엄마가 건강관리를 하지 못해서 우리 막내딸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구나!
엄마가 도움을 되지 못하고 우리 자식들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는구나!
그래! 네가 그렇게 말을 하니 엄마도 더 이상 엄마 고집만을 내 세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진숙아!
엄마가 수술을 받고 나면 바로 결혼을 할 거지?“
”그럼!
그때는 정말 기쁘게 결혼을 할 수 있지.“
김소희는 자식들의 애원을 더 이상 물리 칠 수가 없다.
모두 엄마의 마음을 돌린 것을 알고 잠시 안도의 숨을 쉬지만 역시 큰 근심이고 걱정이다.
진아는 엄마의 수술을 위해 남편인 정규호의 동문인 송박사님을 찾는다.
정규호는 장모님의 병을 알고 놀라면서 송박사에게 연락을 한다.
위암에 대해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송박사라는 것을 알기에 그 병원으로 입원을 시킨다.
정규호는 최선을 다해서 모든 신경을 쓴다.
부모님을 모두 졸지에 떠나보내야 했던 정규호로서는 장모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한다.
아내의 슬픔은 곧 자신의 슬픔이다.
아내가 행복하지 않고서는 자신 또한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민섭은 그런 자식들과 사위인 정규호가 너무나 고맙다.
아내를 위해 간병인을 둔다는 것을 이민섭이 반대를 한다.
아내의 간병을 자처하고 나서는 이민섭이다.
아내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함께 아파하고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아내를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다.
자식들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한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서 고생만 하던 아내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 자식들이다.
입원을 하고 나서 처음부터 모든 검사가 다시 시작이 된다.
힘들고 어려운 각종 검사를 받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안쓰럽다.
단 한 번도 편안하게 살게 해 주지 못한 못난 남편이었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더 죄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민섭이다.
아내의 그 모든 희생이 없었더라면 오늘 이 같은 날이 없었을 것이다.
아내의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자식들 하나하나 모두 제 갈 길을 가고 있고 어느 집 자식들보다 더욱 자랑스러운 자식들로 살아가고 있음을 늘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민섭이다.
각종 검사가 끝나고 나서야 수술날짜와 시간이 잡힌다.
진구는 맏아들로서 모든 것을 누나와 동생들에게 의존을 하고 있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지만 자신의 능력으로서는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드리고 있다.
아직 두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진구 부부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저축을 해 나가고 있고 아이들이 아무런 큰 문제없이 자라주고 있는 것에 만족과 기쁨을 누리고 있는 소박한 부부다.
가끔 시댁을 찾아 시부모님께 안부를 드리고 용돈을 드리는 것에 자신들이 맏이로서 그 도리를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늘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맏며느리는 또 다시 시어머님의 병수발을 받들어 드리지 못함이 죄송스럽다.
자신들의 삶이 있기에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시어머님의 병간호에 매달릴 수 없음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수술 날이 있는 날 아침 모든 자식들이 병원으로 온다.
막내인 진성이만을 빼놓고 엄마의 수술을 지켜보기 위해서 이른 아침부터 병원으로 온다.
진성이는 마음대로 자리를 이탈을 할 수 없는 외무부 근무이고 지금 한창 승진 심사가 있는 시기이기에 휴가원을 제출 할 수가 없다.
그런 진성이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형과 누나들의 이해와 관용으로 진성이는 잠시 엄마 얼굴만을 보고 출근을 했다.
모두들 초조한 마음이지만 엄마 앞에서는 태연한 모습들을 보인다.
“바쁜 너희들이 이렇게 와 주어서 엄마는 정말 미안하구나!”
“엄마!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당연히 저희들이 오지 않으면 누가 옵니까?
엄마 아빠가 계셨기에 저희들이 있게 되었는데 미안하다니요?“
진아는 엄마가 늘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언제나 안쓰럽다.
자식들 앞에서 다른 엄마처럼 큰 소리도 치시고 당당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라고 있지만 엄마는 늘 당신이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자식을 보기가 부끄럽다는 말을 하신다.
진아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당당하게 살아가게 하고 싶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점점 더 깊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한 생명을 출산하고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를 깨우쳐가면서 자식을 키우는 진아다.
부모님처럼 경제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도 늘 자식들을 올바르게 키우시고 자식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으신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는 걸 느낀다.
엄마의 고생이 얼마나 심했었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닫는 진아다.
진아의 기억 속에 늘 엄마는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가르며 일을 하러 나가시는 모습이 어린 기억 속의 엄마의 모습이다.
남들이 다 잠이 든 컴컴한 한 밤중이 되어서야 지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오시는 엄마의 모습은 어린 진아의 가슴에도 늘 애잔하게 남아 있다.마음은 항상 엄마와 아빠를 편안하게 모시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삶에 더욱 충실하다보면 부모님 생각은 뒷전이다.
김소희는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자식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본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식들이다.
“엄마!
우리들이 있으니까 힘내시고 잘 이겨내세요.“
진구가 엄마의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을 한다.
“그래!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
엄마가 늘 너희들에게 해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는구나!“
김소희는 둘러 서 있는 자식들을 하나하나 바라본다.
그리고는 정규호의 손을 잡는다.
“참으로 고맙네!”
“장모님!
잘 견디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희들 모두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김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다시 남편을 바라보며 말없이 손을 잡고 수술실로 향한다.
그렇게 김소희가 수술실로 들어가자 진아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정규호는 그런 아내를 살며시 끌어안는다.
“당신이 이러면 처남과 처제들이 더욱 힘들 것 아니오?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오실 것이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기다립시다.”
진아는 그런 남편이 너무 고맙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처갓집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편의 마음이 늘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진아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아버지에게 간다.
이민섭은 두 눈을 꼭 감고 아무런 표정이 없다.
두 손을 꼭 쥐고 아마 당신이 아는 모든 신들에게 기도를 하시고 있는 모습이기에 진아 또한 가만히 아버지를 따라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기다린다.
모두 누가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는 사람도 없는 듯 그저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시간이 더디 흘러가고 마음들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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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될거라 생각합니다.
잘되기를 기도 해본다
ㄳ ㄳ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진진,독, 항상감사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