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낚시 동호인들이 야간에 살오징어 선상낚시를 하고 있다.
|
|
- 주광성 강해 무리지어 불빛 쫓아
- 집어등 사용하면 세자릿수 조과
- 남해 동부권 수온 적당해져 제철
- 공격성 강해 인조미끼 빨리 반응
'울릉도 오징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살오징어는 횟집이나 어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다. 맛이 좋고 요리법이 다양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도 연간 10만 여t이 어획되기 때문에 언제라도 가격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어종이 살오징어다. 그러나 최근 어획량의 부진으로 갈치와 더불어서 살오징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더구나 살아있는 살오징어는 그 가격이 만만찮아서 서민들이 회로 먹기에는 부담이 될 정도가 되었다. 냉동으로 보관된 살오징어는 쉽게 살 수 있지만, 살아있는 오징어는 보관상 문제도 따르기 때문에 맛보기가 쉽지 않다.
살오징어는 낚시 대상어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강원도 고성 앞바다, 울산 앞바다, 통영 먼바다 등에서 선상애깅 대상어로 주목받고 있으며 진해, 거제, 통영, 사천, 남해로 이어지는 남해 동부권에서는 봄 시즌에 애깅 대상어로서 제법 인기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살오징어 낚시가 전문적인 어로기술을 가미해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어업용 집어등을 설치하고 어선에서 많이 사용하는 어업용 조상기를 설치하여 낚시인들에게 대여해 마릿수 조과를 쉽게 올리도록 하고 있다.
![]() | |
방파제에서 살오징어 에깅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 동호인들. |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 저녁 낚시에 세자릿수 조과를 올리는 것이 가능해져서 많은 낚시인에게 관심 집중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남해 동부 봄 시즌에는 어자원이 풍부하고 낚시터가 넓을 뿐만 아니라 공략 방법이 간단하므로 살오징어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살오징어는 군집성과 야행성이 매우 강한 두족류다. 주광성이 강해 불빛을 좇아 무리지어 모여든다는 점이 주요 습성이다. 살오징어 낚시가 밤에 이루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살오징어는 표층부터 200~300m 수심층까지 폭넓게 서식한다. 활동 수심층은 시기, 수온, 먹잇감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두족류 중에서 회유성이 가장 강한 종류로 육지 가까운 바다부터 선박으로 1~2시간 걸리는 먼바다까지 넓은 해역에서 생활한다. 서식 수온은 4~27℃고, 최적 활동 수온은 12~18℃며, 산란 적정수온은 10~21℃다. 동해 남부와 동중국해 북부가 대표적인 산란지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살펴보면 요즘이 가장 적당한 살오징어 낚시 시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진해,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도를 포함한 남해 동부권에서 4~6월에 활발하게 살오징어 낚시가 이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몸통 길이 10㎝ 내외의 잔 씨알이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낚싯배로 1~2시간 걸리는 남해 동부 먼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살오징어 낚시는 사정이 다르다. 씨알도 굵고 마릿수도 가히 폭발적이다. 아직은 일부 낚시인만이 즐기고 있지만, 그 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살오징어 낚시는 에깅 위주로 이루어진다. 살오징어는 두족류 중에서 가장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인조 미끼인 에기에 반응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살오징어 에깅에서는 무늬오징어 채비가 그대로 사용된다. 낚싯대는 초릿대가 유연하고 허릿심이 좋은 제품을 골라야 입질 파악이 수월하고 에기를 놀리기 편하며, 살오징어를 제압하기도 쉽다. 릴은 2000~2500번 드랙 릴이 적당하다. 원줄은 강도가 우수하고 입질 전달력이 좋은 PE 라인이 좋다. 보통 0.8~1호 정도면 충분하다. 쇼크 리더는 카본이나 나일론 줄 1.7~2호를 1~1.5m 길이로 묶으면 된다. 에기는 3~5호가 널리 쓰인다. 특별히 잘 통하는 에기는 없으나 물색이 맑을 때는 고동색, 녹색, 검은색, 회색 같은 내추럴 계열의 색상에 좀 더 입질이 좋고, 흐릴 땐 노란색, 붉은색, 은색 등 밝은 색상이 잘 통한다고 알려졌다.
살오징어 에깅에서 좋은 조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입질 수심층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두족류보다 활동 수심층의 폭이 넓으므로 낚시하는 내내 입질 수심층을 찾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살오징어는 빠르게 움직이는 먹잇감에 반응하는 습성이 강하다. 따라서 에기를 폴링시키는 도중에 크고 빠른 동작으로 저킹을 해 주면 입질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살오징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역시 구이다. 쫀득하게 잘 마른 오징어를 불에 노릇하게 구운 다음, 고추장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다. 회는 살오징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다.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 다음, 가늘게 썰어내면 된다. 여기서 얼마나 가늘게 썰어내느냐는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늘게 썰어낼수록 맛이 더 좋아진다는 사람이 많아 전문점을 찾기도 한다.
살오징어회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깊어지는 특징이 있다. 숙회도 매우 인기가 높다. 통째 찌거나 데쳐도 되지만, 깔끔한 맛을 원할 때는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는 게 좋다. 살오징어 몸통 튀김은 간식이나 술안주로 제격이다. 다리를 잡아당겨 내장을 제거한 후, 배를 가르지 않은 상태에서 몸통을 통째로 써는 게 중요하다. 폭이 1㎝ 정도 되도록 썬 링에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달걀과 빵가루 순으로 튀김 옷을 입혀 튀기면 된다.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