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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나팔꽃은 아침 피어나 저녁 시들어가는 아름답고도 짧은 생을 지닌 꽃입니다.
그 아름다운 자태와 화려한 색감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꽃입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입니다.
이는 나팔꽃이 피어나는 짧은 순간에도 불구하고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기쁜소식"일편단심"애정으로맷은인연
이처럼 나팔꽃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과 영원한 사랑의 의미를 전해줍니다.
또한 나팔꽃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에 볼 수 있는 꽃입니다.
나팔꽃은 아침에 꽃이 피어나 저녁에 시드는데,
이는 마치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쉬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나팔꽃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꽃입니다.
특히 여름철에 피어나는 나팔꽃은 화사한 자태로 우리를 반겨줍니다.
나팔꽃은 대부분 붉은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선명한 색상을 띠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또한 나팔꽃은 개화 후 불과 하루 만에 시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 짧은 생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나팔꽃 시(詩) 모음 30篇
(1)
나팔꽃 / 이해인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 올린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순명(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2)
나팔소리 / 정연복
새날 새 아침이 밝아와요
이제 잠에서 깨어나요
생명은 보석보다 귀해요
목숨의 시간을 살뜰히 아껴요
그늘진 슬픔 따윈 잊어요
희망에 환히 깨어 있어야 해요
늘 명랑한 웃음 잃지 말아요
그러면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면
세상은 아름답게 보여요.
신선한 이슬에
흠뻑 젖은
연보랏빛 나팔꽃이
온몸 곧추세우고
새벽 미명
아직은 흐릿한 어둠 속
힘차게 부는
나팔소리.
(3)
나팔꽃 / 정호승
한쪽 시력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4)
나팔꽃 / 이정자
나팔꽃의 꽃말이 덧없는
사랑, 허무한 사랑인 것은
한 번도 가닿지 못한 언제나
마음뿐인 혼자 사랑이기 때문이다
저 홀로 생각하며 꽃을 피우다,
아니다 싶으면 이내 접어버리는
그러다가도 떨치지 못한 미련이
집착으로 남아 외줄타기를 하는 까닭이다
마음의 바지랑대를 칭칭 감고
올라가보지만
길 없는 허공이기 때문이다
(5)
나팔꽃 / 박덕중
굳은 땅, 가녀린 목숨 박고
찌든 공간
권태로운 마당
한줌씩 웃음 피어 울린다.
가녀린 목숨의 마디마디
피어내는 웃음꽃
삶의 頂点을 향해
쭉쭉 뻗어 나가고
네 웃음 송이
어두운 마음 자락 밝혀 주면
네 목숨의 줄기 만큼
뻗어 가는 내 마음.
나팔꽃
네 화사한 웃음
천리만리 뻗어 가라
뚜뚜뚜 나팔 불어라.
(6)
나팔꽃의 기도 / 박인걸
줄사다리에 몸을 싣고
당신이 그리워
오르고 또 오릅니다.
밤길이 어두워
혹시라도 미끄러질까
보랏빛 등을
길목마다 밝혔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내 마음도 크게 흔들려
여기서 그만 멈출까
그러나 그럴 수 없습니다.
된서리가 내리기 전에
나는 당신을 보고 싶지만
그리 못할지라도
내년에 다시 오르기 위해
작은 씨앗을 묻어 두었습니다.
(7)
나팔꽃 / 오세영
땅이 아니라
아스팔트 위에서 피는 꽃도 있다.
어깨와 어깨를 메고
팔과 팔을 엮어
와와! 바리케이트를 넘는
그 향일성(向日性),
넝쿨들의 부단한 항쟁,
너에게
억압이란 있을 수 없다.
항상 푸른 하늘을 향해 자라는 너는
오히려
장벽을 꽃밭으로 일구는구나.
초연(硝煙) 가신 광장의 깃발들처럼
울타리 가득 뻗어 올라 빛을 향해서
만세!
총궐기한
빛 고운 우리 나라 6월 나팔꽃.
(8)
나팔꽃 / 나태주
담벼락
가파른 절벽을
벌벌 떨며 기어올라간
나팔꽃의 덩굴손이
꽃을 피웠다
눈부시다
성스럽다
나팔꽃은 하루 한나절을 피었다가
꼬질꼬질 배틀려 떨어지는 꽃
저녁 때 시들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아침 자취조차 없어졌다
그러나 빈 자리
그 어떤 덩굴손이나 이파리도
비껴서 갔다
나팔꽃 진 자리
더욱 눈부시다
성스럽다
가득하다
(9)
나팔꽃 / 나태주
여름날 아침, 눈부신 햇살 속에
피어나는 나팔꽃 속에는 젊으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어있다
얘야, 집안이 가난해서 그런 걸 어쩐다냐.
너도 나팔꽃을 좀 생각해보거라
주둥이가 넓고 시원스런 나팔꽃도
좁고 답답한 꽃 모가지가 그 밑에서
받쳐주고 있지 않더냐.
나는 나팔꽃 꽃 모가지가 될 수 없으니,
너는 꽃의 몸통쯤 되고
너의 자식들이나 꽃의 주둥이로
키워보려무나. 안돼요, 아버지.
안 된단 말이에요
왜 내가 나팔꽃 주둥이가 되어야지,
나팔꽃 몸통이 되느냔 말이에요!
여름날 아침, 해맑은 이슬 속에 피어나는
나팔꽃 속에는 아직도 대학에 보내달라
투덜대며 대어드는 어린 아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는 젊으신 아버지의
애끓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10)
나팔꽃 / 김건일
뼈가 없는 나
큰 뼈의 해바라기를 감고 타고 올라
해바라기와 같이 세상을 본다
질긴 힘줄로 친친 감고 올라
해바라기보다는 못하게 보이지만
해바라기가 보는 세상은 다 본다
큰 얼굴로 환히 웃는 해바라기
작은 얼굴로 그 턱밑에 딱 붙어서
웃는 눈길보다 더 찬찬히 세상을 본다
(11)
나팔꽃 / 강세화
세상에 제일 먼저 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겨난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아침에 햇살과 나란히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12)
나팔꽃 / 목필균
어둠에 지쳐
새벽 창문을 열면
나를 불러 세우는
붉은 나팔 소리
나이만큼 기운 담장을 타고
음표로 그려진
푸른 잎새의 노래
밤새
쏟아지던 비에
말끔하게 닦여진
환한 미소 따라
달려가는 귀바퀴
(13)
조금이었으므로 다였노라 / 김영승
이렇게 풍성히, 풍만히, 탐스럽게
나팔꽃이 수십, 수백 송이 활짝 피었으니
좋은 일이 있으려나 보다
아니 이렇게 나팔꽃이 활짝 핀 게 좋은 일
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 이상(以前)도
(14)
나팔꽃 우체국 / 송찬호
요즈음 간절기라서 꽃의
집배가 좀 더디다
그래도 누구든 생일날 아침이면
꽃나팔 불어준다
어제는 여름 꽃 시리즈 우표가
새로 들어왔다
요즘 꽃들은 향기가 없어
주소 찾기가 힘들다지만
너는 알지? 우리 꿀벌 통신들
언제나 부지런하다는 걸
혹시 너와 나 사이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다 하더라도
이 세계의 서사는 죽지 않으리라 믿는다
미래로 우리를 태우고 갈 꽃마차는
끝없이 갈라져 나가다가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저와 같은 나팔꽃 이야기일 테니까
올부터 우리는 그리운 옛
꽃씨를 모으는 중이다
보내는 주소는, 조그만 종이봉투
나팔꽃 사서함
우리 동네 꽃동네 나팔꽃 우체국
(15)
나팔꽃 / 김명배
아침마다 눈물로 꽃을 빚어도
네 가슴속의
꽃으로 피어나지 못한다면,
한세상 오래 사느니보다
또 한세상 더 사는 게 낫지 않니.
태초의 하늘 그 푸른
약속만 다시 지켜진다면.
(16)
나팔꽃 / 김명배
먼 산을 바라보면, 왜
눈물이 고일까.
그 너머
그 너머를 생각하면, 왜
서러울까.
가고 오는 것이
무엇이길래.
오요요 나팔꽃, 왜
먼 산을
바라보는가.
오요요 나팔꽃, 왜
그 너머
그 너머를 생각하는가.
(17)
나팔꽃 / 송수권
바지랑대 끝 더는 꼬일 것이
없어서 끝이다 끝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나팔꽃 줄기는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
꼬여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아침 구름 두어 점, 이슬 몇 방울
더 움직이는 바지랑대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덩굴손까지 흘러나와 허공을 감아쥐고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젠 포기하고 되돌아올 때도
되었거니 하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가냘픈 줄기에 두세 개의 종(鐘)까지
매어달고 아침 하늘에다 은은한 종소리를
퍼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더 꼬일 것이 없다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우리의 아픔도 더 한 번 길게
꼬여서 푸른 종소리는 나는 법일까
(18)
나팔꽃과 개미 / 고영민
나팔꽃을 들여다보니 그 속
개미 서너 마리가 들어있다
하느님은 가장 작은 너희들에게
나팔꽃을 불게 하시니
나팔꽃은 천천히 하늘로 기어오르고
하루하루의 푸른 넝쿨줄기
개미의 걸음을 따라가면
나팔꽃의 환한 목젖
그 너머
개미는 어깨에 저보다
큰 나팔꽃을 둘러메고
둥둥, 하늘 북소리를 따라
입 안 가득 채운 입김을
꽃속에 불어넣으니
아, 이 아침은 온통 강림하는
보랏빛 나팔소리와 함께
(19)
나팔꽃 / 이영광
가시 난 대추나무를 친친 감고
올라간 나팔꽃 줄기, 그대를 망설이면서도
징하게 닿고 싶던 그날의 몸살 같아
끝까지 올라갈 수 없어 그만 자기의 끝에서
망울지는 꽃봉오리, 사랑이란 가시나무
한그루를 알몸으로 품는 일 아니겠느냐
입을 활짝 벌린 침묵 아니겠느냐
(20)
나팔꽃 봉오리 하나가 / 이윤학
나팔꽃 봉오리 하나가
내 창문에 와 귀를 대고
뭔가를 엿듣기 시작했다
닫힌 창문 곁에 와
한낮의 방충망에 귀를 대고
고요한 방 안을 탐색하고 있었다
돌아와 창문을 열면
나팔꽃 봉오리 하나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묵묵히 지켜보던 나팔꽃 봉오리 하나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향기를 전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내 창문은 안에서 닫혀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팔꽃 봉오리는 창문을 등지고 있었다
나는 그때에야 나팔꽃처럼 창문 밖
드넓은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21)
나팔꽃들의 행진(行進) / 신현정
이른 아침, 마당 수도가에 나와
양치 및 세수 하다 나팔꽃 핀 것 보면서
아ㅡ 아ㅡ 아 입안에서 물을 우물거리다
문득 나팔꽃을 따라 높다랗게 오르고 싶어지다
나팔을 불면서 오르고 싶어지다
이대로 줄 타는 광대이면 어떨까 싶어지다
신명이 좀 나면 어때서, 아뿔사 발을 헛딛는
척도 해볼까나 나팔을 일부러 놓아버릴까나
나팔을 아래로 아래로 까마득히
떨어뜨려보고 싶어지다
나팔을 불며 춤추듯 나팔을 불며
높다랗게 오르며 나팔을 떨어뜨리며.
(22)
나팔꽃이 피면 / 곽재구
나팔꽃이 피면
함남 도안에 살았다던
이모 생각이 나
여학교 작문 시간
일본말 하이꾸가 쓰기 싫어
원고지 빈 칸마다
나팔꽃 한 송이를 새겼다던
눈이 맑은 이모 생각이 나
함남 도안
백석이 쩔쩔 끓는 귀리차를 마시며
고원선 막차를 기다리던 곳
기다리다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았던 곳
나팔꽃이 피면
낡은 가족 사진 속
백석에게 연애 편지
백 섬도 썼다는
이모 생각이 나
(23)
나팔꽃 씨 / 정병근
녹슨 쇠울타리에
말라 죽은 나팔꽃 줄기는
죽는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기어간
나팔꽃의 길이다
줄기에 조롱조롱 달린 씨방을
손톱으로 누르자
깍지를 탈탈 털고
네 알씩 여섯 알씩 까만 씨들이
튀어나온다
손바닥 안의 팔만 대장경
무광택의 암흑 물질이
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마음에 새기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이냐
살아서 기어오르라는
단 하나의 말씀으로 빽빽한
환약 같은 나팔꽃 씨
입속에 털어넣고 물을 마셨다
오늘 밤, 온 몸에 나팔꽃 문신이 번져
나는 한 철 환할 것이다
(24)
나팔꽃 / 문효치
담벼락을 부여잡고
부르는 노래는 무엇일까?
한사코 달아나는 하늘의 꼬리를
잡고 늘어지며 부르는 노래는 무엇일까?
나팔 소리에 귀 시끄러운 세상
이제도 더 불러야 할 노래가 있느냐.
(25)
나팔꽃 / 백우선
나팔을 불어 버릴까
아침부터 용용 나팔을 불어 버릴까
간밤 이 방의 꽃불 회오리
열대야로 달구던 뒤엉킴의 꽃잠을
동네방네 죄다 까발려 버릴까
짙붉은 이 방의 불봄 속내
깊고 큰 입으로 내벌려 보지만
밤내 염천봄 홀로 앓다가
말의 길, 말의 문 왼통 막혀
그놈의 꽃입만 벙긋벙긋
(26)
나팔꽃 / 명서영
어느 바람에 실려 여기까지 왔을까?
아파트 잔디에 싹을 낸 나팔 꽃
나무 감아 밟고 벽 꼭 붙잡고 서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제비꽃
쳐다보며 예쁘다 하니
나팔꽃 보라색 띄었을까?
분홍 장미 어루만지는 사람들 바라보고
분홍빛 띄었을까?
분홍도 보라도 아닌 푸르스름한 나팔꽃
분홍에서 보라로 보라에서
분홍으로 가는 길에는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피어 있다
그 아이들 중 교통사고로 부모 잃고
고아원에 있다 큰집으로 온 인혜,
하얀 덧니 쌩긋 보인다
말수는 적지만
오래전부터 사귄 친구처럼 인혜는
아이들 속 소담소담 피어있다
땡볕 더욱 진한 색의 나팔꽃
하늘 향해 두 손 번쩍 들고 까르르 웃다
도담도담 한 뼘 더 자란다
(27)
나팔꽃 / 허영자
아무리 슬퍼도 울음일랑 삼킬 일
아무리 괴로워도 웃음일랑 잃지 말 일
아침에 피는 나팔꽃 타이르네 가만히
(28)
나팔꽃 / 권대웅
문간방에 세 들어 살던 젊은 부부
단칸방이어도 신혼이면
날마다 동방화촉(洞房華燭)인 것을
그 환한 꽃방에서
부지런히
문 열어주고 배웅하며 드나들더니
어느새 문간방 반쯤 열려진 창문으로
갓 낳은 아이
야물딱지게 맺힌 까만 눈동자
똘망똘망 생겼어라
여름이 끝나갈 무렵
돈 모아 이사 나가고 싶었던 골목집
어머니 아버지가 살던
저 나팔꽃 방 속
(29)
나팔꽃 피는 책 / 박라연
붉고 푸른 내력
페이지마다 나팔꽃으로 번져
눈부시지만
오르는 길만 쥐고 태어나
한정 없이 오르며 사는 저 손을
욕(慾)이라고 읽어도 되나
줄이 끝나면 허공이라도 감아 오르는
저 간절함을 욕(辱)이라고 읽어도 되나
허공마저 툭, 놓아버리는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 부디
어디에든 걸려서
살아만 있으라고 조바심쳐도 되나
책 속의 손이라서
좀처럼 잡히지 않을 때 말라깽이
제 몸이라도 칭칭 감아 오르는
저 붉고 푸른 피에게
애독자로서
넓고 편한 옆길쯤은 일러줘야 하나
더 이상 오를 수 없어 다친 마음들을
대신 꽃피워 이른 아침 우울한 창문마다
환한 얼굴로 불 밝히려는 헌신으로
읽어줘야 하나
(30)
나팔꽃 / 임영조
하늘과 땅을 배접하는
담홍빛 파안대소가
미명을 말아 올려 환하다
누구든 붙들고 싶어
어디든 잡을 줄만 있다면
더 멀리 더 높이 오르고 싶어
눈먼 고집이 허공에 길을 낸다
하늘이 동했을까?
남의 집 추녀 밑에 깨금발 딛고
쭈뼛대던 조막손이 어렵쇼!
훤칠한 욕망의 덩굴손 뻗어 감히
푸른 하늘 움켜쥐고 오르는
오, 화려한 등극이여!
친애하는 민초 여러분,
나는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
세상을 향해 또 무슨 나발을 불든
오늘만은 다 곧이듣고 싶구나
옳소! 옳소! 박수 치고 싶구나
아슬아슬 줄타듯 살아온 생이
남몰래 별러온 질긴 야망이
졸지에 천하를 장악하듯 여봐라!
큰소리치는, 저 현란한 수사가
이 나이를 마구 가렵게 한다
너무나 통속적인 드라마처럼.
행복을 찾는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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