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5ㆍ16군사혁명 겪다
이영백
초교 시절 6년 동안이 정치나 사회적으로 급변하였다. 정치가들이 너무 무능하여 “군인”들이 5월 16일에 군사혁명을 일으켰다. 사회가 너무 혼란하여 혁명이 일어나는 것도 당연한 것이 되고 말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5학년 때 반장은 부잣집 아들이 하고, 나는 임시 의장을 맡아 학급 회의를 진행하였다. 꽤 더러운, 꼭 무슨 정치하는 모습 같아 가난한 우리 집이 원망스러웠다. 교실 환경 정리(새 소식)도 내가 맡았다. 5월 16일 화요일 셋째 시간 마치고 쉬는 시간에 교무실 다녀오신 담임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가져온 신문을 오려서 새 소식란을 급히 만들어 붙이라 하였다. 그 내용은 “16일 새벽, 군‘쿠데타’발생”- 군사혁명위원회 조직 - 수도서울을 완전 점령, 행정ㆍ입법ㆍ사법부 장악 - 장도영 중장ㆍ박정희 소장ㆍ김윤근 준장. 그것도 무시무시한 탱크 몰고 나오는 사진과 함께 잘라내어 그것을 게시하였다. 혁명이 무엇인가? 그 어린 나이에서는 잘 몰랐다.
바로 숙제가 쏟아졌다. 혁명 공약을 외우라고 하였다. 1.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 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 2. 유엔헌장을 준수하고 국제협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미국을 위시한 자유우방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 3. 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 도의와 민족정기를 다시 바로 잡기 위하여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킨다. 4.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시급히 해결하고 국가자주경제 재건에 총력을 경주한다. 5. 민족적 숙원인 국토통일을 위하여 공산주의와 대결할 수 있는 실력배양에 전력을 집중한다. 6.(군인)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 본연의 임무에 복귀할 준비를 갖춘다. (민간)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을 조속히 성취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의 굳건한 토대를 이룩하기 위하여 우리는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혁명정부는 초등학생을 통하여 이 혁명 공약을 암송하게 하여 적확히 알리는 방법이었으니 참 대단한 방법이다.
사라호 태풍 맞고, 4ㆍ19, 5ㆍ16 등 겪었다. 거듭난 나의 어린 날이다.
첫댓글 엽서수필 시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