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일출은 늦은거 같고 그냥 게겨본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곳에서 설마 해장하자고 깨우시진 않겠지 하는 안도감(?)으로 다시 살짝 잠이 들었다. 아침준비하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눈을 뜨니 거의 다 나갔고 10명정도 방에 남아있다. 우린 한방에서 잠잔 인연으로 어제 같은 길을 걸어 올라온 사람들로써 공감하는 마음으로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었다. 달구경 했다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생각도 못하고 그냥 디비잠만 잤다고 안까까워 들 한다...이럴땐 으쓱~~ 아직 자는 사람들이 살짝 짜증을 낸다.. -10명중 7명이 깼는데 3사람을 위해 조용하라....?!...그건 형평성에 어긋나는데... -진짜 이만큼 일어 났으면 이야기를 해도 실례가 될것 같진 않은데.. 이소리에 두번다시 말이 없다..ㅋㅋㅋ 세수를 못한탓에 물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고 썬크림을 바르고 밖으로 나갔다.. 벌써 나와 아침준비를 하고 있겠지...생각하며 나갔는데...어라~안계시네..?! -우리만 빼고 일출 보러 건거 아녀..?! -그르게................ 그냥 있기도 머해서 샘에 물이나 떠오자며 빈명을 들고 샘으로 향했다. 무신 150M가 500m가 넘게 느껴진다. 그 비탈에서도 자라잡고 비박한 사람들이 있다.. 부럽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고 저러고싶을까 싶기도하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 가물어서인지 샘에 물이 많지 않다. 물을 받고 울여보야는 머리에 물을 살짝바르고...일명 "물무스"라고 들어 보셨나염.?!...^^ * 물을 받아 오니 바이스님이 어슬렁 거리는게 보인다. 곧이어 촌장님이 일출을 보고 내려오신다..순 이기주의다..우쒸~ 혼자 달의몰락을 보고 혼자일출을 보고 함께보지 않은것을 안타까워하지 않고 혼자본것을 우리에게 자랑만하는 이기주의다 싶어 초~큼~부아가 치민다...^^ 바이스님이 끓여주신 만두에 어제저녁에 먹다남긴 밥을 말아 아침을 먹고 딱 한잔씩만(술이 없어 더 하고 싶어두 못했뜸..^^) 해장을 했다. 이제 먹을거 많이 소진 했으니 베낭도 약간 가벼워 졌으라 싶었는데...데체 그렇게 먹었는데도 왜 베낭은 그대로 인지..쩝~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소청산장을 폐쇄시킨다 하여 반대서명을 받고 있다..우리도 모두 서명하고... 9시넘어 소청산장을 출발했다. 또 올라간다...아침부터 힘드러 둑을거 같다... 짐은 배에 넣고(?)가는거 보다는 그래도 등에 지고 가는게 덜 힘든거 같다..ㅜㅜ 희운각산장을 향해 가는데 누군가 나를 부른다고 울 여보야가 그런다.. 아는 사람이 없는데...두리번 거리는데 바로위에서"녹수~"한다. 깜짝 놀라 올려보니 우리 백동회촌무님이다..헐~지리산에서두 만났었는뎅...ㅜㅜ -아니 추석에 왜 추석 안지내고 산에 왔데여?! -추석을 산에서 보내지 그럼 어디서 보내...! -그르니까여...ㅋㅋㅋ -어디로가..? -저흰 공룡가려구염.. -누구랑 왔어?! -친구들하구염..언니는요?! -난 동생네랑....암튼 희운각서 보자... -네에~~~ 그언니는 지난번 지리산에서두 만났었는데...설악에서 또 만나다니...에궁~ 도데체 서울에서는 한번도 못만나는데 산에서 우연히 두번이나 만나지는 건 무신 경우냐고..^^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길은 왕복통행이 가능한 계단이다... 그옛날엔 진짜 쫍디쫍은 계단이 일방통행이었던게 기억나는데.. 내려가면서 어쩌다 발 예기가 나왔는데 촌장님도 바이스님도 모두 발이 작으시다고 하신다.. -솔채님 솔채님 솔채님 발이 더 작게 내발이 더 작게..?! -그래도 바이스님 발보단 제거 코~큼 더 작을꺼 같은데요.. -솔채님 발 얼만한데..?! -저는....머....그리 짝지는 않지만....그리 크지도 인은...135인디요......쩝~ -나보도 쪼끔 더 작긴하네.... -오빠들....우스게 소리 하나....발이 짝으믐 ....머.....두....짝다 하던데.....그게 머....게에....?! -야~야하게 그런소리를....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사람들이 웃겨....머가 야하다는건여...데체 무슨 빨~간..생각들을 하시는거여...?!...발이짝으믄 신발도 짝다는건데....먼 상상을 한거여...?! -..............큭큭큭............ -이런~~ㅉㅉㅉㅉㅉ...넘 오래 굶은겨(?)...띨띨한 청춘들 같으니라구...ㅉㅉㅉ............ㅋㅋㅋ * 희운각으로 내려서면서도 단풍은 더욱 화려한 색을 뽐내고 있다...이제곧 나무는 성장을 멈추고 기나긴 동안거에 들어가리라... 자연의 섭리라는건 어찌나 오묘한지... 제 순서를 기다렸다 피고 지우고 떠날땐 가장 아름다운 보습을 미련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희운각에는 역시 사람들이 많다. 우린 잠시만 쉬었다 다시 출발했다. 모두들 오른쪽 하산로로 가는데...우앙~우리만 왼쪽으로 들어간다.. -아~~다들 저리로 가는데 우리도 저리로 가야하지 않을까염..?! -한적하니 좋차너..어여와아~~ -아~다리아파 둑을꺼 같은뎅...ㅜㅜ -엄살피지말고 와.. 도데체 사람말을 믿지를 않는다..내가 얼마나 힘든데 왜 안믿냐고..씨~ 뒤에서 촌장님이 봉우리가 한 7개 되냐고 물으신다.. -한 열개는 안될껄요.. -바이스 오빠 바보지?!...촌장님이 열개 넘냐고 물었냐고요..7곱개정도 대냐고 물었는데 당근 10개는 안대겠지..이런경우를 사자성어로 머라 하는지 아세염?!.. -먼데..?! -...대화단절!!!....ㅋㅋㅋ 그러자 촌장님이 ...대화거절..도 있어...하신다...큭큭큭 첫입새는 거의 바이스님께 시비와 도전이다...^^ 바람은 왜 또 그렇게 지랄스럽게 부는지.. 바람이란게 그렇게 시끄러운 애(?)라는걸 첨 알았다.. 끝도 없이 우리 귓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하긴 어제밤에 조용했으니 그럴만도 하겠지..^^ 바람이 거세서 구름을 다 날려 버렸는지 시야는 깨끗해서 조망은 끝내준다. * 한참을 공룍능선의 아름다움을 감탄하고 가다 아껴 두었던 맥주를 후다닥 한모금 마셨다..햐~~~~~ 말이 필요없다...남은 하나와 막걸리는 아꼈다 나중에 먹기로 하고.. 역시 등때기 땀띠나게 지고온 보람을 온몸 구석구석 느끼는 순간이랄까..(머...내가 아니고 오빠들이..ㅋㅋ)...^^ 남아있는 야생화가 거의 없다는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일까.. 하긴 단풍을 보면서 야생화까지 보려 한다면 그야말로 욕심이겠지.. 그나마 남아있는 야생화는 붉은 깃털같은 산오이풀 정도다.. 이미 지고 흔적만 아스라히 남은 에델바이스가 우리를..특히 바이스님을 안타깝게 했다.. 그냥 스쳐 지나칠뻔한 풍경도 놓치지 않고 다 구경시켜주시는 바이스님께 지금에사 초~큼 감사를 드린다.. 날 너무 많이 놀려먹고 울여보야랑 솔채사이를 이간질을 많이 해서 아주 초큼만 감사드릴려고 한다(난 아주 현실적이당..)...^^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너무 놀멍쉬멍 했다간 어두워 내려가겠다 싶어 그리 많이 쉬는건 자제 하기로 했다... 예전에 대간을 할땐 목적 산행이었고 코스가 길었던 탓에 그저 가기 바빴는데...이렇게 행락(?)산행을 와서 설악의 속내를 구석구석 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 너무 오래전이라 골룡능선에 대한 기억은 단 하나도 없다.. 첫 입새에선 막막하기만 하여 그냥 내려 갔으면...하는 생각이 없쟎았는데...역시 산은 어느산 어느구간이고 일단 가면 후회는 없다. 쫌더 욕심을 부리자면 그 산에 대해 잘아는 누군가를 대동한다면 훨씬더 알뜰히 속속들이 보고 올수 있는 것이고... * 바람은 지치지도 않고 불어대는데 그래도 아직은 10월초인지라 춥지는 않아 천만 다행이다. 끝도 없는 오르막 길을 올라 가는데 어린애둘을 데리고 그길을 내려오는 부부를 만났다. 깜짝 놀랐다.. 애들이 몸이 가벼워 잘 걷는다고는 하지만 미끄러져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려고..운동화에 추리닝 차림의 아이들을 데리고 공룡능선을 온단 말인다. 조심하시라 인사하고 한참을 아이들 걱정을 했더니 촌장님 왈... -솔채 이런 경우를 사자성어로 머라 하는지 알아..?! -엉..?!...모르겠는뎅.. -...아동학대...라고 하는거야... -하하하하하..맞네 마저...아~진짜 미치겠다..힘들어 죽겠는데 웃기고 있어....하하하하하..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게 올라가고 있는데 한바탕 웃었더니 온몸에 힘이 쫘악~빠져버린다. 앞서가던 바이스님과 울여보야는 무슨일인가 하고 내려다 보는데 끝도 없이 웃음이 나온다.. 예전에 샘이 있었다는 계곡에서 샘을 찾았는데 바짝말라 버리고 없다...가을 가뭄이 심하다더니 진짜 그런가 보다.. 그 샘만 믿고 물을 조금만 가져 왔는데...다행히 여름이 아니라 물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봉우리 두개를 남겨두고 두번째 샘이 있다는 계곡에서 역시 물이라곤 겨우 웅덩이에 고일 정도로 허접하다. 일단 그곳에서 아껴 두었던 맥주와 막걸리를 마저 마시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햐~술이 아니고 거의 생명수 수준이다...시에라컵에 가득따라 돌려가며 한모금씩 마시는 맥주에 과일 한쪽.... 바이스님이 물을 어떻게 한번 담아 보자신다. 어..?!..일단 바이스님이 저래 말씀 하심 다음샘에도 물이 없을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담기엔 너무나 허접하다.. 조금 내려가 바위에 흐르는 물을 시에라 컵에 받았다...받아진다..흐르는 물이고 나름깨끗하다.. 어째든 식수 정도는 아직있고 라면 먹을때 쓸 물이라 끓여먹을 거니깐.....조심스럽게 받아 물통에 담았다. 지나가던 사람이 약초 썩은 물이니 맛이나 보자시기에 한모금 드렸더니 물맛이 괜찮다 신다... 흘끔보니 물 마시고....안 죽..는..다...ㅋㅋㅋ.. 그래서 한통 다 받고 우리도 한모금씩 물맛을 봤다..머..나쁘진 않다.^^ * 마등령 아래 삼거리에는 사람들이 또 바글 거린다... 우린 나름 바람 적을 듯한 곳에서 자리를 잡고 라면을 깨냈다. 약간 시장기가 도는데 촌장님은 그냥 있는거 대충 먹자신다. -배 안고푸세여?!..젤로 많이 먹쟎아요..?!ㅋㅋㅋ -머 별로 안고픈데...(믿을수가 없다..!!!) -허~옛말에 마님배가 부르면 종 배도 부른줄 안다 하더니..그겁나까염?!.ㅉㅉㅉ -우린 여기서 꼭 라면을 먹어야겠거든요..그래야 지고온 라면이 슬프지 않고 그게 라면에 대한 예의 지요.. -그럼 두개만 끓여.. -난하나 다 먹을꺼야.. -나두.. -나두.. -난 반개.... -그럼 우리셋은 다 하나씩이고 촌장님만 반개니깐.....3개반...나머지 반은 우리 생라면으로 먹자..ㅋㅋㅋ암튼 오빠는 반개 이상드시면 여기 살악에서 걍 못내려갈줄 아세염...ㅋㅋㅋ 버너에 불을 피우고 계곡에서 조심스럽게 받아온 물을 붓고... 일단 먹을건 다아~끄내 여기서 모두 먹고 가자요... 코펠에 김치를 넣고 남았던 버섯을 넣고 바글바글 끓여서...흡~꼴깍.. 진짜 둘이 먹다 하나 없어져도 모를 라면맛이다...게눈 감추듯 코펠하나 가득 끓인 라면은 순식간에 국물까지 없어지고... 내가 장담하는데 촌장님은 반개 이상 드셨다..!!! 이제 베낭에 남은건 그 알량한 식수 조금이 다다.. 지고온 먹을거리를 다 먹고 내려가는 기분은 그야말로 짱이다..헛고생 한게 아니란 만족감이 드니까.. * 그곳에서 오세암을 향해 빠르게 내려갔다. 중간중간 단풍이 우릴 사로잡았고 우린 돌계단 잘 놓여진 길을 따라 부지런히 내려오는데..퍼억~~하는 소리가 난다. 깜짝놀라 돌아보니 울여보야가 베낭은 튕겨져 나가고 넘어져있다. 우린 진짜 모두 기겁을 했었다.. 베낭이 저 정도로 날아갈(?)지경이면 발목을 크게 다쳤지 싶어... 베낭을 내리려다 중심을 잃어 베낭으로 인해 더 다칠까봐 집어 던지며 넘어졌단다.. 휴~~다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근데 잘 가다 베낭을 왜 갑자기 내리려고 했엉..?! -더워서 옷을 벗으려고 하다가 중심을 잃었엉...ㅜㅜ -아~쓰파~~그럼 서서 베낭을 벗어야 할꺼 아녀~~그러다 다치면 어케에~~ -미...안....혀... -마이~아프나...?! -엉....ㅜㅜ -나두 아프다....ㅋㅋㅋ 두 오빠들의 절규와 야유소리....아~우~~~우~~~~~ -꼬우면 오빠들도 커플해서 사겨어~~~ㅋㅋㅋ -진짜 괜찮은겨..?! -괜찮아.. -역쉬~~울 여보야는 운동을 해서 낙법으로 넘어진게야...역쉬역쉬~~어쩜 울여보야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아 훈늉해훈뉸해~~ -으~~아~오~~오~~~~눈뜨고 못보겠다....뷃~~ 한참을 수런거리다 다시 정재하고 오세암을 향해 전력질주로.. 그때 발담그고 라면 먹던 게곡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은 흔적도 없다. 간단하게 기념사진만 찍고 부지런히 내려갔다. 길좋은 곳에서 갑자기 바이스님이 속력을 내신다. 우린 덩덜아 최대한 빨리 따라 걸었다. 지칠즈음이었는데 갑자기 막 빨리 걸으니 다른생각 할 새도 없이 우리역시 따라 부지런히 걸었다. * 예상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백담사에 도착해서 가볍게 발을 씻고 용대리행 버스를 타고 용대리에 오니 어둑어둑해 진다. 설악산엔 어제보다 더 둥근 달이 떠올라 우릴 지켜보고 있고 우린 다시한번 만족감과 행복감에 달님께 감사를 드렸다. 정리할꺼 대충 정리하고 차에 막 올랐는데 어라~~갑자기 비가 오시네.. 역시....우리가 부지런히 걷지 않았다면 백담사쯤에서 비를 만났으리라..물론 많이 온건 아니지만 놀랄 만큼은 왔다. 참 알수 없는 날씨다..하늘엔 쟁반같이 둥근달이...그리고 비가 오는건 또 먼데..?!..장난하나고..?! 일단 속초가서 바이스님이 아는 물회집에 가서 물회 한사발씩 먹고 올라갈지 낼갈지를 결정하기로 하고 속초로 향했다. 물어물어 찾아간 물회집은 명절이라 문을 닫았고(돈 많이 벌었단거여?!)..근처 아무데나 들어 갔는데 눈튀어 나오게 바싸다. 쓰파~~암튼 현지가 더 비싸고 난리야...ㅉㅉㅉ 우린 지난번에 갔던 물치(?)항에서 역시 수억하는 비싼회를 그저 자연산이라기에 믿고(참고로 난 자연산 양식 구분못한다. 걍 다맛있다.쩝..)먹었다... 돈 아까워 둑는지 알았다... 먹으면서 술을 한잔하니 저녁먹고 걍 서울로 가잔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달라진다...노곤해 지면서... 그래서 낼 가기로 결정이 자연스레 내려지고..두 커플(?)이었으므로 최대한 값싼방을 찾아..내가 아는 집에 가니 방이 없다. 바이스님이 택시기사님께 물어 찾아간곳.."외옹치 하우스"....맘에 든다. 바다가 보이고 가격도 착~하다... 가볍게 맥주를 사서 마시고 너무 피곤했으므로...휘영청 밝은 달아래 해변에서 한잔마시는 그 낭만을 누리지 못하고 다들.... 그냥 술을 산짝 마셨는데 취기가 돈다.. 내일은 아침부터 출발해서 세월아~내월아~감 대니까 머.....ZZZ * 2009년 10월9일....쇠의날 오후에...술을 초~큼 마시는게 금요일에 대한 예의거늘... 금요일에 대한 예의도 못 지키고....솔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