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은 작아도 대단한 것이 참 많아. 길앞잡이가 사람만큼 크다면, 100m를 0.4초 만에 뛸 수 있어. 개미는 저보다 30배 무거운 것도 들어 올리는 천하장사야. 반딧불이는 캄캄한 밤에 반짝반짝 불빛을 내지.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는 또 어떻고!
소금쟁이는 잔잔하게 고인 물에 모여 살아. 미끄러지듯 우아하게 물 위를 걸어 다니지. 도대체 방법이 뭘까? 우선 소금쟁이는 엄청나게 가벼워. 몸무게가 0.02g밖에 되지 않아. 또 몸, 특히 다리에 솜털이 엄청 빽빽하게 나 있어. 기름기가 많은 털이라 물에 젖지 않지. 소금쟁이의 발에는 앞끝발톱이 있어서 물에 쏙 빠지지 않는단다. 이건 아주 작아서 현미경으로 보아야 해.
▲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곤충')
소금쟁이의 생김새를 좀 더 살펴볼까? 머리 양쪽에는 반짝이는 검은 눈이 툭 튀어나와 있어. 가느다란 더듬이는 하나로 쭉 이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네 마디로 나뉘어 있지. 소금쟁이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넓게 벌린 기다란 다리 두 쌍일 거야. 소금쟁이의 다리는 모두 세 쌍인 데 머리 앞쪽으로 가지런히 모은 앞다리가 훨씬 짧단다. 앞다리는 먹이를 붙드는 데 쓰여. 소금쟁이는 먹이를 붙잡고 뾰족한 주둥이를 쿡 찔러 넣은 다음, 침을 흘려 넣어 죽처럼 만든 뒤에 쪽쪽 빨아 먹어. 보다시피 힘이 세진 않아서, 사냥을 하기보단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죽은 곤충을 주로 먹고 산단다.
소금쟁이는 눈도 좋지 않은데 어떻게 먹이를 찾을까? 소금쟁이 다리털은 먹이를 찾는 레이더야. 물 위에 떠다니는 먹이가 살랑살랑 잔물결을 일으키면, 먹이가 어디 있는지 금방 알아차리거든. 이런 식으로 하루에 곤충을 5~10마리쯤 먹어 치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날씨가 너무 가물어서 물이 별로 없거나 소금쟁이 숫자가 너무 많으면 서로 잡아먹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