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파랑새봉리지(2006.10.12/목요일) 사고는 후등자가 추락을 하면서 선.후등 등반자가 함께 목숨을 잃은 사고였다. 리지는 선등자가 확보후 후등자를 올리고 다시 선등자가 출발을 해야 하는 반복적인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때로는 자연지형상 그렇지 못 할 때가있다. 그것은 자연지형상 안전지역이라고 느껴 질 때, 후등자의 등반실력을 믿는 경우, 자연에 대한도취, 시간적인문제, 등등 많은 요소를 안고 리지에서의 안자일렌 등반이 이루어진다.
모든 등반이 그러하듯이 선등자는 자일을 잡은 후등자를 믿고 등반을 시작한다. 선등자가 확보가 끝나면 그 다음 후등자가 오르는 것이다. 후등자는 반드시 선등자의 지시에 따라 등반이 이루어져야하고 선등자가 등반을 진행했다면 후등자는 선등자가 등반이 완료 될 때 까지 시선을 집중해야하고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이번 후등자 추락으로 선.후등 등반자가 함께 목숨을 잃으리라고는 등반자들도 예상치 않았을 것이다. 이번등반은 한 피치식 오르는 암벽등반과는 달리 리지 등반에서 시스템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는 함께 몸을 묶고 능선을 걸으며 암릉을 넘는 안자일렌 등반인 것이다. 그러니까 자일을 함께 묶은 안자일렌 등반은 후등자도 선등자가 되는 것이다. 후등자가 추락하면 선등자가 추락을 하는것이다.
낮은 산이던 높은 산이던 등반자들은 안전등반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귀중한 2명의 생명을 잃어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고귀하고 귀중한 것이다. 조금만 더 등반자 모두가 확보에 대한 세심한 등반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리지,암벽,워킹 모두가 초입에서 등반을 시작해 하산 할 때까지 등반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등반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 잊지말아야한다.
코등 35기를 졸업한 "엄기준" 의 등반은 조심스럽고 돌다리도 두 두려가는 세심한 부분이 있다. 설치할 수 있는 프랜드 및 다양한 캠을 넉넉히 가지고 등반을 하는 그였다. 확보 및 설치를 자주 하는 것은 선등자의 바람직한 등반방식이었다. 졸업 후 등반열정이 강했던 35기 악우들은 산하에서 그 활동이 많았다. 그중 푸른하늘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엄기준"도 그러했다. "엄기준"은 그로부터 봔트클럽 산악회에 가입 후 클리프행어 라는 인터넷 쇼핑물을 시작으로 산악동영상까지 꿈을 펼쳐가며 클라이밍을 산악인 및 일반인들에게 현실감 있게 전달하였고 산악 동영상에 대한 시도이자 개척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엄기준"은 인터넷 쇼핑물도 산악동영상도 아닌 그의 꿈은 등산장비점이 꿈이었다. 졸업 후 그해 처음 "엄기준"을 산하에서 만 난 것은 용화산 새남바위였다. 웃음을 지어보이던 "엄기준"의 그 기억이 새롭다.
그러한 그가 북한산 파랑새봉리지 등반 중 그 꿈을 모두 져버려야했다. 35기 동기이며 후배이기도한 "엄기준"과 때론 둘이서 산하에서 자일을 잡아온 나로서는 한 악우를 잃었다는 소식에 억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푸른하늘 (엄기준) 은 산하를 떠났지만 저 세상에서나마 못 다한 오름 지기를 할 것이다. 평소 그가 설악산과 인수봉을 찾으면 걸어달라며 제작해 건네준 클리프행어가 새겨진 2개의 슬링을 설악산과 인수봉에 남기며 "기준"의 가는 길에 명복을 빈다.
TO. 기준
오늘 아침 인수봉을 올랐다네. 우리가 서로 각기 다른 옆 루트를 오르며 처음 만났던 그곳... 봔트길 양지바른 곳에 슬링을 걸어주었다네. 이제 편히 좋은 나라로 갔을 거라 믿네. 눈 내리는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설악의 노루목을 지나 남은 1개의 슬링을 설악에 걸어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