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친구한테서 엔엘시시 관련주들이 뜰거라고 들었다.
"그래?" "엔엘시시가 뭔데?"하고 물었다.
"IT와 관련된 것으로 미래 자동차와도 관련이 있다"과 하면서 자기도 잘 모른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인터넷에서 엔엘시시를 검색해 보니 무슨 가수그룹 이름으로 나왔다.
가수이름은 아닐테고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엠엘시시를 구글에서 찾아보니 관련된 사항들이 죽 따라 나왔다.
MLCC 란 Multi Layer Ceramic Capacitor 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적층 세라믹 축전지이다. 축전지라고 하면 보통 자동차 시동용 납축전지를 떠올리지만 아주 작은 크기의 it 소자도 있다.
가만 있자. 커패시터라! 콘덴서와 같은 말로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가 아닌가.
대학1학년 때 전자회로를 한 학기 동안 공부하고 또 학기말에 실습으로 트랜지스터까지 부품을 사다가 만들기도 했다.
어떤 친구는 트랜지스트 라디오를 조립하긴 했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방학인데도 집에도 못가고 기숙사에 남아서 끙끙대며 남땜된 기판에서
이것 저것 부품을 뜯어서 다시 조립하여 납땜을 마침으로써 겨우 합격하기도 하였다. 그 때 제일 늦게까지 애를 먹었던 친구가 엊그제 전화한 바로 그 사람이다.
배를 타면서 옛날에는 자동화가 안 돼 있어서 1960년대까지만 해도 기관실에서 엔지니어는 '정(일본말로 다가네)과 망치'만 있으면 어던 고장이라도 고쳐서 수리를 했었다. 그런데 60년대말 육상 경기가 호황을 맞이하자 북유럽에서는 선원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야간에는 당직을 서지 않아도 되는 자동화선박을 만들었고 이를 최초로 선급에 적용한 나라가 노르웨이로 NV가 1967년인가 인증을 했다. 그후 10여년이 지난 1978년에 일본 산꼬라는 해운회사에 송출선원으로 나가서 야간당직을 서지 않는 무인화선인 일본선급 NK의 M0선인 LPG선을 탔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LPG선도 못 만들었고 일본에선 LPG선은 겨우 만들었고 LNG선은 만들지 못했다. LPG선을 타면서 오후 4시에 첵크리스트를 들고 한 시간 가량 이상유무를 첵크를 한 다음 이상이 없으면 기관조작 핸들을 브릿지로 올려주고 기관실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기계장치가 감시를 하게 되었다. 해운경기가 나아지자 육상에 올라갔던 나이 많은 선배들이 너도 나도 배를 타겠다고 나왔다. 그런데 막상 배에 올라보니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졌으므로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는 일이라곤 저녁 때 훌라판이나 벌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자고나면 쌀이 한가마니씩 떨어졌다.
그러면 MLCC가 뭔지 인터넷에 나와 있는 설명을 한 번 보자.
MLCC는 전자산업의 쌀이다. 우리가 밥을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듯이 전자산업에서 MLCC가 빠지고는 존재할 수가 없다.
전기적인 에너지 저장장치인 MLCC는 전기제품에 쓰이는 콘덴서(커패시터=작은 축전지)의 한 종류로 금속판 사이에 전기를 유도하는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회로에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MLCC는 콘덴서를 여러층으로 쌓아서 만든 것이고 전기차 등은 안정적인 전류흐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의 MLCC가 필요하다.
MLCC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층(세라믹 유전체)과 전기가 통하는 층(내부 전극)을 교대로 샇아서 만든다. 대용량 MLCC를 만들려면 전기가 통하는 층과 통하지 않는 층을 교대로 쌓아 적층수를 늘려야 하며, 동시에 크기를 줄여야 스마트 기기를 보다 얇게 만들 수가 있다.
MLCC는 전류수급을 조절하는 강의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자제품내에서 전기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부품간의 전자파 간섭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전류에 포함된 노이즈를 제거해 전자제품의 수명이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전자신호가 자동차라고 보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는 PCB(Printed Circuit Board:인쇄회로기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MLCC는 도로의 신호등이나 표지판에 비유할 수 있다. 전자신호가 어디로 가야할지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다양한 전자제품 속에는 이 MLCC가 들어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속에는 800~1000개, LED TV 속에는 2000 여개, PC에는 1200 여개 들어있다. 기판 속에 눈에 보일락말락한 크기로 여러개 붙어 있는 것이 MLCC이다.
대표적인 MLCC제조기업 일본의 무라타
세계적으로 거의 80%를 공급하는 기업이 일본의 무라타이고 우리나라의 삼성전기가 20% 그외 삼화 콘덴서가 조금 차지하고 있는데 MLCC는 기술진입 장벽이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초소형에다 고용량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카락보다도 작은 크기의 MLCC를 와인잔에 가득 채우면 1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 동안 움츠렸던 산업들이 기지개를 켤 것이고 그렇게 되면 MLCC 수요도 크게 늘 것이므로 이제부터 MLCC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