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 산악달림이라
5월 햇살이 나를 미치도록 만든 하루
마눌님은 살아생전에 엄니에게 효도한다고 카네이션 대신
롯데마트를 통째로 들고 가야겠다며 장바구니 들고 거제행으로 어제 떠나고
옆에 이불 걷어차도 아무소리 안하니 마음은 편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홀아비의 하루 밤, 새벽이 와아리 긴지 자는둥마는둥
새벽알람도 울리기도 전에 이불을 걷어차니
동창은 안개 자욱한 어둠 속에 그 자태를 숨기고 있었다
대충 냉장고 속에 있는 것을 등짐에 정리하니 오랜지2개와 물 2병들고
가엾은 나그네 신세가 되어 길 떠날려니 마눌님이 그리워 진다
어김없이 6시 루가성님은 전화가 오고 괴정역에서 달림 복장으로 지하철 안에서 만나니
동물원에 동물구경 하듯이 힐끗 쳐다보는 승격들에게 아침부터 눈요기 감이 되고 말았다
하기야 서바이벌 산악30km달림이라 마음 같아서는 홀라당 벗고 달려야
무게를 가볍게 하여 잘 달리련만 평범한 진리에도 그 해답을 못 찾아 엘지24시에서
그래도 먹어야 된다면서 빵, 초콜렛 등등 비상식량을 준비하는 나의 마음은 벌써 산을 오르고 있었다
노포동 지하철역에서 두리번 두번거리니 몇몇 눈에 익은 달림에 미친건각들이 보이고
간단한 수인사를 하고 출발시그널에 따라 계명봉정상(599m)을 향하니 이때시간 8시20분,
울산가는 국도를 뒤로 하고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니 로프가 위험신호를 보내어 잠깐동안
쉼 호흡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주변을 살피니 온 몸에는 땀방울이 비 오듯이 솟아진다
계명봉 정상에서 3시방향 90도 우회전 급경사를 타고 내려오는 숲길에
둔탁한 바람은 오늘 하루의 힘든 여정을 예감하게 하였다.
장풍처럼 펼쳐진 범어사 뒤 산새에 마음담은 물감으로
채색한번 하면 이름없는 갤러리가 되어 멋진 명화 한 장 그려
총무님을 줄까 아이스를 줄까 아니면 사진 찍는 가인님을 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이 눈앞에 같다놓은 고단봉(801.5m) 정상이 나를 부른다
가덕도 숙이도 잘 있는지 김해 옥이도 잘 있는지 거제도 자야 선이도 잘 있는지
고단봉정상에서 내님들을 불려보니 애인인양 보고 싶어 지듯이다
저 멀리 낙동 강변에 도도히 흐려는 물줄기는 지금 누가 원한 것인지 모르지만 망치소리와
굴착기 소리가 자연의 순리마저 바꾸겠다고 쉼 없이 요란 하다고 불평해도 들어줄 님도 없는데 ..
궁시렁 거리는 건각들에게 맞짱구 치듯이 한마디 거들고 갈 길은 재촉하였다
산이라 오를 때 보다 내려 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자연에서 진리를 배우면서 조심조심 내려오니
금정산을 찾은 상춘객들은 뭔 대회 하느냐며 궁금하듯이 물어보는데 대답이 걸작이다
대회는 뭔 대회, 미친놈들 날굿이 한답니다 그 한마디에 주위사람들이 박장대소 하고
금정산장옆 북문을 지나고 원효봉(687m) 4망루 대동바위에서 물 한 모금에 과자하나 입에 넣으니
그 맛이야 사막을 헤메다 먹는 오하시스 같은 것이 아닐까
한번 느껴보시길 반드시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산성고개 지나고 남문 거쳐 만덕고개를 넘어니 야구의 고장 사직벌에는 함성소리 요란한 잔치 쇼를 위하여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빨리 완주하고 야구장이나 가자며 서로를 격려하면서
계단이 사람잡는 고갯길을 천금의 짐을 진 낙타가 되어 쉼없이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힘든이의 숨결을 진정시켜 준 자연의 위대함에 모두가 숙련해 졌다
구만숲 지나 만남의 숲 앞에서 오랜지와 오이를 먹고 칡접에 오복주을 한잔하고
아이스크림을 한개 사 먹고는 마의 고개, 가도가도 끝이 없는 불태령정상(611m)을 오르는데
아기가 기어가는 것 보다 더 느린속도를 한발짝 한발짝 옮겨면서 이제는 다와겠지 위로 쳐다보니
아직도 정상은 보이지 않고 산악30km는 풀코스 달림보다 조금 더 힘든다는 대회장의 말이
허언이 아님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끝나지 않은 싸움 같았지만 시간이 나를 승리자를 만들어 가고 있을쯤에 불태령 고개는
점령되고 억새능선 지나 백양산(642m)정상에서 응원하는 대회관계자에게
다시한번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이제는 하산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에 잠깐 정신을 놓아 미끄럼 한번타고
헬기장 지나고 공룡발자국 표지판을 돌아오니 잘 정리된 임도를 힘차게 마지막 달림지를 하였습니다
성지곡 수원지 길목을 잘못 들어와 한바뀌 자봉하는 기분으로 돌고 어린이 대공원
정문앞에 도착하니 출발부터 5시간11분을 쉼 없이 달려 참가선수75명중 15,16번으로 루가성님과 함께 턴 하였답니다
정말 5월 햇살이 나를 미치게 만들드니 오늘 하루 쉼없이 미친 하루였고
돌아와 오랜지 샤워나탕에서 하루를 씻어내는 기분은 날아 갈듯이 신이 났고
내가 살아 있는 또 다른 이유를 발견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수고하신 부산산악말톤에 심심한 감사를 드리면서 .....
첫댓글 정말 멋지게 하루를 보내습니다 수고하신 대회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완주축하드리며 참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한 말톤을 위하여 수고하신 님들에게 박수...
하루를 즐달하셨군요.축하 드립니다.
기회 되면 쇠준한잔 합시다
멋진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사진은 다대홈피에 올려드렸습니다..멋지게 잘 나왔던데요^^ㅎ
정말정말 감사 .하지만 실물보다 못나게 찍사님은 다음에 예쁘게 찍어달라고 아이스크림 택배로 한박스 보내니 녹기전에 회원들과 나두어 드세요 ㅎㅎㅎㅎ
부족한 점 이해 해주시고 멋진후기글 잘읽었습니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인사인줄 알면서도 재미게 읽어신분 최고...ㅎ
주로에 음유시인 같습니다 멋지십니다 재미있는글 잘 읽고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글고 재밌게 봐 주시니 몸둘바를....감사합니다
식겁 잔치한 30km 산악마라톤 발가락은 피멍이 들고 물집이 잡혀도 즐거웠답니다. 우리들의 일상을 재미있게 적어 놓아 감사하고요 그리고 수고 하였습니다
정말 화이팅맨 입니다 참여해주셔 감사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