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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교육 측면에서 본 독서 교육
학교 교육과 인성 교육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이 교육과정에 인성 교육, 전인 교육이 강조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다. 2009년에 고시된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o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의 발달과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 o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새로운 발상과 도전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 o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 o 세계와 소통하는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공동체 발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교육과정의 기본 정신을 잘 구현하면 인성 교육이 따로 논의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요즈음 같이 뜨거운 감자로 인성 교육이 부각되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가슴 아픈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작금의 사태가 인성 교육이 보다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것을 학교 교육에 요구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인성 교육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그에 따라 각 교과의 교과서에서 인성 교육 관련 요인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교과마다 숙제가 되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의 인성 교육은 결국 여러 교과의 특성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국어과는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활동 중에 인성 교육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 특히 독서 교육(읽기 교육)은 범교과적으로 인성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독서와 인성
인간은 독서를 통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고도의 지적 능력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독서를 함으로써 사람들은 바람직한 정서와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으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생활을 효과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 이처럼 독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 하여금 더욱 인간적이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독서를 멀리 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를 많이 접하게 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급 학교에 대한 입시 부담 증가로 책을 읽을 시간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학교 공부가 우선시 되고, 교과서가 아닌 일반도서는 공부에 지장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 독서를 해도 대입 논술이나 수행평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이밖에 주변에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널려있는 환경에서 독서에 대한 흥미와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책의 재미에 푹 빠지는 경험, 즉 몰입 독서의 경험을 가지지 못하고, 이 때문에 학생들은 독서가 다른 여가 활동과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자신을 성찰하게 하여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모르게 된다.
학교 교육은, 성적이 최상의 것이기보다는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배움을 지속 가능하게 하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없앨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준다. 또한,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게 하여 바람직한 인성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성 교육 실천을 위한 독서 교육 방안
가족들이 책 읽는 분위기에서 자란 학생들은 책 읽기를 즐기고 습관화하기 마련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과 함께 책 읽는 독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독서 정책이나 강력한 구호보다 중요하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고, 또한 생애에 걸쳐 함께 할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인성 교육을 실천하는 데 바탕이 될 것이다. 이런 바탕 위에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을 제안해 본다.
인성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는 우선 학교생활 중에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늘 시험에 시달리고 끊임없이 성적에 연연해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학교생활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열린 사고와 소통 능력을 함양하고, 문화적 감성을 키우는 우리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 그런 학교에는 도서관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수·학습 지원 센터라 할 수 있게 학교도서관의 역량이 강화되어 학생들의 독서 행위와 수업이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교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학급·학교·지역주민이 함께 실천하는 자율적인 독서문화 운동을 권장하여 학교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학교, 독서를 통하여 학생들의 인성과 학업이 함께 신장하는 학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성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는 독서의 즐거움과 유익한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학생들이 독서 행위에 스스로 참여하려는 의지를 높여 주어야 한다. 독서를 친숙하고 즐거운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 행위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저자를 직접 만나봄으로써 독서의 즐거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독서 체험 활동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인성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을 형성할 수 있도록, 타인에 관한 배려, 생명에 대한 존중, 나눔과 공존의 가치를 깨칠 수 있는 책, 눈높이에 맞는 좋은 책을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책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 이유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난이도나 분량을 가진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책을 선정하고 그 책들이 손쉬운 장소에서 학생들의 손에 갈 수 있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나가며
‘배운 사람이 어째 저 모양인가?’, ‘배운 사람이 과연 다르다.’ 이런 말들을 흔히 듣는다. ‘배운 사람’이란 학교 교육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기능·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사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범박하게 말할 때, ‘배운 결과’를 두고 하는 이런 평가가 요즈음은 좀 더 적나라하게 ‘저 애는 몇 등이니? 수능 성적이 몇 등급이니? 어느 대학에 들어갔니?’ 로 단순화 된다. 우리가 교육의 성패를 이렇게 단일하게 성적이란 잣대로 평가할 때 다양한 교육의 모습을 놓치게 된다. 독서라는 보물도, 인성이라는 보물도 놓치게 된다.
평생 우리가 살아가면서 교육의 결과는 음으로 양으로 나타난다. 학창 시절보다는 학교를 떠나고 난 뒤에 교육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가? 인성 교육은 그런 의미로 볼 때 교과를 통해 배우는 지식보다는 그런 지식을 다 잊었다고 해도 마지막 남은 무언가가 인성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비 오는 날, 서점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이 독서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학교생활이, 학창 시절이 즐겁고 늘 그리운 추억과 함께 생각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닥쳐도 항상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학교라는 공간이 따스한 경험의 장으로 다가오는 행복한 꿈을 꾸어본다.
[필자소개] 손영애 교수는 현재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 강서중학교 국어교사, 한국교육개발원 국어교육연구부 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책과 함께하는 교육희망 1번지, 그 思考뭉치의 실타래를 풀어놓다.
조용한 도서관? NO! 활기찬 도서관? Oh, yeah!!
6학년 어린이1 : (이달의 독서 토론 주제인 『신데렐라와 왕자의 무도회 의상,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만남이 이뤄질까요?』에 대해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속에서) 흐흐흐, 역시 나의 감각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니까! 단연 압권이야, 압권!
6학년 어린이2 : 그래도 너무 한거 아이가? 신데렐라와 왕자가 수영복 차림이라니…! 튀어야 산다 라는 근거도 너무 약하고 말이야.
6학년 어린이1 : 요즘의 대세가 그렇다 아이가, 바로 자기 PR시대! 신데렐라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만 했으니 살찔 여유가 없는데다 일로써 다져진 S라인일 것이고, 왕자는 궁궐에서 얼마나 몸만들기에 애썼겠냐고? 그러니까 만날 먹기만 해서 피둥피둥 살찐 신데렐라의 언니들과도 차별되고, 왕자도 다른 귀족들의 자제들과 차별화되는 전략으로는 이게 딱이라니까!
6학년 어린이2 : 으이구, 하여튼 말은 잘해요! 니 논리는 틀린 데가 없지만 어째 좀…, 앗! 종쳤다!! 다음 쉬는 시간에 내가 디자인한 옷으로 응수해 주지, 기다리라구!
『잔잔한 음악 또는 쥐죽은 듯 조용한 분위기! 눈으로 책을 읽으며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정숙한 교실 또는 도서관!』의 '보기만 하는' 독서교육 모습보다는 '함께 참여하고 사고를 키워나가는' 독서교육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월별 책마루 독서토론’이 이뤄지는 한 장면이다.
이렇게 우리 학교의 독서 교육은 여러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화려한 색감과 현란한 움직임에 맛 들여진 우리 어린이들에게 일단 도서관으로 오게 하는 흥미있는 유인책이 됨과 동시에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사고편향이 아닌 보다 논리적이며 깊은 사고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노력의 집합체이다.
이제 그 思考뭉치 가득한 우리들의 독서이야기 실타래를 조심스레 풀어놓는다.
‘책날개 입학식’으로 책과 함께 시작되는 새학년 새출발!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하지만 학부모 독서 도우미 '책마루빛'의 새 학년은 2월에 시작된다. 새내기 신입생에게 선물로 줄 책갈피를 만들고 학교상징을 스티커로 만들어 페이스페인팅처럼 붙여줄 준비도 한다. 졸업한 선배들이 만든 ‘우리학교 소개책’도 전시하며, ‘책날개 입학식’의 축제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준비된 ‘책날개 입학식’은 예향 창원의 대표적 노래 ‘고향의 봄’을 스토리텔링식으로 엮어낸 합창, 합주부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교장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그림책, 선배 언니가 들려주는 우리 학교 책이야기, 부모님과 함께하는 독서선서, 그리고 두 손 가득 책꾸러미 선물증정으로 이어진다. 손에 손에 책 선물을 든 새내기 동생들은 그렇게 축제 같은 입학식에 이어 도서실로 책 나들이를 간다. 이게 우리 학교만의 책날개 입학식이다.
한껏 긴장한 아이들도, 물가에 내놓은 자식처럼 안절부절못하시던 학부모님들도 갸웃갸웃하시다 빙그레 웃으시며 학교를 향한 첫 믿음을 보여주시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리 학교만의 입학식은 여러 차례 지역방송에 소개되면서 다른 학교로 전파되고 있어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매월 열리는 『책마루 토론』과 『책마루 작은 전시회』그리고 독서소식지 『책마루향기』
글머리에서 이야기한 독서생활 속 한 장면처럼 우리 아이들은 매월, 재미난 독서토론 주제에 대해 온-오프라인으로 토론하고 그 결과를 독서소식지 ‘책마루향기’를 통해 제공받는다. 특히나 2012년에는 같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전지크기의 큰 책(Big Book)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그 책과 관련한 독서토론을 실시하고 있어 호응이 뜨겁다.
또한, 갤러리처럼 꾸며진 도서실 앞 전시공간에서는 지역단체와 연대하여 작지만 다양한 전시회가 열린다. 무료로 대여한 아름다운 원화 및 독서 사진공모전 입상작뿐만 아니라 각종 공모전에 제출한 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함으로써, 행사를 위한 행사로 수업손실과 부담을 방지한다. 또한 또래친구들, 선·후배의 독서활동들을 보면서 스스로 자극받고 독서활동을 강화할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본교의 모든 독서 관련 활동들이 실리는 독서소식지 '책마루향기'는 어휘력 및 맞춤법 익히기 등의 여러 효과를 거두기 위해 "맞춤법 틀린 글자 10개 찾아오기", "소식지에 있는 낱말들로 퍼즐풀기" 등의 이벤트를 포함하고 있다. ‘책마루향기’가 발행되고 난 다음 날이면 최소 400여 명의 어린이가 도서관을 찾아 빨간 우체통 응모함에 응모 쪽지를 넣으며 행운을 빌고, 온 김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다 가곤 한다. 이 응모결과는 매월 첫 방송조회 때 교장선생님, 교무선생님, 어린이대표, 책마루향기에 글이 실린 어린이가 추첨하여 도서관에서 작은 선물을 증정한다. 이때에는 독서토론과 작은 전시회 참여현황, 독서대출현황, 도서관 수업실적 등을 포괄한 독서으뜸반도 같이 시상하며, 독서으뜸반 명찰과 함께 상장, 그리고 공식적으로 학교에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인 학급 간식이 제공되어 학교는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해지기도 한다.
학부모 독서도우미 ‘책마루빛’과 지역사회 연대로 인해 더욱 풍요로워진 독서교육
사서선생님과 함께 하루평균 300여 명이 찾는 ‘책마루 도서관’을 든든히 맡고 계신 학부모 독서도우미 ‘책마루빛’! 모두 12명의 학부모로 구성된 이 독서도우미는 1·2학년 어린이들에게 아침마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월별 책마루 작은전시회를 꾸며 주며, 5,000여 권의 책들을 관리한다. 학년 초가 되면 3년째 진화하며 사용되고 있는 창의체험활동 독서교재를 제본하여 전교생의 책을 만들어 주는 등 예산절감의 역할 또한 톡톡히 해 내신다. 또한, 봉사활동을 좀 더 깊이 있게 하기 위해 아침책 읽어주기에 도움되는 전문가 선생님을 모시고 동화구연 연수도 꾸준히 받으며, 매월 한 권의 책을 같이 읽고 모여 토론을 하시고 각종 독서 관련 공모전에도 참여하여 실력을 검증받고 있다.
학부모 동아리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경남독서문화축제에 참여하여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등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5월 열린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에서도 체험영역을 도맡아 운영하였고, 그 역할과 활동이 세계일보 및 지역언론에 소개되고 인증받기도 하였다.
본교는 이웃에 있는 마산회원도서관 내서 분관, 내서 새마을문고, 창원도서관 등과의 연대를 통해 2만여 권의 책을 무료택배를 이용해 학교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호대차프로그램과 독서사진전, 학교로 찾아오는 독서교실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창원 색동어머니회와의 밀접한 관계를 토대로 연 4회, 동화연극을 강당에서 공연하고, 관련 책들을 중심으로 한 주제 서가를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에서의 독서유인력 키우기에 애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리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올해로 4회째 열고 있는 ‘행복한 마을장터’에도 함께 참여하여 책마루 도서관의 과월호 잡지와 폐기도서, 가정에서의 수집도서들을 염가판매하여 수익금 전액을 기부함으로써 책을 통한 나눔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의 제한된 물적, 인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독서 교육은 학부모 도우미인 ‘책마루빛’의 봉사와 다양한 지역연대가 있었기에 체계적이고 성공적인 운영이 가능하였다.
과거완료형 독서교육? NO! 현재진행형 독서교육? Oh, yeah!!
물론 이 외에도 삼계초등학교만의 특화된 독서통장과 학년별 독서급수인증제 사례, 전교생이 한 달여에 걸쳐 참여하는 도서선정 사례, 교육과정과 연계된 도서를 중심으로 한 독서창체교재·전래동화를 통해 익히는 경제개념 창체교재 개발·지도 사례,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독서운동회와 네이버 책버스와 함께 가을이면 열리는 ‘책 품에 와樂’ 독서축제 등의 행사 등 많은 사례가 있다. ‘책과 함께하는 교육희망 1번지’라는 학교 타이틀 아래 다양하게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우리 학교의 독서 교육은 전년도를 그대로 답습하며 안주하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고민하고 보완하며 끊임없이 진화·발전하는 현재 진행형으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독서 교육 패러다임 변화와 지원체제 강화
독서는 개인의 역량 및 창의·인성 함양의 핵심 기제
독서는 모든 학습의 시작이면서 인성과 창의성 함양의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학창 시절이나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독서하는 습관은 개인의 역량과 경쟁력 확보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독서를 통해 길러진 독해 능력이 학교 교육에서 학생의 학업 성취 및 창의·인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직장 생활에서도 독서 습관은 변화하는 사회에 경쟁력을 갖춘 학습하는 개인, 적응·발전하는 개인을 만들게 한다. 이러한 독서 습관은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꾸준하게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 독서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기술의 발전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한정된 지식만이 요구되는 산업사회와 달리, 현대사회는 지식과 기술이 중요한 재화로 부각되고 이들의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며, 새로운 지식의 출현으로 평생교육이 요구되는 사회이다. 이와 동시에 교육도 입시 위주의 수동적 교육에서 창의·인성을 겸비한 자기주도적 인재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는 독서 교육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산업사회에서의 독서는 입시 위주의 수동적인 교육에서 지식을 수용하는 주입식 독서교육, 비정규 교과시간을 이용한 형식적 교육, 지식정보와 별개가 된 독서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인성을 겸비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켜 주는 독서 교육,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과 독서 교육, 사고력 증진을 위해 대화와 글로 표현하기를 결합한 독서 교육 등으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첫째, 즐기면서 읽을 수 있고 스스로 독서 계획을 수립하여 독서를 할 수 있는 자기주도 독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독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도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독서 습관 형성이 중요하다. 비계획적이고 주입식이 아닌 학생 스스로 책을 읽어 갈 수 있는 독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둘째, 독서 습관 형성 및 효과 제고를 위해서는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과 독서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방과 후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독서를 하는 분리적 시스템에서 정규 수업과 연계되는 교육과정 속에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교과 및 진로와 연계하여 학생의 특기나 적성,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이를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의 도서 목록을 제시하고 학생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등 개별 학생 독서 지원도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더불어 읽고, 읽은 책에 대해 대화하고 글로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사고력 신장을 위해 토론과 논술을 결합한 독서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국어 교사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교사가 교과 지도와 연계하여 더불어 읽고 대화하면서 사회성과 감성을 키우고, 상상력을 키우면서 글로 표현하는 지도를 통해 창의성을 신장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지원체제 강화
독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 주변의 독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교과 연계 읽기 자료 개발 지원, 교사 및 학부모의 독서 소양 함양, 그리고 학교 독서 교육 인력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국가 수준에서 교과 수업 연계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교과별로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별 교과 독서 자료를 마련하는 작업이 시급하고, 교과 수업과 연계하여 읽을 수 있는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모든 교사가 독서에 대한 기본 소양과 지도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독서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 내용과 연계하여 독서하는 습관을 형성해 주고 교과 속에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여 심화 독서까지 연계할 수 있는 지도체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사회에서 독서하는 문화 습관 형성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 도서관의 독서 지원 인력 배치도 강화해야 한다. 정규 수업에서의 도서관 수업 활성화, 방과후 및 방학기간 도서관 활용 활성화, 학생 맞춤형 독서 교육 지원체제 구축 등을 위하여 학교 도서관의 역할이 강화되고 이에 대한 인력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독서의 해를 맞아 우리 사회가 ‘독서하는 학생, 독서하는 한국인’으로서 책을 읽고 대화하는 문화를 가진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독서의 생활화를 통한 독서와 글쓰기를 즐겨하는 문화 구축은 품격있는 행복한 선진 문화 국민을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필자소개]
김수남 소장은 현재 한국교육개발원 창의경영학교지원특임센터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1년에는 초중등 독서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책임을 맡아 수행하였다.
교과 독서 : 무엇이고, 왜 중요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독서는 한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로부터 세계 각국이 독서를 교육의 근간으로 삼고, 국민에게 양질의 독서 활동을 권장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는 위기론이 제기될 때마다 정책 입안자들과 교육 연구가들은 독서 교육에 주목해 왔다. 다만 과거에는 문맹 퇴치와 같은 기초 문식성 습득(예: 글깨치기, 읽기 방법을 배우는 것 Learning to read)이나 교양 독서가 독서 교육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를 읽고 정보를 학습(예: 학습을 위한 독서 Reading to Learn)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적극적인 독서 활동이 강조되고 있다. 개인과 사회가 요구하는 독서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요즈음, 독서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사안 중의 하나가 바로 ‘교과 독서(content area reading)’이다.
독서=학습, 내용 교과의 학습은 ‘독서’를 통해 가능
교과 독서는 말 그대로 개별 교과의 내용 학습과 연계된 독서 활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수학, 과학, 사회, 가정, 예술 수업에서 교과 내용과 연관된 다양한 텍스트를 읽고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확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과 독서는 교과별로 학습 수준이 심화되는 중등의 학습자에게 더욱 중요한 활동이다. 최근에는 교과 독서와 교과 작문, 그리고 이를 합친 교과 문식성(content area literacy)이라는 용어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독서는 국어과에서 담당하는 교육 내용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때 독서의 대상은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인 경우가 많았고, 독서의 목적도 작품 감상이나 인성 함양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독서를 매우 편협하게 이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독서는 근본적으로 텍스트에서 의미(지식)를 구성하는 고도의 사고 작용으로, 모든 독서 활동은 일종의 지식 습득(학습)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교과, 특히 내용 교과의 학습은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다. 독서 능력은 곧 학습 능력이기 때문에 적절한 독서 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습자는 학습 부진을 거쳐 학습 장애를 경험할 위험이 커진다. 학교 교육에서 독서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독서가 각 교과 학습에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21세기의 독서 교육 정책 : ‘교과 독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교과 독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국제독서학회(International Reading Association)에서는 매년 전문가 설문(What's Hot?)을 실시하는데, 2011년에는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전원이 교과 독서를 주목해야 할 주요 주제로 선정했다1). 미국의 경우, 2010년 일종의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인 CCSS(Common Core State Standards)가 고시되면서 교과 독서 전략(content area literacy strategies)이 독서 학계와 현장의 핵심 주제가 되었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주제와 양식(mode)의 텍스트를 읽고, 핵심적인 정보를 선별·가공·수용하고 나아가 새로운 지식으로 재생산하는 교과 독서 능력은 세계 각국에서 ‘21세기 기능(21st century skills)’으로 강조되고 있다(NCTE, 2008; U.S. Department of Education, 2002; National Literacy Trust, 2010).
우리 정부도 교과 독서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7월 ‘초·중등 독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는데, 이 정책에는 독서교육과 관련하여 다섯 가지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항목이 ‘학교생활 속 독서교육 강화 : 정규 교과와 연계된 독서활동 활성화’, 즉 교과 독서이다. ‘초·중등 독서 활성화 방안’에서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이 정책의 핵심이 1) 국어 교과에서는 독서 활동의 강화(실제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 확보와 독서 활동 지원), 2) 타 교과에서는 교과 내용(주제)과 연계하여 교과 독서·토론 활동 강조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독서 정책이 ‘교과 독서 중심의 수업 강화’이며, 이는 세계적인 독서 교육의 동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1세기 독서교육의 핵심 : ‘자유 독서’에서 ‘학습·교과 독서’로의 이양
교과 독서에 대한 관심은 독서에 대한 국가·사회적 요구에 기반을 둔 것이다. 독서는 목적이나 대상이나 독서 활동의 수준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독자의 이미지는 여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읽는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왔다. 이러한 독서는 일반적으로 독자의 즐거움과 만족(reading for pleasure)을 목적으로 하며, 여가 활동으로 수행되고, 활동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그래서 ‘취미 독서’나 ‘자유 독서’라 불린다. 독서의 대상은 독자가 좋아하는 책으로 대체로 평이한 내용의 문학 작품이 많다. 자유 독서는 보통 특별한 후속 활동을 수행하지 않는다. 성인들이 여가 시간에 수행하는 독서나 어린 독자들이 수행하는 독서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어린 독자들에게는 독서에 대한 동기 유발과 독서 습관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유 독서를 강조하게 된다.
반면 상위 학년의 독자들에겐 다른 종류의 독서 활동이 강조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과 독서이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자유롭게 즐기는 것은 전 연령대의 학생들은 물론 성인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국가·사회·교육적인 차원에서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유 독서에 있지 않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청소년 독자들에게 강조하는 독서의 핵심은 각 교과 내용을 공부하는 교과 독서나 학습 독서다. 교과 독서는 기본적으로 학습 독서이며, 전문 독서이며, 지식을 이해하고 다루고 생산하는 적극적인 독서 활동이다. 학교의 교과 독서 활동이 대학이나 사회생활에서는 전문 독서나 직무 독서로 이어진다. 텍스트도 문예문 보다는 사회·과학·예술 등 각 분야의 정보를 담고 있는 정보문(informational text)이 일반적이다. 중등 학습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글을 폭넓게 읽고, 그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교과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독서=자유 독서’라는 왜곡된 인식을 재편하여, 자유 독서와 교과 독서의 균형을 확립하고 나아가 중등에서 요구되는 교과 독서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 독서, 교실에서 또 도서관에서 교사와 학생의 역량껏 시작해 보기
각 교과 수업에서 독서 활동을 접목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교사와 학생들의 역량을 고려하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교과 독서 활동은 ‘교과서 읽기 수업’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될 수 있다. 전통적인 수업은 교사가 하나의 교과서를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교과 독서는 수업 내용과 관련하여 교과서 학습 후나 교과서와 병행해서 다양한 부가 텍스트를 제공할 수 있다. 교과 독서 활동을 처음 기획하는 교사는 자신의 교과 내용 중 교과 독서 활동을 수행하고 싶은 몇 개의 주제(themes, topics)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주제나 내용에 대해 어떠한 텍스트를 제공할 것인지를 계획하면 된다. 텍스트의 수준과 길이는 투입하는 시기(단원 마무리, 차시 수업 중, 과제 활동, 교과서와 병행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각 교과의 교과서나 학년별 교육 내용과 연계된 도서 목록(예: 서울시/경기도교육청의 ‘독서수업(교육)’ 매뉴얼,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의 도서목록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차시 단위로 짧은 텍스트를 제공해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확장하는 활동도 좋지만,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텍스트를 읽고 정보를 수합해 탐구활동을 수행하도록 기획하는 것도 좋다. 학생들이 각각의 텍스트에서 중요한 정보를 찾고, 이를 기존에 학습한 내용과 연계해서 이해하고, 읽은 내용과 관련해서 협의하고, 탐구 주제와 관련하여 산출물을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Reading-Talking-Writing/Presenting : 읽고 말하고 표현하기)은 모두 교과 독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서 학교도서관 사서교사와의 협업을 통한 교과 독서 활동도 강조되고 있다. 교실 내에서 조각글을 활용하는 소박한 수준의 교과 독서에서 나아가 교과 담당 교사와 사서교사가 적극적으로 교과 독서용 텍스트를 선정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교과 독서 활동을 통해 우리의 학습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들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뛰어난 독서 능력을 갖추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1) www.reading.org/general/publications/blog/BlogSinglePost/10-12-02/What_s_Hot_for_2011_Survey_Reveals_a_Focus_beyond_Primary_Grades.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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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English. (2008). NCTE position statement:The NCTE definition of 21st century literacies. Urbana, IL: NCTE.
National Literacy Trust. (2010). NLT Policy:Literacy in the Spending Review.
U.S. Department of Educarion. (2002). Reading First.
[필자소개]
이순영 교수는 독서교육 전공자이다.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청소년 독서 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독서학회, 대학작문학회, 한국어교육학회의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 위원회와 학교도서관진흥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미국] 미국의 독서 교육 및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
집필자명 : 박영민(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탑재일자 : 2012.10.10
독서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랜 유배 생활에 심신이 지쳤을 다산 정약용 선생은 자제들에게 글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권면하고 또 권면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지 않고서야 삶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독서를 권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현대에도 부모들은 자녀가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게임에 몰두하는 자녀와 독서에 몰두하는 자녀가 있을 때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과 마음이 같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책 읽는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때에 맞게 비가 내리는 것처럼 더 흡족하지 않을까.
독서 교육의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도 독서는 매우 중요한 활동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그것이 바로 ‘책 읽어주기’이다. 미국에서는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꼭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책 읽어주기를 꼽는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책 읽어주기가 수용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것이 매우 보편적인 독서 문화이자 독서 교육의 방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1993년에 개봉되어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느냐는 화두를 던져 주었던 ‘써머스비’라는 미국 영화가 있다. 남북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잭 써머스비는 개과천선하여 고향 마을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성실한 아버지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때 그가 보여준 상징적인 모습이 바로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미국 드라마의 열풍을 몰고 왔던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스코필드의 동료 수크레는 경찰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잊지 않고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수크레는 스코필드와 함께 탈옥에 성공하지만, 곧 경찰에게 추격당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데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라니. 이러한 장면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미국의 보편적인 독서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기가 중요한 이유는 글을 깨치지 못한 자녀에게 독서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부모의 책 읽어주기를 통해서 자녀는 책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유익한 정보가 넘쳐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으려는 모습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책 읽어주기를 경험한 자녀는 독서 동기가 높고 독서 태도가 긍정적이다. 미국에서는 ‘북 스타트’ 운동처럼 생애의 시작을 책과 함께하게 하자는 노력이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북 스타트 운동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바로 책 읽어주기이다. 유모차를 타고 온 어린 자녀가 책을 가지고 놀아도 책과 친해질 수 있겠지만,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비로소 책을 향유할 수 있게 되고 책과 가까워지게 된다. 책 읽어주기가 빠진 북 스타트 운동은 백과사전을 베고 자는 것만큼이나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다.
책 읽어주기가 가정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가정의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하여 ‘학생’이 되면 교사들이 책 읽어주는 활동에 같이 참여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책 읽어주기는 대체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지속되며, 이때 학생들이 독립적인 독자이자 능숙한 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학급 활동 및 학교 행사가 병행하여 이루어진다. ‘지속적 묵독’처럼 시간을 정해 두고 교실에서 지속적으로 조용히 책을 읽게 하는 활동, ‘독서 워크숍’처럼 다양한 독서 후 활동을 통합하여 진행하는 활동, ‘도서 교환 시장’처럼 자신이 읽은 책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게 하는 행사, ‘독서 캠프’나 ‘가족 독서의 밤’처럼 부모를 초대하여 여는 특별 행사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독서 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해서 독서 문화를 형성하고 독서에 참여하려는 태도를 기르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글)을 잘 읽는 데 필요한 방법을 학생들에게 현시적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활동 중심 독서 교육으로, 후자는 전략 중심 독서 교육으로 불린다. 앞에서 언급한 예 중에서 학교 행사로 이루어지는 도서 교환 시장, 독서 캠프, 가족 독서의 밤 등은 독서 문화를 형성하고 독서에 참여하려는 태도를 기르는 데 기여하는 활동 중심의 독서 교육 프로그램들이다. 활동 중심의 독서 교육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폭넓게 이루어지고, 초등학교 중학년 및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전략 중심의 지도에 대한 비중이 점차 커지게 된다.
미국 학교에서 전략 중심의 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독서가 학교 학습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습을 위해서는 정보를 다루는 글을 읽어야 하는데 독서 방법이 결핍되면 글을 읽는 데 실패하므로 곧바로 학습 부진에 놓이게 된다. 독서 부진이 곧 학습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독서 능력은 학교 학습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직장 생활과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보를 다루는 많은 문서를 효과적으로 읽지 못하면 업무 능력을 발휘할 수 없고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독서에 필요한 방법을 지도하는 데에, 그리고 독서에서 부진을 겪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미국의 독서 교육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독서 능력이 정체되거나 이전 학년보다 떨어지는 슬럼프를 겪는다. 이 슬럼프는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더 심각한데, 이러한 차이는 중학교 2학년 때에 이르러 좀처럼 넘어서기 어려운 독서 능력의 성별 격차를 만들어낸다. 여학생과 남학생 사이에 그어진 독서 능력의 크레바스다. 그뿐만 아니라 글을 잘 읽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도 이러한 크레바스는 존재하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간격은 점점 더 확대된다. 이 크레바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미국 학교에서는 독서 방법에 대한 지도가 이 크레바스를 넘는 데 필요한 사다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독서 교육의 중요한 특징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여 독서 교육을 재편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정착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서는 도서관을 문화의 중심, 정보의 중심으로 인식하고 도서관이 학교 및 지역의 독서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도서관도 많고 인력도 많고 체제도 잘 갖추어져 있다. 대통령이 퇴임할 때 도서관을 세우는 것을 보더라도, 물론 그 도서관이 대통령의 기록을 보관하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하지만, 도서관을 문화의 중심이자 정보의 중심으로 본다는 점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역 도서관에서는 독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의 독서 생활을 지원하고 독서 문화 형성을 돕는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도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독서 교육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면서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가다듬어보려는 정책이 도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전문적인 영역으로서 독서 치료가 있지만, 인성교육과 독서 교육을 접목하는 접근법을 발견하기 어렵다. 미국도 학생들의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독서 교육에서 인성교육을 다루는 시도는 찾기 어렵다. 독서를 심신 수양의 한 방편으로 생각해 온 우리나라의 전통이 미국과는 다른 독서 교육의 접근법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학생들도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 동기도 감소하고 독서 태도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의 독서 교육에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하면 독서 활동에 흥미를 느끼게 할까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특히 남학생들. 그러나 이 문제는 사실 풀기 어려운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른다.
[영국] 영국 북트러스트의 독서 교육 및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
집필자명 : 서원주(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외래교수) 탑재일자 : 2012.10.10
최근 우리나라에서 창의·인성교육이 중요한 화제로 대두되면서 인성교육 측면에서 독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 교육과 독서문화를 확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북트러스트의 책 나누어주기(Bookgifting) 프로젝트나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름 독서 챌린지(Summer Reading Challenge) 프로그램 등을 들 수 있다1). 이 글에서는 영국의 독서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북트러스트의 사례를 중심으로 독서 교육 및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북트러스트(Book Trust)는 1924년에 출판유통업 종사자들이 독서를 장려하기 위하여 창설한 단체이다2). 북트러스트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자선단체이지만 정부 및 다른 공공기관과 밀접한 협력관계에 있다3). 예를 들어 북트러스트의 프로젝트를 위하여 출판사가 책을 기증하면 중앙정부는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지방정부 및 학교와 도서관은 책의 배포를 담당하는 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북트러스트의 활동모델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현재 약 20개국에서 유사한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북트러스트에서 추진하는 독서 교육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방식은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어린이들에게 책을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젝트와 둘째로 독서활동을 독려하는 행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문학 분야에서 저술활동을 장려하는 각종 수상제도이다4). 여기에서는 북트러스트의 활동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프로젝트인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책을 나누어주는 ‘Bookgifting’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책 나누어주기 프로젝트는 미취학 영·유아를 위한 북스타트(Bookstart)와 5세 초등학교 준비반 학생들을 위한 북타임(Booktime), 입양아들을 위한 우편함클럽(Letterbox Club),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화책을 배포하는 북버즈(Bookbuzz)의 4가지 프로젝트로 이루어져 있다.
북스타트(Bookstart)는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진 어린이들은 청소년기에도 책을 가까이하게 될 확률이 높고 독서를 즐기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제하에 시작되었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미취학 영·유아들에게 무료로 책을 배포함으로써 책과 친숙해지고 학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스타트는 현재 잉글랜드와 웨일즈 그리고 북아일랜드 지방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잉글랜드 지방의 북스타트 운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5).
잉글랜드의 북스타트 운동은 영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영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책 꾸러미를 배포한다. 보통 가정방문을 하는 국가건강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 직원을 통해 전달되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가 지역도서관에 요청하여 수령을 하기도 한다. 영아들을 위한 책 꾸러미는 부모들이 휴대하기에 간편한 지퍼백에 담겨있는데 그 내용물은 어린이가 직접 들고 보거나 부모가 읽어줄 수 있도록 두꺼운 종이로 튼튼히 만들어진 작은 책 2권과 어린이들이 들고 볼 수 있는 흑백의 도형이 그려진 그림책 1권이 포함되어 있고 이 외에 동요가 쓰여 있는 포스터와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이 포함되어 있다.
미취학 어린이를 위한 책꾸러미는 3~4세 어린이들에게 유치원 또는 놀이그룹 등을 통해 배포되며 지역 도서관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이 꾸러미는 어린이들이 메고 다닐 수 있는 천으로 된 가방과 그림책 2권, 공책 한 권, 독서지도를 위한 학부모 안내서 1권 그리고 색연필 10자루로 이루어져 있다. 1992년에 시작된 북스타트운동은 지난 20년간 영국 전역에서 약 2천2백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4천2백만 권의 책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북타임(Booktime)은 초등학교 준비반(Reception)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 한 권과 학부모를 위한 독서지도 책자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 프로젝트이다6). 북타임은 가족이 집에서 함께 책을 읽음으로써 어린이들에게 독서를 즐거운 활동으로 인식시키려는 의도로 2006년에 시작되었다. 출판기업 피어슨이 후원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잉글랜드 내의 지역교육청을 통해 약 17,500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준비반 학생들에게 양질의 책을 한 권씩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한 지역도서관과 연계하여 해당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 교육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입양아들을 위한 우편함클럽(Letterbox Club)은 레스터대학교 교육학과의 로즈 그리피스 교수에 의해 레스터 시내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독서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북트러스트가 전국적으로 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7). 우편함클럽은 7~13세의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매월 유명작가들의 동화책 몇 권과 수학활동지, 교재 등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이다. 그간의 연구에서 입양아들의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편함클럽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상당수는 프로젝트 이후 읽기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편함클럽은 교육부와 펭귄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2007년과 2008년에는 잉글랜드에 거주하는 약 1,200명의 입양아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나 2009년부터는 영국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그 대상 학년도 초등학교 3~6학년에서 3~8학년까지로 확대되었다8). 또한 2012년부터는 입양아를 포함하여 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 전체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한편 캐나다와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는 2012년부터 우편함클럽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북버즈(Bookbuzz) 프로젝트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독서를 여가로서 즐기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새로 시행되었다. 11세 어린이들은 전문가들이 추천한 17권의 아동도서 목록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 권을 고를 수 있다9).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교는 학생 한 명당 배부할 책 한 권씩을 구매하고 학교도서관에 비치할 추천도서 일체를 기증받게 된다. 해당 학교는 학생들이 고른 책을 지원금에 의해 대폭 할인된 가격인 2.5파운드(약 한화 4,500원)으로 구매하여 학생들에게 나누어 준다. 영국의 도서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매우 높은 편으로 9~11세 어린이를 위한 동화의 경우 보통 7~10파운드(약 한화 12,600~18,000원) 정도이다. 따라서 북버즈(Bookbuzz) 프로젝트는 초등학교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책을 정가에서 약 35~75%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영국 북트러스트 독서 교육의 시사점
이 글에서는 영국의 자선단체인 북트러스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영국의 독서 교육에 대해 살펴보았다. 북트러스트가 영국 내에서 그리고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은 ‘Bookgifting’ 프로젝트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책을 무료로 나누어주었다는 점이다. 북트러스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단위에서 어린이들의 책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책을 사거나 책을 집에 소장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여겨진다. 어린이들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책을 곁에 두는 것을 전국적인 문화로 정착시켜 이를 독서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이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에게 읽을 책을 나누어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위한 안내책자를 같이 배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린이들의 독서 교육에 부모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서를 통해 가족 간의 친교와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독서를 독립적인 행위가 아닌 가정의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작업인 것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독서 교육에서 부모가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부모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안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북트러스트는 이러한 프로젝트 이외에도 독서 교육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북트러스트의 ‘책 나누어주기(Bookgifting)’ 프로젝트의 사례를 중심으로 영국의 독서 교육을 소개하였기 때문에 독서촉진을 중심으로 한 독서 교육 위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물론 지금까지 학교 및 지역도서관에서 추진되어온 독서 교육에서는 주로 어린이들에게 책과의 접촉빈도를 높이는 데에 중점을 두는 독서촉진 방식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어린이들이 능숙하게 독서를 하는 효과적인 독자가 될 수 있도록 독서전략을 중심으로 독서 교육을 지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폭넓게 수용되고 있다10). 따라서 외국의 독서 교육에 대한 동향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프로젝트와 행사 중심의 독서 교육 현황 이외에도 각국이 지향하고 있는 독서 교육의 전략을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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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 독서챌린지(Summer Reading Challenge)는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독서운동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약 97%의 공공도서관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도서관들은 어린이들이 여름방학 동안 도서관 장서 중에서 6권 이상을 읽도록 장려하고 이를 완수한 어린이들에게는 수료증을 수여한다.
2) 김은하, 2009, 영국의 독서교육, 서울: 대교출판.
3) 영국정부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북트러스트에 매년 약 1,300만 파운드(약 한화 2조 3,400억 원)예산을 지원해왔다. 2010년에 출범한 보수·자민당 정부는 그해 12월에 2011년도 예산부터 북트러스트에 대한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기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대대적인 반발로 인해 책 나누어주기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지원은 유지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4) 북트러스트가 주관하는 독서 장려 행사로는 그림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독려하기 위한 'Big Picture', 아동도서 페스티발인 'Children’s Book Week' 등이 있고, 아동문학을 위한 수상제도로는 '어린이문학 계관작가(Children’s Laureate)'제도와 어린이와 어른들이 우수 동화를 선정하는 '블루피터 도서상(Blue Peter Book Awards)' 이 있다.
5) http://www.bookstart.org.uk/bookstart-packs/
6) http://www.booktime.org.uk/
7) http://www.letterboxclub.org.uk/
8) 영국에서는 입양문제가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의 담당 업무 중 하나이다.
9) http://www.booktrust.org.uk/bookgifting/bookbuzz/
10) 이병기, 2008, 「학교도서관 중심의 독서교육을 위한 독서전략 범주화에 관한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제39권 제3호, 139~159.
OECD교육지표로 본 읽기 관련 통계 집필자명 : 문성빈(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평가연구본부 부연구위…) 탑재일자 : 2012.10.10
국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학생의 독서흥미도와 독서유형이 읽기점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또한, 어머니의 학력이 OECD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읽기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을까? 이에 본 글은 OECD 34개의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과 2012년 OECD 교육지표의 결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서흥미도와 읽기 점수
독서흥미도와 읽기점수의 관계를 살펴보면, 읽기점수가 가장 낮은 하위 25% 우리나라 학생의 평균점수는 495점으로 OECD 평균(450점)보다 45점 높았으며, 읽기점수가 높은 상위 25%에서의 평균 점수는 584점으로 OECD 평균(553점)보다 31점 높았다. 그러나 독서흥미도 지수에 대한 읽기점수 변화(40.4)는 OECD평균(39.5)과 비슷하여 독서흥미도가 높을수록 읽기점수가 높아지는 정도는 OECD 평균과 비슷했다.
[독서흥미도와 읽기점수(2009)]
독서유형과 PISA 읽기점수
독서유형에 따른 읽기점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소설, 실화, 신문을 읽는 학생이 해당 독서유형을 읽지 않는 학생보다 각각 29점 이상 더 높은 PISA 읽기점수를 나타냈고, 만화책을 읽지 않는 학생(543점)이 읽는 학생(534점)보다 9점 높은 PISA 읽기점수를 나타냈다. 잡지를 읽는 학생의 경우는,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잡지를 읽은 학생이 읽지 않은 학생보다 15점 높은 PISA 읽기점수를 나타낸 반면에 우리나라는 잡지를 읽은 학생과 읽지 않은 학생의 읽기점수가 1점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독서유형과 PISA 읽기점수(2009)] (단위:점수)
어머니 학력수준별 PISA 읽기능력 점수
최근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해서 비교했을 경우에,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책을 읽어준 부모의 자녀들이 15세가 되었을 때 더 높은 읽기점수를 나타냈다(www.oecd.org/pisa/letsread). 그렇다면,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어머니의 학력수준이 PISA 읽기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저학력 어머니 자녀의 PISA 읽기 점수는 504점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며, 고학력 어머니 자녀의 PISA 읽기 점수 또한 555점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고학력-저학력 어머니의 자녀 간 읽기능력 점수차는 51점으로 OECD 평균(67점)보다 작아, 어머니의 학력수준이 자녀의 읽기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학력수준별 PISA 읽기능력 점수(2009)】 (단위: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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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http://edpolicy.kedi.re.kr/EpnicForum/Epnic/EpnicForum02Viw.php?Ac_Num0=14744&Ac_Code=D001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