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상호간)
쌤은 어렸을 적에 개구리를 잡으러 다닌 적이 많았었습니다. 개구리를 눈으로 발견해서 잡기 보다는 발로 풀숲을 툭툭 쳐가면서 전진하다가,
개구리가 팔딱하고 뛰는 것이 눈에 들어오면 그것을 좇아가서 잡고는 했었습니다. 개구리가 보호색을 띄고 있어서 눈에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잡은 개구리를 해부 해 보면 위장에서 메뚜기, 풍뎅이 같은 것들이 나왔었습니다. 개구리가 풀숲을 누비면서 많은 곤충을 잡아 먹었었다는 증거이죠.
저번 강좌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얘기를 뜬금없이 끄내더니 오늘은 갑자기 개구리 해부 얘기를 합니다. 쌤이 요즘은 과학 쪽으로 오프닝(?)을 열기 시작하네요...^^
오늘 강좌는 개구리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요기쯤 읽어오다 보면, 분명히 쌤이 포인트에 대해서 강의한다고 했는데 개구리 해부 얘기를 하였으니, 도대체 무슨 인과관계로 강의를 꾸려나가려고 하는지 사뭇(?) 흥미+궁금해지실 것입니다...^^; 아님 말구요...^^
자~ 수업 들어갑니다.
낚시인이라면 누구든지 궁금해 하는 포인트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포인트는 한 마디로 물괴기가 많이 잡히는 곳이다.
여럿이 동행 출조를 해 바다에 도착 후 각자 채비를 꾸렸다. 낚시인의 각자 경험에 의해 소위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각각 이동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망망 대해의 바다 중 어느 곳이 포인트가 된다는 말인가?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그놈들이 사는 곳을 찾아야 한다. 그놈들이 사는 곳을 우터케 찾는단 말인가??? 지금부터 하나 하나씩 과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그놈들이 사는 곳을 같이 찾아 보도록 하자. 여기서 그놈들을 우럭과 광어로 한정해서 강좌를 진행하기로 한다...^^
우럭과 광어가 사는 곳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그놈들을 관찰해 보아야 한다. 일단 관찰모드로 들어간다.
삐그덕~(관찰모드 문 여는 소리...-.-)
- 서해안 연안낚시 기준(우럭) -
(관찰1) 일단 우럭의 생김새를 보자... 거무튀튀한 색깔에 눈이 동그랗고 입은 우악시럽게 크다. 꼬리 쪽 보다는 가슴 쪽의 체고가 훨씬 크고 넓다. 전체적으로 날렵하다기 보다는 약간 뭉뚝하게 생겼다.
(관찰2) 우럭의 배를 갈라 위장의 내용물을 확인해 보자... 주로 작은 치어 내지는 작은 게 등이 보일 것이다.
<우럭 : 갯바위에 숨어 있으면 눈으로는 찾기 힘들 정도로 보호색을 띠고 있다.
사진 속의 바닥 돌은 갯바위가 아니며, 물 밖의 시화방조제 돌 입니다.>
관찰1,2의 내용을 토대로 하나씩 분석을 해 보자. -거무튀튀하다 --> 갯바위와 비슷한 보호색을 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눈이 동그랗고 크다 --> 시력이 좋음을 알 수 있다. -입이 우악시럽게 크다 --> 육식동물임을 알 수 있다. -꼬리 쪽 보다는 가슴 쪽의 체고가 크고 넓다 --> 힘이 쎈 육식동물이며, 물 속을 계속 유영하기에는 불리한 체형임을 알 수 있다. -위장의 내용물이 작은 치어나 게이다 --> 역시 육식동물이며, 작은 치어나 게가 사는 곳에서 포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분석을 통해 전체적으로 종합을 해 보면... 갯바위에 스스로를 은폐/엄폐하면서 좋은 시력을 가지고 지나가는 작은 치어나 게를 우악시러운 큰 입을 통해 잡아먹으면서 살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우럭은 갯바위 등 은폐/엄폐물이 있는 곳에서 잘 낚인다. 썰물 때 갯바위 틈새를 잘 살펴보면 작은 게가 많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갯바위에 고여 있는 물을 살펴보면 역시 작은 치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우럭은 갯바위에 서식한다라는 추측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가슴 쪽에 체고가 크고 넓다는 것은 꼬리지느러미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의미이며, 이는 물 속을 유영하면서 다니기에는 불편한 형상이므로, 갯바위 틈새 같은 곳에 숨거나 기대서 살 것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물 속을 계속 유영하거나 자주 유영하는 류의 물괴기들은 물의 저항을 덜 받기 위해 몸매가 날렵하고 길게 생겼다. 삼치나 농어가 대표적일 것이다.
<삼치 : 유선형으로 날렵한 체형이며, 꼬리지느러미가 크고 넓다. 싸돌아 다니기 좋은 몸매...^^>
그렇다면 우리는 우럭을 잡기위해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당연히 갯바위가 잘 발달된 곳을 찾아야 한다. 갯바위 ← 요기가 우럭의 포인트이다.
- 서해안 연안낚시 기준(광어) -
(관찰1) 역시 먼저 광어의 생김새를 관찰해 보자. 등은 모래색에 가깝고 배는 흰색임을 알 수 있다. 눈은 우럭과 다르게 좌우 볼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좌측으로 나란히 몰려 있고 튀어나와 있다. 이빨이 크고 세며, 꼬리가 작고 뭉뚝함을 알 수 있다.
(관찰2) 역시 위의 내용물을 살펴보자. 우럭과 비슷하게 작은 치어나 게류가 보인다.
<광어 : 포획된 상태이므로 체색이 짙으나 실제는 모래색에 가까운 색을 하고 있다.>
관찰1,2의 내용을 토대로 하나씩 분석을 해 보자. -등이 모래색이며 배가 하얗다 --> 모래에 서식하며, 누워서 생활함을 알 수 있다. -눈이 몰려 있다 --> 눈이 몰려 있는 동물들은 주로 사람과 같은 포유류나 시력이 아주 좋은 부엉이 같은 조류에서 볼 수 있다.
즉 시각에 많이 의존함을 유추할 수 있다.(실제 광어가 입체적으로 사물을 보는 지는 잘 모르겠다...^^) -이빨이 크고 세다 --> 육식동물임을 알 수 있다. -꼬리가 뭉뚝하다 --> 유영보다는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습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장의 내용물이 작은 치어나 게이다 --> 역시 육식동물이며, 작은 치어나 게가 사는 곳에서 포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분석을 통해 전체적으로 종합을 해 보면... 모래나 갯바위에 스스로를 은폐/엄폐하면서 좋은 시력을 가지고 지나가는 작은 치어나 게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포식했었을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즉, 모래나 갯바위가 광어 낚시에 좋은 포인트 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광어는 자신의 몸을 튀어나온 2개의 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래에 숨기고는 지나가는 작은 치어나 게를 섭생한다. 실제 낚시에서도 광어는 주로 갯바위와 모래가 만나는 지역에서 잘 낚이며, 모래만 있는 곳에서도 잘 낚인다. 물론 갯바위 지역에서도 간혹 낚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광어를 잡기위해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당연히 모래와 갯바위가 만나는 지점으로 가야할 것이다. 갯바위와 모래 ← 요기가 광어의 포인트이다.
자~ 오늘은 간만에 정리를 해 보자.
우리는 위의 관찰 및 종합/분석들을 통해서 소위 포인트가 될 만한 곳에 대해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단계에까지 도달을 했다. 그렇다면 용기내어 정의를 내려보자.
포인트 :
1)대상 어종의 생태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특히 섭생과 아주 관련이 깊다.
2)대상 어종마다 포인트는 다르다.
즉, 대상 어종의 생태를 통해서 포인트를 이해함은 물론 포인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눈이 트이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배우게 된 것이다. 루어 낚시도 공부하면서 해야 한다. 세상에 쉬운 것 하나도 없다...^^
우럭은 갯바위에서 잘 낚이지만 방조제나 방파제, 테트라포트 같은 인공 구조물에서도 잘 낚인다. 즉, 갯바위가 아니더라도 은폐/엄폐물이 있고 그곳에 먹잇감이 되는 작은 치어나 게류만 있다면 인공 구조물 역시 훌륭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폐/엄폐물과 먹잇감이라는 공통점에서는, 갯바위나 인공 구조물이나 우럭 입장에서는 구별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해초가 무성한 곳 역시 위와 같은 맥락으로 우럭이 잘 낚인다.
광어는 갯벌 바닥에서는 자신의 몸을 숨기기가 어려우므로 그곳에서 살기를 꺼려한다. 갯바위만 있는 곳 또한 자신의 몸을 숨기기가 힘들 것이므로 역시 꺼려할 것이다. 광어 입장에서는 모래는 분명 몸을 숨기기에는 최적인 장소이다. 그런데 풍부한 먹잇감은 모래바닥 보다는 갯바위에 훨씬 많다. 그렇다면 광어는 바닥이 모래이면서 갯바위가 있는 곳을 선호할 것이다. 우럭의 예와 같은 맥락으로 바닥이 모래이면서 갯바위 대신 해초가 무성한 곳 역시 선호할 것이다. 실제로 광어는 모래와 갯바위가 잘 발달된 태안권에서 잘 낚인다. 이는 광어의 생태적 습성이 그렇기 때문인 것이다.
쌤은 이번 강좌에서 포인트가 되는 위치의 지명을 콕~ 짚어서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분명 여러분들은 포인트의 위치 및 지명을 알고 싶어서 이번 강좌를 클릭 했었을 것인데, 포인트 지명은 얘기하지도 않고 무슨 개구리 해부가 어떻다는 둥, 이상한 얘기만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게 웬지 사기당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 쌤도 실전 낚시의 실제 지명 포인트는 잘 모른다. 차라리 방장님이나 운영진들께 스을쩍~ 물어보시길...^^ 그리고 쌤은 여러분들에게 포인트 보는 방법을 알려 준 것으로 오늘 강좌는 만족한다.
우럭/광어 이외의 다른 대상 어종이 잡히면 입맛다시며 기냥 회 칠 생각부터 하지말고,
생태학적으로 잘 관찰하고 난 후, 회 치도록...^^
요즘은, 포인트는 근사한데 실제로 낚시를 해 보면 입질이 없는 곳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루어 대상 어종의 자원들이 많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위 포인트라고 부르는 곳들이 서서히 황폐해져 가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포인트는 한정되어 있고 바다낚시인(특히 루어인)들은 꾸준히 늘어가고... 우럭이든 광어든 작은 치어들은 잡는 즉시 방생하자.
그 넓은 바다 연안에서 잡아 보았자 얼마나 잡겠느냐며 반문하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우럭과 광어는 자기가 태어난 연안 근처에서 물때에 따라 깊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왔다리 갔다리 이동하면서 산다. 멀리 이곳 저곳 넓은 바다를 마구 이동해 다니며 서로 개체간 섞이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태어난 인근 근해에서만 주로 서식을 한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한 장소에서 마구 포획만 하면 어떻게 될까... 포획한 그곳의 어족 자원은 당연히 씨가 마르게 될 것이다. 즉, 포인트가 황폐해진다는 의미이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작은 치어는 잡으면 과감히 놓아주자...
자~ 오늘 수업 끝.
차렷! 선생님께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상호간)
ps. 포인트는 물때와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동일 조건이라면 얕은 곳 보다는 깊은 곳이 일반적으로 더 좋은 포인트가 됩니다...^^;
ps. 광어나 우럭은 먹잇감을 찾아 따라다니기 보다는 먹잇감이 있는 곳에서 은신하고 있다가 공격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꼬리지느러미가 작은 육식 물괴기들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리트리브를 구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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