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4일(금) .
한국식물생태보감 저자 김종원 교수님과 함께하는 식물산책을 순천 천자암과 송광사 둘레에서 했다.
순천 천자암 쌍향수 앞 단체사진.
==== 아래 글은 한국식물생태보감 저자인 김종원 교수님이 천자암 쌍향수 둘레 환경에 대해 쓴 글입니다.
아래 글을 많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기고] 천자암 쌍향수, 3,000년 생명의 ‘느림’을 존중하는 법
순천 송광사 천자암의 쌍향수(雙香樹)는 고려 시대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지팡이가 뿌리를 내렸다는 전설 그 이상의 생태적 가치를 지닌다. 필자가 『한국식물생태보감 3권』에서 상세히 기술했듯, 향나무는 우리 국토에서 가장 느리게, 그러나 가장 단단하게 자라는 수종이다. 척박한 환경을 견디며 한 치의 서두름도 없이 나선형의 결을 새겨넣는 그 ‘느림의 미덕’이야말로 향나무가 2,000년, 3,000년의 세월을 너끈히 살아내는 생존 전략의 핵심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이 거목을 대하는 태도는 향나무의 시간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나무가 노쇠했다는 징후가 보이면, 우리는 조급하게 메스를 들이대고 상처를 메우는 ‘성형 수술’에 매달린다.
지상부의 외형을 다듬는 이런 외과적 처치는 향나무 고유의 생태성을 무시한 단기 처방일 뿐이다. 오히려 인위적인 간섭은 향나무가 수천 년간 지켜온 느린 생체 리듬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생명의 불꽃을 꺼트리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진정한 보호는 나무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인 서식처의 본질을 회복해 주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향나무는 본래 벼랑 끝이나 석회암 지대처럼 배수가 완벽하고 다소 건조한 약알칼리성 토양에서 제 수명을 다한다.
그런데 천자암 쌍향수는 산비탈 하부에 위치하여 지표수와 지하수가 집중되는 과습한 환경에 놓여 있다. 주변 여기저기에 가득한 이끼는 뿌리가 전하는 생태적 시그널이다.
이제 우리는 ‘생태적 서식처 모사(Habitat Mimicry)’로 관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나무를 직접 만지는 수술 대신, 향나무가 원래 살던 환경을 그 발 밑에 재현해 주어야 한다.
물이 머물지 않도록 배수 측구(側溝)를 설치하고, 뿌리 주변을 자갈과 마사토 등으로 개량하여 통기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탐방객들의 답압(踏壓)을 방지하면서 향나무 감수성을 만나는 나무 주변에 ‘탐방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자암 쌍향수의 위기는 비단 이 나무만의 문제가 아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많은 노거수들이 생태적 이해가 결여된 외형 중심의 관리 탓에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국비를 들여 반복하는 외과 수술이 과연 나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시각적 위안을 위한 것인지 되물어야 한다.
3,000년을 살 수 있는 향나무의 생계(生計)는 그 느린 성장을 존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척박하고도 맑은 터전을 되돌려주는 데 달려 있다. 보조국사가 짚었던 지팡이가 앞으로도 천 년을 더 살아 숨 쉬게 하려면, 이제라도 우리는 성형수술의 도구를 내려놓고 쌍향수의 발 밑, 그 생명의 근원인 땅속 환경을 보살피는 생태적 예우를 다해야 한다. (김종원) |
한국식물생태보감 제3권 46쪽에서 59쪽까지, 향나무 식생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가이즈카향나무 이야기로부터, 향나무가 사는 자연환경 등, 향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진귀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 중 두 가지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향나무는 동해안의 나무이고, 한국인의 나무이다.
또한 향나무는 소금기가 수분을 앗아 갈지라도, 물이 얼어서 또는 물이 말라서 발생하는 극심한 건조를 극복하면서 살아남았다.
쌍향수를 잘 보호한다는 이유로, 잘못 단장을 해서 살기가 힘든 환경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쌍향수가 오래 살았다, 기후환경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눈에 보이는 쌍향수 환경이 너무 좋지않다.
천자암에 계신 스님이 내어주신 수박과 누릉지 사탕.
한쪽으로 기울어져가는 쌍향수를 줄에 묶어두었다.
뿌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뿌리가 있는 곳은 땅이다.
땅 상태가 쌍향수가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는 것이다.
천자암에서 수박과 차를 마시면 쌍향수가 처한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천자암에 계시는 스님과 쌍향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월의 흔적. 속이 비어있어 채워져 있는 모습.
쌍향수 둘레
햇볕이 덜 들고, 그늘이 지는 환경. 쌍향수 옆에 있는 전각.
그리고 물 마시는 곳 옆에 또 다른 전각을 짓고 있다.
천년기념물 제88호인 쌍향수 안내판.
안내판에는
'한손으로 밀거나 여려 사람이 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며,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라고 써여져 있다.
쌍향수를 손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안내글이다.
천연기념물을 잘 보호하겠다면 이런 이야기는 천연기념물 안내판에 쓰지 않아야 한다.
뵙고 싶어 찾아간 어른이 건강이 안좋으면 마음이 아프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건강을 해쳤다면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