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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 학생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고, 교직원이 보람을 느끼고, 도민이 감동하는 ‘명품 경북교육’의 완성을 이루겠습니다.”
지난 6월4일 지방선거 직후 이영우 경북도 교육감이 밝힌 당선 소감이다.
이 교육감이 올 들어 포항 양덕초등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해 지역 학부모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이 학교 갈등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학급 과밀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급식소 부실시공 의혹이다. 학급과밀과 관련해서는 최근 교육부가 가칭 양서초등의 신설을 승인하면서 겨우 산을 하나 넘었다.
급식소 부실시공 의혹은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커지고 있다.
교실과 급식소를 연결하는 통로와 급식소가 안전진단에서 각각 E·D등급을 받은 것은 지난 9월30일이다. 이 소식을 접한 학부모 대부분은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세월아 네월아’ 하며 시간 보내기에 급급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안전진단 결과 발표 일주일 뒤인 지난달 7일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지만, 그곳에서도 ‘무사안일’은 그대로 묻어나왔다. “BTL(민간투자)로 지어진 급식소 건물은 시행사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한다. 교육청이 돈을 주는 게 아니다. 그리고 업체도 시행사에서 선정한다”는 교육청 담당자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 학부모의 울화통을 치밀어오르게 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도교육청은 교육감의 이름을 걸고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한 이 학교 급식소의 급식 재개 결정을 내렸다 최근 학부모의 반발로 철회했다.
지난달 27일 이 교육감은 포항에서 열린 ‘학부모연수회’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 날 개막하는 전국체전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로 갔다. 또 지난 5일에는 교육감 주최로 포항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북교육발전협의회 장소도 구미로 바꿨다.
이 학교와 관련된 취재 현장을 다녀오면 매번 떠오르는 단어가 ‘어처구니없다’였다. 사태 악화의 원인은 이번 사안에 대처하는 이 교육감과 포항시교육청, 그리고 양덕초등 교장의 인식과 태도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데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빌라 5채가 지반침하로 기울어진 적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즉각 한 TV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처방과 함께 대책을 내놨다.이 교육감의 ‘불통’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이 교육감이 양덕초등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진 지난 9월30일 박 시장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최소한 학부모들이 이 교육감의 ‘불통’에 정면으로 맞서 계란을 던지고 단체전학을 신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교육감이 약속한 ‘명품 경북교육’을 현실화하려면 학생, 학부모, 교직원과의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