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내리던날...
살짝 코맹맹이 소리로
친구들에게 엄살을 부렸더니~
점심 먹자 연락이 왔다...
꿩고기가 감기에 좋다면서~
근거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암튼 내가 제일로 좋아라 하는 음식이라..
얼른 따라 나섰다...
조금 한적한곳에 자리하고 있는 음식점을 향해 가는길~
빗줄기가 분위기 있게 앞유리에 흘러내린다...
간만에 만난 비가 이리 개운할수가~
안동시 상아동에 위치해 있는
산수갑산에 도착했다.
이집은 꿩샤브샤브랑 메기찜이 아주 맛난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꽃들이 먼저 반겨준다..
꽃을 좋아하는 주인의 성품을 금방 알수 있다.
한지를 붙여놓은 옹기가 욕심이 생길 정도로 괜찮아 보인다.
떡 시루인데 연꽃을 심으려고 마련해 놓았다 한다.
왔으니...일단 먹는 목적을 달성하는게 우선...
역시 병은 소문을 내라고 하는말이 맞는가 보다.
가지런히 들어오는 야채를 보니..
갑자기 입맛이 확~ 돈다...
붉은빛을 띠고 옹기종기 담겨져 나오는 고기가 꿩이다.
큰 덩치는 국물에 적셔 먹고
조금 작은것은 원래 회로 먹는데...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하니....그냥 끓는 국물에 살짝 익혀 먹으라 권해주신다...
맑은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야채랑 꿩 고기를 살짝 적신다...
고기를 찍는 간장에는 무우를 갈아 함께 넣어준다.
너무 짜지 않게 간을 조절해주어서 너무 좋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고기를 가볍게 익힌다.
꿩 고기는 너무 익히면 질겨진다고 하니...
가볍게 두어번 퐁당퐁당~~
하얀빛을 띠면서 먹음직 스럽게 익었다.
첫술은 쌈으로 싸야지...
고기 한점에
야채도 얹고
마늘도 뺄수는 없지~
고기 한점이 아니라 두어점이 되었네...
원래는 뼈로 얼큰하게 매운탕을 끓여주는데...
나는 맑은국을 좋아해서
매운탕으로 하지 않고..
우리가 먹는 국물에 미리 뼈를 넣어달라 주문했다...
고기를 다 먹을때쯤 밥이 나온다..
국물에 미리 넣어뒀던 뼈를 건져
쫄깃한 맛을 즐긴다...
뼈는 항상 나의 차지이다.
이때쯤이면 배가 부르다며 하나 둘씩 물러난다...
야채를 한접시 더 주문해서 남은 국물에 넣고
마지막까지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맑고 개운맛을 한번더 느껴본다...
어느새 감기는 저만치 달아나고 없는듯~
정말 효험이 있는가보다~ㅎㅎㅎ
그리고 후식으로 나오는 수정과...
이것 때문에 또 한바탕 소란이 인다.
너무 맛나다고 아주 큰 대접에 받아오는 친구가 꼭 있다...
이번에도 물론 그 절차를 빼먹지 않았다.
그리고 한마디 날려준다...
"나미야...감기 떨어지면 수정과 만들어주라~"
헉~
공짜밥은 없는가 보다~ ㅋㅋㅋ
포만감으로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띠고 나와보니
비가 그쳤다...
뒷마당 잔디밭의 초록이 내맘 처럼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