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로 시인의 단시 이야기 이원표
1977년 비오는 날 ..광화문까지 걷다가 조계사 건너편 예총화랑에서 <김일로 시화전>이 눈에 들어와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련한 삼천리 피는 꽃구름 뻐꾸기 노래싣고 가는 나룻배 |
해와 달을 이고 꽃과 열매와 사랑이 영그는 이내 금수산하
| 산기슭 물굽이 도는 나그네 지팡이 자국마다 고이는 봄비 |
하늘 땅이 빚은 이슬 저 혼자 마시고 흥겨운 노래 | 산이 깊어 그믐달이 빠지는데 밤새 이어우는 귀촉도 소리 | 영근달 눈에 박혀 우는 귀뚜리 |
꿩소리 귀에 담는 황소 눈에 흰구름 | 진흙물에 몸을 담고 하늘을 받들어 조리 고운 웃음 |
짧은 글귀에 담겨진 소담스런 흙냄새는 가슴을 두드렸습니다.
40편 몽땅 종이에 적어와 밤새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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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서........
김일로시인의 시들은 가슴에 들어와 살고 내 속에 닮은 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달구경
구름을 빠져 나온 달 환히 비친 내 얼굴
| 자연인
대지에 더럽힌 옷 비 오면 빨아 널고 비 맞아 젖은 옷 햇빛 나면 그냥 널지 | 시냇물
돌돌 사이 헤쳐가는 물줄기 숨이 차 헐떡이는 시냇물 소리
| 진달래 꽃 산등성이 따라 다니며 진달래 따 먹고 하늘을 외치던 보랏빛 입술 |
단시라 했던 이런 시들을 나는 쪽시라 했고 오랫동안 이렇게 시를 써 왔습니다
그러던 2004년 지인의 안내로 목동에 <토기장이> 한식점에 찾아가 보니 .
그곳에 김일로 시인의 시가 음식점 벽마다 기둥마다 가득했습니다
주인을 만나 사연을 이야기 하니 너무 너무 반겨주었습니다.
주인이 바로 김일로 시인의 장남 김강 시인 이었습니다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옛스승을 만난 기쁨이었고 이후로 시를 계속 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김일로 선생님은 이원수 선생님과 절친으로 목포지역에서 국어를 가르치시던 시인었습니다
많은 시가 교과서에 오르고 작곡되었으며 호남지역 중고등학교 교가작사도 많이 하셨습니다
위에 적어왔던 시중에서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시를 명시 릴레이로 소개합니다
비
구름
일지 않으면
그만일래 山云心淸身自閒
알알이
영근 정을
간직하다
못해
빠개지는
저 가슴 盛夏石榴所見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一花難見日常事
내사
뻐꾸기
벗 삼아
산천에 살래
뻐꾹
뻐 뻐꾹 山鳩一曲好友聲
청산(靑山)
백운동(白雲洞)
친구
청산 백운이
그리워
잡는 지팡이 執杖惜別靑山裏
첫댓글 풍경을 바라보다
깊은 내 마음이 풍경이 될 때
마음 따라서 길이 되고 사랑이 되고
삶이 되는 자서전을 보는 듯 합니다 ~
# 이은경 시인님 릴레이시
받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