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금요일, 청도 풍각면 상수월리의 모 회원님 집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가정집이라는 공간의 한계로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할 수 없는 아쉬움이 강했던 <낮과 밤>이었다.
러시아 쿠반의 낮 12시 40분과 풍각면 상수월리의 밤 6시 40분,
수천리 떨어진 장소가 동시에 연결되는 순간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한 순간이었다.
예술마당"솔" 모임에 처음 참석한 분들의 좋은 경험이었다는 후일담을 자세히 소개하지 못하는 점, 또 아쉽기만 하다.
혜원 신윤복의 <쌍검대무> 해설, <진공관 라디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눈앞에서 보면서 소리를 듣는 시간, 결말을 스포일러 할 수 없는 추리소설 이야기, 그리고 <희게 애끓는, 응시> 속의 몇 편의 한국어 시를 러시아 학생이 한국어로 낭독하고, 시인께서 직접 자작시를 낭독하는 풍경, 그러는 동안 상수월리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러시아 대학생들의 러시아 시 낭독은 당연하였지만,
러시아 학생들이 이하석 시인의 시를 낭독하는 장면을 함께 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특이한 경험을 가져다 주었다.
마지막 순서로 잠시 실내를 벗어나 마당에 서니,
산자락의 매서운 추위를 넘어서는 "진공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음색은
그날 밤 참석자들의 "엄중한 대한민국의 어려운 시국"으로부터 꽁꽁 언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온나라가 힘든 이 괴로운 시간 속에서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우리만 이런 호사를 누려도 과연 괜찮은 건가.
수천 수만리 떨어진 먼곳에서 들려오는 이대우 이사장님의 송년인사를 듣는 동안 눈썹같은 달이 깊은 산속 서산을 넘어가고 있는데,
삼삼오오 무리진 마당에서,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날아다니는 부드러운 <진공관 오디오>의 음악소리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늦은 밤까지 참석자들의 귀가할 생각을 지워버리고 있었다.
<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신 집주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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