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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水草김준성
은파에 두둥실 떠 물새가 젖어드니 훈풍에 날개를 실어 음률 속에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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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초 / 김지명
해 뜨면 양팔 벌려 년 중 내 꽃피우고 사랑 초
세 줄기 빛깔도 연분홍빛 밤낮도 변함없네 이파리 |
민들레 여로 / 김지명
아득히 떠나려고 높은 집 세웠는데 부모는 잘 있으니 편안히 생활하고 |
[버들잎]
해마다 땅속에 |
춘삼월/泉水 꽃이 피어 새가 우나 |
[동백꽃 사랑]
답 없는 생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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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면수화 하천 정비 사업으로 목련이 살던 집터 환하게 그 꽃자리 |
목련꽃 탐하다/자연산
목련꽃 탐하다 핏방울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그대 맘 알아채기도 전 |
야생화 / 김지명
언 계절 이겨내고 동풍에 꽃 피운다 태풍에 줄기 꺾여 수난 속 익은 씨앗 소슬히 등에 업혀서 분가하는 야생화 |
[꽃잔디]
하얀 눈옷을 입고 시 같은 |
[꽃샘추위]
해마다 각고의 |
[봄바람 꽃]
브드런 꽃들이 |
봄을 맞이하는 꽃 1 하늘이 오시느라 포르르 포롱포롱 봄으로 오시느라 한드을 포롱포롱 반가운 하늘그림을 그냥닮아 포로옹 - 이영지 「그냥 닮아」 2 꽃다지 꽃으로만 서 있는 봄마음이 따뜻이 보슬보슬 촉촉이 젖어들어 고마움 한껏 펴 놓아 드리도록 할께요 - 이영지 「꽃다지」 3 한줄로 늘어서서 줄 맞춰 봄빗방울 봄방울 몸에 입혀 한켜씩 늘이일랴 두 손을 힘껏 펴일랴 하루하루 뽐낼랴 - 이영지 「봄방울 몸에 입혀」 4 꽃물을 말아올린 꽃비가 꽃바람을 물고는 두루비벼 사알살 돌리다가 오는이 반가운 비에 비비느라 봄사람 -이영지 「봄사람」 5 어쩌엄 나를 닮아 똑같니 하얗도록 나를 봐 같이 서서 어두운 바깥에도 둘이서 나란히 서서 흰 마음을 나누니 - 이영지 「어쩌엄 나를 닮아」 6 속에서 베어나온 아가가 봄이 된다 봄 속에 들어앉은 포릇한 살결에는 속삭임 어머니 음성 잘자라라 아가야 -이영지 「봄 속에 들어앉은 아가」 |
팬지 꽃 / 김지명
자주색 팬지 꽃 |
[개부랄꽃]
밤하늘 봄소식 |
빛을 사랑하지만 화분을 돌리는 손이 빛과 화분과 손이 고통을 이겨내고 |
한 송이 장미는 아름다운 건 온통 몸으로 일러주는 매혹으로 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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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봄볕이 따사하여 아지랑이 졸고있는 미풍에 흰나비가 춤을추며 날아와서 세월에 아린흔적 내려앉은 은색머리
꽃샘의 봄날/泉水 고사리 새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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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寒: 봄추위
진달래꽃/청매 이택제 뒷산의 진달래꽃 박씨 물고 제비따라온 할머니 구성진 그 가락 할머니 따라 누어 불빛도 깜박이던 돌아와 내 가슴에 피네 |
잎, 입 興谷 김종식
빛 좋은 봄날 잎 잎 파릇파릇 |
꽃동산 四 江 이 용 백
희망의 봄내음을 가슴에 물씬안고 고운님 가슴에다 살포시 채우라고 나비가 나풀찾아와 꽃동산에 가자네
봄바람 살랑살랑 꽃향기 등을밀어 뒤숭숭 어수선한 마음을 휘감으니 희망의 향기채워줄 꽃동산에 가자요
2013. 4. 10. |
[야생초]
속박에 휴일의 |
봄날/이면수화
목련 나무 아래서 방마다 목련들이 |
넝쿨 장미 체하다/달못
봉긋봉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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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명자나무)
마당가 울타리에 산당화 꽃이활짝 분홍색 흰색꽃에 붉은색 차려입고 화냥기 머금은채 봄가득 유혹하고
속설에 울고웃고 초대를 받지못해 담넘어 울밖에서 안채를 흘겨보고 억울함 참지못해 피토한 화려한꽃
전생에 못한인연 담장밖 피어나서 간절한 눈빛으로 사랑을 나누다가 쫓겨날 두려움에 속태운 사랑의꽃
대감님 불호령에 산골로 숨어버려 봄이면 청초하게 고운님 오기만을 가지에 꽃등켜고 기다린 겸손한꽃
2013. 4. 29 |
어제는 꽃비가 내리더니/울창
菓實花雨降吟誦 과실화우강음송
괴롭고 번거러운 글읽는 소리를 높혀 가며 배꽃은 꿀벌과 사랑에 빠지더니 산골짜기 물을 받아 정이 두터운 친구를 부르니 게으름이나 낮잠을 즐기려니 |
무쇠솥 꽃 국/徐승원 장계리 가는 길 벌, 나비 오랜 이야기 향수처럼 밟히는 길에서 |
벚꽃문장 / 조경희
다시 오기까지, 벚꽃 피었다지기를 십 여 년 |
꽃집/로로미야
나는 그 인사에 보답하듯
한 때의 욕망이 마음이 마음을 그리워하는 날 말 하지 않아도 눈물이라도 짓고 싶다 |
철없는 사랑 / 신광진
바람 속에 혼잣말 속삭여도 물밑 듯이 찾아오는 쓸쓸함 눈가를 타고 젖어드는 눈물 복받치는 서러움 애타게 그립다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눈물 눈물로 채운 술 외로움 한잔 술잔에 담긴 그리운 얼굴 철없는 마음은 가슴에 품고 간절하게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여
철없던 시절 야속하게 떠나지만 원망 미움도 그리운 마음의 친구 행복만 빌면서 살았지만 서럽지 않네 마음 설레는 지울 수 없는 철없는 사랑 죽기 전에 한 번쯤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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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 누워/심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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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2 -동백꽃 자작 자유시를 시조로 변형- 봄소식 청실홍실 동백꽃 한 쌍의 늘 푸른 봄 오는 요령소리 울며 가며 어노 어노 어나니 넘어 |
동백꽃 -원작-
한 쌍의 동 박새는 옛 사연을 모르는 채 어노 어노 어나리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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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四 江 이 용 백
산비탈 언땅뚫고 백설을 헤집고서 노랑빛 복수초꽃 향기가 함초롬히 찬바람 기꺽어놓고 봄온다고 알리네
2013. 2. 7. |
[봉오리 터지는 날]
해마다 두어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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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기 전에 / 정기모
아직도 먼 봄기운이 그리워 집 근처 작은 소공원 목련은 바람결은 보드라워지고 벚꽃 하얗게 피기 전에 |
봄 / 정기모 시렸던 가슴 깊이 먹먹한 가슴 깊이 몸살 앓던 계절 고이 접어 |
봄이다 海心 김영애 반짝이는 햇살 목청껏 노래 부를 행복한 계절 봄 |
봄꽃을 피우리라 하늘은 입김으로 여명은 희망을 열어 세상 무정코 춥다하나 나도 그 하늘에 시름을 헹구고 *문학공간 201호 (2006.8.)에 게재 |
봄의 서막 2 태화강 선바위 선암사 입구 |
찔레꽃 피던 고향 / 솔거 최명운 웃자란 망초 순 쇠꼴로 베어 쇠꼴 베기 싫은 마음에 |
한 송이 꽃이고 싶습니다//유승희 그대 발길 머무는 곳 잠시 잠간 쉬어가는 그 하나 만으로도 |
춘난(春蘭) - 박 광 호-
봄으로 찾아온 사랑의 손길을 나뭇가지 사이로 꽂혀 내린 이심전심(以心傳心) |
봄//유승희 봄바람은 양지 바른 들녘엔 머잖아 예서, 제서 |
꽃을 꺾는 마음 정이 그리워 사랑이 보일 때도 그렇고 정 때문에 |
꽃 말씀 / 정기모
봄 온다고 누가 봄바람을 안고 돌아와 |
내 넋의 고향 봄 꽃망울 감싼 껍질 |
자목련 망울 詩/ 이 원국
꽃봉을 피우려 혈관으로 뿜어 나르는 피(血) 대지의 몸으로 운다
긴 세월 江 속에 희열의 속살을 감추어
하나씩 하나씩 망울을 달고 임이 오실 오두막 두리번거리고 수줍은 마중
바다가 고향인 해풍이 간질간질 가지를 흔들어
고고한 분내 재촉하고 설한의 긴 한숨은 봄비에 녹아 숨어버렸다
순결한 영혼 몸바쳐 임 부르는 자줏빛 꿈꿔 몽실몽실
고이 품은 자태 연두색 망울로 봉긋봉긋 |
꽃샘추위//유승희 모지락스런 바람할미(꽃샘바람)극성 앞에 겨우내 천근만근 뒤돌아보는 미련으로 겨우내 색색 잠자던 꽃들은 |
수묵화의 비상 詩/이원국
뜨락에 나들이 온 노루 그들이 모두 친구요 어둠 속에 봄밤이 가슴으로 담은 수묵화들 앞에 살아서 좋아라 |
봄의 수채화 흐르는 강물에 내일은 그리고 |
목련이 다 지도록 / 정기모
활짝 핀 이 숨 막힘 앞에 순결을 다 태운 |
복사꽃 담홍색 복사꽃에 잠시 빠졌더랬어 잔설 녹기 전 산 빛은 이미 연초록 물빛으로 고와지는데 |
꽃다운 꽃 詩/이원국
피었다 지는 꽃이 언제 다시 필 꽃인지를 저만 알고 꽃이라고 다 꽃이 아니다 길가에 피든 꽃다운 꽃이라야 왔다가 사라지는 인생도 꽃이거늘 우리가 우리라는 꽃밭에 |
오월의 편지 / 정기모
몇 번을 달가닥거리며 싱그럽게 열리는 오월 |
사랑 그 사랑 / 솔거 최명운 꽃은 무엇을 얻으려 핀 것도 아니다 마음이 넓은 근본 밑바탕 잡초처럼 강하고 |
꽃잎 지니 임이 오시네 / 민 병련
배냇짓이었을까.
가고 오는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이 걸어 오는 것을. 누가 가르쳤을까.
다가설 수 없음에 한숨은 날을 세우고 긴 장막의 커튼을 밀쳐내는것을.
앞서 가는 너를 보내고 또 맞이해야 하는 그 마음을 어찌 알까.
임은 나에게만 오시는 손님이 아니었다네. |
나팔꽃 씨 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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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피는 나팔꽃 詩/이원국
나팔꽃으로 필 환상 쿵덕거리는 심장소리까지 그대의 하모니는 어둠의 음파입니다
그대의 연주에 꿈틀거리고 내 안에 살아있는 숨결 흙같은 사랑 먹어
영역을 주물럭거리는 지렁이처럼 끈적거리는 사랑 하나 어둠 속에 피어 올라 배설하고
그대가 있어 고맙다고 밤마다 나팔꽃으로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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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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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길에서 詩/이원국
방실방실 눈 마주치는 꽃 꽃이라기보다 흰머리 성성이 이빨 빠진 갈가지 언젠가 이 길을 |
능소화//유승희 세월가면 잊혀 질까 그리움의 끝은 어디 간데 아! |
백일홍 사랑 / 솔거 최명운 앙큼스레 꼬이듯 뻗어 장맛비 그치고 |
봉선화 연정 소낙비 내리고 물안개 자욱한 담 밑 |
달맞이꽃 - 박 광 호 -
비오고 구름 낀 날 빼고 나면 매일 밤 목메 기다리는 날 보고 |
코스모스 사랑 / 최명운 야들야들 윤기나는 코스모스 |
꽃의 고독 / 최명운 지나쳐 그냥 가려는데 잡는다 아니야 그냥 가기엔 아니야 아니야 |
들꽃 이원국
차마 너를 지켜보기가 부끄럽다 |
능금빛 사랑 이원국
사과나무 잎이 푸른 날들은 꿈꾸는 사랑이 비 바람 지나던 날에 설익은 풋기에 능금빛 사랑이여 가을 녘 임의 사랑에 |
새벽
별 밭에 놀다가 우렁차게 훼치는 수탁은 별을 좇다가 물레소리에 취하여 임 그리워 띄우는 결국, 나는 |
향기나는 열매 이원국
설익은 열매가 누구에게나 청춘이 있듯 아름다운 것 향 나지 않는 꽂이 첫서리 맞은 능금 |
꽃샘추위//유승희 입춘이 지난지도 꽤 오래 모지락스러웠던 혹한을 견디고 봄인가 싶으면 |
동백 밭 이원국
사는 이유중에 시린 발 밑에 요동치는 그 향기 꼭 잊지 않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흘러도 아름다운 향기 끝내, 불 타 오릅니다 그 향기 다시 찾아 오는 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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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은 피었는데/靑松 권규학
봄은 연분홍 빛깔이라 했거늘 언제, 어느 때 살며시 다가와서 초춘(初春)의 새벽이 아무리 짧기로서니 이런들 어떠하며, 또 저런들 어떠하리 |
꽃으로 올거나//유승희 이 세상 지나는 발걸음 노랑 햇살 동동대는 한 철 피었다 |
동백에 실리는 사랑 - 박 광 호 -
춘설을 머리에 이고도 가는 겨울 오는 봄에 피어나 넋 없이 바라보는 |
홀씨 꽃 이원국
내 것이 중하면 "것" 이라는 건 열리든 |
낙화의 속삭임
비록 짧은 세월이었지만 봄꽃들이 슬어지고 나면 자연의 섭리를 되새김하며 |
임 그리운 날 이원국
생시같이 임 한번 볼까나 멀뚱멀뚱 한 오리 보따리에 든 임의 얼굴 |
넝쿨장미
울타리에 키를 재듯이 머리를 쑥 내밀어
세상 보란 듯 당당하게 두려움 벗어버리고
가시 걸린 붉은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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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숙을 알고있다 / 정일근
어두워 지면 문을 꼭 닫고 파란 슈미즈를 입은 여인숙 주인 밤새 손님을 뜨겁게 안아 주지요 아침 햇살이 찿아 오면 주인이 손수 대문을 열어 손님을 정중히 떠나 보내고 손님은 제 몸에 스민 꽃내음 감추지 못해 붕붕 거립니다 얼마냐고 묻지를 마세요 숙박비도 하루밤 꽃값도 무료 입니다 십일월 찬서리 내린 다음날 그 다음 날에도 오래 오래 피어있는 은현리 용담꽃 길잃은 벌들이 찿아와 하루밤 자고 떠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숙 |
용 담 꽃 / 복효근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러 있을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 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은 가을 산자락 후미진 곳에서 그저 수줍은듯 잠시 그대 눈망울에 머무는일 그렇게 나는 그대 슬픔의 산 높이에서 핀다 |
목화 (木花) / 서정주
누님, 눈물겨웁습니다
이, 우물물같이 고이는 푸름 속에 다수굿이 젖어있는 붉고 흰 목화꽃은 누님, 누님이 피우셨지요?
퉁기면 울릴 듯한 가을의 푸르름엔 바윗돌도 모두 바스러져 내리는데
저, 마약과 같은 봄을 지내어서 저, 무지한 여름을 지내어서 질갱이풀 지슴길을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리고 피우셨지요? |
할미꽃 /
비 젖어 바람에 날려
핏빛 울음
조용히 흐르면 깊어지면
은은할까요 하얀 머리 |
피나물/
피가 나 피가 나 징한 피가 나
푸른 줄기에서 피가 나 징글징글한 피가 나
아프면서 살지
얘기들하지 |
-나태주.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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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비아 안도현
사루비아 꿈결 이마 위로 날아들던 나비 같은 몸짓으로 사철이 피고 지는 노을 무성한 구만리 밖으로 |
달맞이꽃 // 이용복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
능소화 - 임영옥 두부도 사러 가고 분꽃씨처럼 동그랗게 말려 이 평면구도의 날들을 부수며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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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蘭草) 이병기 1 한 손에 책(冊)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고적(孤寂)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장장(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
매화사 안민영
[3] [6]
[2] [3] [6] |
매화사 / 이은상
바람이 상기 싸늘해 차라리 애처로와 어느 새
보면 차가와도 전생의 기억 몽롱해도 귀 대고
내 가슴 슬픈 이랑에 달빛 흐르는 밤이면 청매자 |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ㅎ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도라지꽃 / 고은
....한 여인의 일생이 3천만 동포의 몸뚱이 껍질 벗겨 생살 떠 회치는 오늘 그 누가 이 아픔을 소리지르겠는가 하루에 서른 세 놈에도 쉰 놈에도 살아남은 목숨으로 그 목숨으로
40여년 동남아의 어디에 숨겨졌다가 이제 어느 할머니로 밝혀진 우리 민족이여 8.15에 돌아올 낯짝 없다고 그냥 야자수 아래에 주저 앉아서 지난날 낙동강 모래밭 안심마을 뒷동산에 널린 그 사무친 도라지꽃이여
아아 이제부터 우리에게는 무궁화가 국화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 도라지꽃이 국화이리라 정신대 도라지꽃 백도라지꽃이 운명의 국화이리라 핫차이 마을 할머니의 우리 민족 낭떠러지 울음바다의
* 도라지꽃 - 일본군이 조선 여자정신대를 말하던 은어 |
찔레 / 문정희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늘 말을 잃어갔다.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
할미꽃 / 문정희
이곳에 이르러 묵숨의 우뢰소리를 듣는다.
절망해본 사람은 알리라 진실로 늙어본 이는 알고 있으리라.
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가에 허리 구부리고 피어있는 할미꽃의 둘레
이곳에 이르면 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 슬픈 벼랑인가
할미꽃 네 자줏빛 숨결에 태양이 가라앉는다. |
민들레꽃 /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
해당화 한 용 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
다시 흰 감자꽃 피어도 고향에 갈 수 없겠지 그대는 황청원
혹여 산비탈 손바닥만한 밭 뙈기에 흰 감자꽃 피었을 때 고향 떠나지 않았는가.
그렇게 고향 떠나와서 강줄기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한 채 장만한 야무진 서울 사람 되었지만 촌티나는 그 말씨 아직도 버리지 못했구나.
어찌 버릴 수 있으리 동네 어귀 당산나무 지붕 낮은 골목길 개울 건너 논빼미 조상 묻힌 선산까지 모두 물에 잠기는데.
아이고 안타까운 일이로다 뽕잎 먹는 누에 크듯 쑥쑥 자라난 자식들에게 애비처럼 손발톱 밑 때 끼우며 밟힐 흙도 갖지 못한 고향 잃은 자 되었으니.
다시 흰 감자꽃 피어도 고향에 갈 수 없겠지 그대는 |
난초(蘭草) 이병기 1 한 손에 책(冊)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고적(孤寂)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장장(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
답화귀(踏花歸) - 한하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네 함박눈인 양 날리네 깔리네.
꽃 속에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
꽃이 달빛에 졸고 봄달이 꽃 속에 졸고 꿈결 같은데 별은 꽃과 더불어 아슬한 은하수 만리 꽃 사이로 흐르네.
꽃잎이 날려서 문둥이에 부닥치네 시악씨처럼 서럽지도 않게 가슴에 안기네.
꽃이 지네 꽃이 지네 뉘사랑의 이별인가 이 밤에 남몰래 떠나시는가.
꽃 지는 밤 꽃을 밟고 옛날을 다시 걸어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 |
기나긴 기다림에 솜털같은 바람결에 저승에서 다시 만나 |
<옥잠화> 박종화 미녀같은 흰꽃을 |
달맞이꽃 // 이용복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
사루비아 안도현
사루비아 꿈결 이마 위로 날아들던 나비 같은 몸짓으로 사철이 피고 지는 노을 무성한 구만리 밖으로 |
박문재 <민들레> 긴 겨울 지나 밟혀도 뽑혀도 해마다 이맘때면 한줄기 풀꽃 뿌리로 |
김파(연변 조선족 자치주 시인) <민들레> 제 땅에서 다 살고 나면 |
민들레의 영토/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태초로부터 나의 영토는 애처로이 쳐다보는 바람이 스쳐가며 태양에 쫓기어 노오란 내 가슴이 당신의 맑은 눈물 흐려오는 보고 싶은 얼굴이여. |
서홍관 <민들레> 봉천동 더러운 실개천에도 이 세상 어느 곳에 버려진다 해도 |
파초(芭焦) / 김동명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이 밤이 차다. 나는 즐겨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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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 / 이육사
항상 알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파초(芭蕉)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그옛적 『사라센』의 마즈막 날엔 젊은 여인(女人)들의 잡아 못논 소매끝엔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때마다 차라리 천년(千年)뒤 이가을밤 나와함께 그리고 새벽하날 어데 무지개 서면 |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앞산에 묻지 말고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가을 밤 외로운 밤 벌레우는 밤 |
개불알꽃 - 송수권
며칠 전은 새로 나올 시집 이름을 작은 동네 지나 안골로 가는 큰동네를 싯나라 나이 점잖은 어른들은 그걸 알고 이냥저냥 오가며 |
돌나물- 김종태 △
땅 탓은 안 해 달동네인들 못살랴 어차피 기는 인생인데 뜯기는데는 이골이 났고 뜯는 사람 |
며느리밥풀꽃 / 송수권
날씨 보러 뜰에 내려 그 중에서도 우리 설움 |
새가 된 꽃, 박주가리/고진하 어떤 이가 |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술 익는 초당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따로 책을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꺼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 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디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
갈대 / 신경림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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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송수권
바지랑대 끝 더는 꼬일 것이 없어서 끝이다 끝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나팔꽃 줄기는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 꼬여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아침 구름 두어 점, 이슬 몇 방울 더 움직이는 바지랑대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덩굴손까지 흘러나와 허공을 감아쥐고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젠 포기하고 되돌아올 때도 되었거니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가냘픈 줄기에 두세 개의 종까지 매어달고는 아침 하늘에다 은은한 종소리를 퍼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더 꼬일 것이 없다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우리의 아픔도 더 한 번 길게 꼬여서 푸른 종소리는 나는 법일까 |
애기똥풀꽃 / 복효근
집 뒤꼍 하수로 가에
어릴 적 어머니 말씀 젖 모자라 맘죽만 먹고도 애기똥풀 노란 꽃잎같이 똥만은 예쁘게 쌌더니라 황하의 탁한 물 암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된단다 그래, 잘 먹는 일보다 잘 싸는 일이 중한 거여 이 세상 아기들아 잘 싸는 일이 잘 사는 일 시궁창 물가에 서서도 앙증스레 꽃 피워 문 애기똥풀 보아라 어디 연꽃만이 연꽃이겠느냐 |
애기똥풀 / 안도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을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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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에 대하코스 모스 /사철
시원한 가을 바람 불어오고 빨강 분홍 하얀색으로 어울려져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따로 책을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꺼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 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디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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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의 고백 詩/배춘효님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대여 아름다운 이 산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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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에 피는 사랑 / 賢智 이경옥
질척거리는 흙 속에서 |
내 영혼 같은 사랑 / 혜연 배영옥 |
꽃눈 / 손준석 빨간이 하얀 너에 모습 어이하여 꽃눈이 되었을꼬 대롱이 메달린 네 얼굴에 꽃눈이 피웠구나 붉게 하앟게 밤새워 피워냈구나 너에 얼굴 아침 햇살에 눈녹듯 떨어지는 낙화 신세인것을 무슨 애달푼 그리움으로 남아 떠나지 못하고 소매자락에 매달려 있었던고 밤서리 눈보라에 얼어버린 님에 꽃이여 기다림 얼음속에 피어난 애절한 꽃이여 눈물로 꽃이 되어버린 붉고 하햔 송이여 뜨거운 정열이어라 꺼지지 않는 기다림에 불꽃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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