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랑(조정래)
민근홍 언어마을
▶ 작가 소개
소설가. 전라남도 승주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70년 문학지《현대문학》에 단편 <누명>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초기소설은 토속 공간을 소설화하거나 현실 비리를 고발하는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197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한국전쟁과 민족분단을 다룬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1981년《유형의 땅》으로 현대문학상을, 1983년 소설집《불놀이》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84년 문학지 《한국문학》을 인수해 1980년대 후반까지 편집을 주간하기도 했다.
1983~1989년까지 발표한 대하소설 《태백산맥(전10권)》은 해방과 6·25전쟁기를 배경으로 한국현대사의 심각했던 이데올로기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이 작품은 분단상황의 비판 인식을 바탕으로 그 소설적 객관성을 얻고 있으며, 분단극복을 위한 문학적 성과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1990~1995년까지 발표한 《아리랑(전12권)》은 한말 이후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중의 고달픈 삶과 한국근대사의 왜곡과정을 소설화하고 있다.
2002년 전10권으로 완간한 대하소설 《한강》은 6·25전쟁 이후 폭력적인 정치권력이 저지르는 사회 비리와 이에 대응하는 민중의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 출간 의의
『아리랑』은 일제 침략기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다.
《한국일보》에 원고지 2만 매의 분량으로 연재된 원고는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전체 4부로 구성되었다.
1995년 완간되어, 해방 50주년의 의의를 더했으며 현재까지 360만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아리랑』은 군산과 김제를 비롯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도는 수많은 취재여행과 자료조사를 거치며 ‘발로 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족이동의 길고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제 수탈기 소작농과 머슴, 아나키스트 지식인의 처절한 삶과 투쟁을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리랑』은 하나의 역사적 연대기이면서도 각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일상들을 세밀하게 엮어낸다.
그리하여 이름 없는 민중들의 행위 하나하나가 역사의 진행 방향에 어떻게 작용하고, 역사적 진실을 일궈내는가를 자세히 보여준다. 특히 지난 1996년 프랑스 아르마땅 출판사와 전12권 출판계약을 맺고 1998년 1부 3권이 나온 데 이어, 2003년 5월 전권이 완간되었다. 이는 유럽에서 한국의 대하소설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작품의 무대인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이 건립되어 뜨거운 작가정신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체험과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아리랑』은 일제의 폭압에 맞서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그리고 승리의 역사를 부각시켜 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민족문학의 기념비라 할 수 있다.
▶『아리랑』연보
1990년 12월 11일 《한국일보》에 연재 시작
1994년 1부「아, 한반도」, 2부「민족혼」, 3부「어둠의 산하」출간, 연재를 중단하고 본격 집필에 들어감
1995년 8월 총 2만 매의 대장정 끝내고 해방 50주년을 맞이하며 제12권을 출간함으로써 완간,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3위(《시사저널》), 20대 남녀독자 294명이 뽑은 ‘가장 읽고 싶은 책'1위(《도서신문》), 사회 각 분야 전문
가 47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책'1위(《출판문화》)
1996년 단일 주제 비평서인 『아리랑』 연구서 『아리랑연구』 가 조남현 외 11인의 집필로 출간, 프랑스 아르마땅출판사와 완역 출간계
약 체결,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 4위(《조선일보》)
1998년 서울대학 도서관 대출1위(《조선일보》)
1999년 『태백산맥』과 나란히 20세기 한국의 베스트셀러(《중앙일보》)에 선정
2000년 9월 29일 『아리랑』의 발원지 전북 김제에 시민의 이름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를 벽골제 광장에 세움, ‘소설 분야,
90년대의 책’(교보문고)
2003년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 개관, 아리랑 프랑스어판 전12권 완역 출간
▶ 저자의 말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감히 민족통일의 역사 위에서 식민지시대의 민족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만이 아니다. 미래의 설계가 또한 역사다.
우리는 자칫 식민지시대를 전설적으로 멀리 느끼거나 피상적으로 방치하는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그러나 민족분단의 비극이 바로 식민지시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명백히 깨닫는다면 그 시대의 역사를 왜 바르게 알아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추천사
작품 『아리랑』이란 무엇인가. 첫째, 장대한 서사적 구조를 지녔다는 점. 둘째, 민족사의 구체성을 ‘발바닥 글쓰기’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 셋째, 민족생존의 싸움에 있어 어떤 패배도 치욕이 아니며, 싸우지 않음이야말로 불명예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 이 점이야말로 광복 50주년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음미되어야 할 사항이 아닐 수 없다. 김윤식(문학평론가)
『아리랑』은 투철한 역사인지와 미학이 함께 융합됨으로써 역사의 정합에 대한 새로운 문예적 지평을 열어주는 작품이다. 길고 광활한 시간과 공간의 위상 위에 전개되는 민족의 생명력에 대한 원대한 서사적 구도에서 비롯하여 작은 말씨에 대한 치밀성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도 실로 놀랍지 않은 것이 없다. 이재선(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조정래는 『태백산맥』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한 봉우리를 민족문학의 지반 위에 세웠다. 그 작품이 바로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개성적인 인물 창조, 탁월한 묘사, 광범위한 자료 조사로 식민지 시대의 새로운 민족사를 창조해 내고 있다. 작가는 위의 세 가지 요소를 마술적으로 조화시켜 우리를 식민지 시대의 굴욕과 열등감에서 해방시키는 동시에,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삶과 애증을 통해 진한 문학적 감동에 사로잡히게 한다.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90년대의 걸작이다. 신경림(시인).
▶ 줄거리
한일합방을 앞두고 김제군 죽산면에 사는 감골댁의 아들 방영근은 빚 20원에 하와이에 역부로 팔려간다. 그 무렵 일본인들의 조선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하시모토와 쓰지무라는 죽산면 일대의 땅을 모조리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는다. 백종두, 장덕풍 등은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친일과 돈벌기에 혈안이 된 자들이다. 한편 개화사상을 지닌 양반 출신 송수익 신세호 등은 외세에 대항해 의병활동을 전개하고 승려인 공허도 의병항쟁에 뛰어든다. 송수익은 항쟁 중 부상을 당해 공허의 안내로 암자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이때 송수익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데…….
그 무렵 의병활동에 참여했던 지삼출과 손판석은 의병활동이 해산되자, 일본군에게 잡힐 뻔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만주로 떠난다. 감골댁의 가족들도 여기에 합류한다.
감골댁의 딸 보름이와 수국이는 지주의 아들과 일본 앞잡이들의 괴롭힘을 당하며 몸을 버린 뒤, 험난한 인생을 살아간다. 그 당시 방영근을 비롯 하와이에서 노예 같은 삶을 살아가던 한인들은 악독 농장주에 대항해 쟁의를 일으키고 한인회를 결성해 힘을 도모한다.
송수익은 만주로 가서 독립군을 이끌며 대종교로 입교한다. 신세호는 송수익과 사돈을 맺어 그의 가족들을 돌보며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 그 무렵 알제에 의해 토지조사가 실시된다. 만주와 조선을 오가며 독립자금을 모으던 공허는 송수익을 마음에 두고 있던 청상과부 홍씨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결국 아들을 두기까지 한다.
일본의 앞잡이가 된 양치성은 신분을 숨기고 송수익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수국이를 협박해 강제로 동거를 한다. 그러던 중 만주에서 일본토벌대의 조선인 살육이 자행되면서 양치성의 농간으로 감골댁도 비참하게 죽고 만다. 시대의 암울함 속에 3?운동의 소식이 들려오고…….
그 즈음 사회주의 운동이 거세지면서 정 부자집 셋째 정도규는 사회주의자가 되어 소작투쟁을 선동한다. 연해주 빨치산 이광민, 윤철훈, 윤선숙 등이 합류한다. 그러자 이미 죽산면의 땅을 반 이상 차지한 거대 지주 하시모토는 공산주의자 색출에 열을 올린다.
무정부투쟁을 계획하던 송수익은 주장록의 배신으로 관동군에게 잡히고 만다. 송수익은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결국 모진 고문 끝에 옥사한다. 송수익의 아들 송가원과 중원은 각각 아버지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한다. 공허는 보름이의 아들이자 혈청단원인 오삼봉을 데리고 압록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한많은 생을 마감한다.
그 무렵 한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하고 동북 항일연군 소탕령이 발동되어 많은 조선독립군이 전사한다. 조국을 위해 싸우던 많은 이들이 생체실험과 강제징용의 희생자가 되어 목숨을 잃는다. 마침내 일본의 패전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만주에 있는 조선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몰려오면서, 이들은 고향땅을 밟지 못한 채 광막한 만주로 다시 유랑하게 되는데…….
■ '아리랑' 줄거리
‘아리랑’은 12권의 대하소설이다. 한일합방 직전부터 8·15 광복까지가 시대 배경이고 김제 만경평야, 군산항구에서부터 하와이, 만주, 중앙아시아, 소만국경 등 한국 유민(流民)과 저항세력들의 발길이 닿았던 많은 지역들이 이 대하소설의 공간이다. 전 4부로 구성된 이 소설의 각 부별 골격은 다음과 같다.
제1부: 김제의 소작농 방영근은 빚 20원에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팔려간다. 친일파 백종두는 일진회 군산지부장이 되고 진보적 지식인 송수익은 의병투쟁에 나선다. 토지조사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자 수많은 농민들은 졸지에 땅을 빼앗기고 산발적 시위에 가담했던 농민들은 총살당하거나 징역을 산다.
제2부: 하와이에서는 거류민 조직이 결성되고 3·1운동이 일어나고, 만주에서는 여려 계파의 단체들이 항일투쟁을 전개하는 등 한민족의 대반격이 시작된다. 송수익은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 대장이 되고, 대종교에 입신(入信)한다. 그 당시 재만 민족주의 진영 항일무력의 주력은 대종교의 지도력 밑에 있었다.
방영근의 동생 방대근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 토벌대는 재만 한인들을 무차별 학살한다. 방영근의 어머니 감골댁은 이때 살해된다. 한편 김제평야에서는 하시모도가 죽산면의 농토를 반 이상 차지한다.
제3부: 관동대지진으로 재일 한국인들은 무참하게 살해된다. 국내외에서 공산주의 운동은 다양한 이념의 갈래를 보이며 항일운동으로 나아간다. 부잣집 아들 정도규는 사회주의자가 되고, 연해주 빨치산에 가담한다. 송수익은 관동군에 체포되고 국내에서 지주 하시모도의 권력과 횡포는 날로 커간다.
제4부: 일본군의 재만 조선 독립군 토벌 작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조선 독립군은 참혹하게 무너져가면서 결사 항전한다. 재만 한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고, 일본군은 진주만을 기습한다.
조선여자들은 정신대로 끌려나간다. 관동군에 붙잡힌 송수익은 징역 15년을 받고 복역 중 옥사한다. 송수익이 옥사하자 그의 아들 송가원(의사)은 의업을 포기하고 광복군에 가담한다.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러시아는 선전포고를 한다. 만주에서 일본의 힘이 빠져나가자 중국인들은 조선인들의 농토를 빼앗기 위해 쇠스랑을 들고 몰려온다. 조선인들은 다시 유랑의 길로 나선다. 이것이 8·15 해방이다.
주요_등장_인물.hwp
아리랑_제1부.hwp
아리랑_제2부.hwp
아리랑_제3부.hwp
아리랑_제4부.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