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어느 일일 연속극에서 한 출연자가 전화를 끊을 때마다 "들어가세요"하고 인사하던데, 옳은 말입니까?
[ 답 ]
아닙니다. 전화를 끊을 때 `들어가세요`하는 인사말은 명령형이고, 일부 지방에서만 쓰고, 다소 상스럽게 들릴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를 끊을 때는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만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등으로 인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음]
직장에서 퇴근할 때 "먼저 실례합니다"하고 인사해도 괜찮습니까?
[ 답 ]
직장에서 퇴근할 때 남아 있는 사람에게 하는 인사말로는 `먼저 (나)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가 표준입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가 요즘에는 나이 든 사람들 가운데서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인사말이므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아직은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말이므로 표준 화법이 아닙니다. 또 `수고하십시오`하고 인사를 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젊은 사람들은 이 말이 인사말로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윗사람에게는 절대로 써서는 안 됩니다. 다만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먼저 가네, 수고하게"처럼 `수고`를 쓸 수 있습니다.
[물음]
백화점이나 단체 등에서 보내는 우편물에 보면 수취인을 `홍길동 님`이라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홍길동 씨`라고 해야 옳지 않습니까?
[ 답 ]
`님`은 원래 고유명사 뒤에 붙는 말이 아니지만 요즘 단체에서 보내는 안내장 등을 보면 `홍길동 님께`와 같이 이름 뒤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워낙 보편적이어서 표준 화법으로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단체나 기관의 이름으로 보내는 공식적인 편지의 경우 `홍길동 님`이라고 쓰는 것은 옳습니다.
[물음]
어느 강연회에서 연사로 나온 분이 자기를 "종로구의 홍길동 의원입니다"하고 소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종로구의 의원 홍길동입니다"라고 해야 옳지 않습니까?
[ 답 ]
옳은 지적이십니다. 이름 뒤에 직함을 넣는 것은 그 사람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이 아닌 자신을 소개할 때는 직함을 이름 앞에 두어야 합니다. 이것은 지위가 높고 낮음에 상관 없이 항상 그렇게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도 어떤 선언문을 낭독한 다음에 `대통령 홍길동`이라고 끝맺으며, 낮은 직책의 군인도 `이병 홍길동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자신을 `홍길동 대통령`이라고 하거나 `홍길동 이병입니다`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자신을 일컬어 `김철수 군`, `김영희 양`하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것은 국어에서 매우 일반적인데, 종종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불러 주는 대로 `홍길동 의원`과 같이 스스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언어 습관입니다.
[물음]
요즘 텔레비전 등에서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인사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 인사말로 좋은 말입니까?
[ 답 ]
영어 `Good morning`을 번역한 말인 `좋은 아침입니다`는 좋은 인사말이 아닙니다. 인사말은 듣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와 같이 번역투의 말은 그러한 느낌이 덜하고 사람에 따라서 불쾌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인사말도 역시 우리말 어감에 맞지 않으므로 `안녕히 주무십시오`와 같은 우리말 인사말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텔레비전 방송이나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인사말은 삼가야 합니다.
[물음]
집안에서 쓰는 아침 인사말로는 무엇이 적당합니까?
[ 답 ]
아침에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로 가장 대표적인 인사말은 `안녕히 주무셨습니까?`입니다. 윗사람을 조반 잡수실 시간 후에 뵌 경우에는 `진지 잡수셨습니까?`를 쓸 수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가 평화롭지 못하던 시절에 밤새 별일이 없었는지 묻던 말이고, `진지 잡수셨습니까?`가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던 시대의 인사말이므로 요즈음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인사말은 글자 그대로 해석할 것도 아닐뿐더러,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고 해도 정말 잠자리는 따뜻했는지, 진지는 잡수셨는지 궁금하여 여쭈어 보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안녕히` 대신 `잘`, `편히`, `평안히`를 써 `잘(편히, 평안히) 주무셨습니까?`하고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들은 `안녕히`보다는 상대방을 덜 높이는 말이므로 윗사람에게는 쓰지 않아야 할 말입니다.
아랫사람에게 하는 인사말은 `잘 잤어요?`, `잘 잤니?`가 좋습니다. `잘 잤어요?`는 아랫사람이지만 `해라`를 할 수 없는 경우와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칠 때 쓸 수 있습니다.
[물음]
어머니와 길을 가다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누구를 먼저 소개해야 합니까?
[ 답 ]
모르는 사람을 중간에서 소개할 때는 여러 가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친소 관계를 따져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소개한다.
(2) 손아래 사람을 손위 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3)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뒤섞여 있을 때는, (1), (2), (3)의 순서대로 적용합니다. 질문하신 상황에서 만일 젊은 남자 선생님이라면 위 세 기준이 뒤섞여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1)의 기준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 어머니를 선생님에게 먼저 소개하는 것이 옳습니다. 따라서 `저의 어머니십니다`하고 먼저 소개한 다음에, `어머니, 우리 선생님이십니다`하고 소개합니다.
[물음]
방송 매체에서 사회자가 2, 30대 연예인을 소개하면서 "최수종 씨를 모시겠습니다"하고 말하는데, 잘못된 것 아닙니까?"
[ 답 ]
시청자는 다양한 계층이 모인 사람들로서 불특정 다수입니다. 그러므로 방송 출연자들은 시청자들을 항상 윗사람으로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방송 사회자가 2, 30대의 젊은 연예인을 소개하면서 `모시다`라는 존경의 단어를 쓴 것은 잘못입니다. `최수종 씨를 소개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물음]
시아버지나 부모님께 편지를 할 때 겉봉의 받는 사람 쪽을 어떻게 써야 합니까?
[ 답 ]
객지에 나와 있는 자녀가 고향의 부모님께 편지를 보낼 때 부모님의 함자를 쓰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는 본인 이름 위에 `본제입납(本第入納)` 또는 `본가입납(本家入納)`이라고 써서 보냈습니다.
그러나 한 마을의 가구 수가 적은 시골에서는 자녀의 이름을 대고 아무개의 집이라고 하면 어디로 가야 하는 편지인가를 알지만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는 도시나,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자녀가 오래 전에 객지로 나와 사는 경우 정확히 편지를 배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객지에 계시는 경우에는 `○○○ 본제입납`이나 `○○○ 본가입납`이라고는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는 경우에도 다른 어른께 편지를 보내듯이 `○○○ 귀하(貴下)`, `○○○ 좌하(座下)`라고 부모님의 성함 뒤에 `귀하`, `좌하`를 붙입니다.
또 전통을 살리면서 어려운 한자말을 우리말로 고친 `○○○[보내는 사람의 이름]의 집`이라고 쓸 수도 있습니다.
[물음]
전화를 잘못 걸었을 때 `전화 잘못 걸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하는데 왜 그렇습니까?
[ 답 ]
`전화를 잘못 걸었습니다`라고 하면 전화도 제대로 못 거느냐 하고 핀잔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소 완곡하게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처럼 피동형으로 말하는 것이 올바른 언어 예절입니다.
또 전화가 잘못 걸려 왔을 때 그냥 `아닌데요`라고만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상대방이 재차 "거기 (02) 771-9909번 아닌가요?"하고 묻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닌데요,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하고 분명히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를 거는 사람도 전화를 잘못 건 것을 알았을 때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하고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예의바릅니다.
[물음]
전화를 받을 때 `네`하고만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때마다 꽤 불쾌합니다. 이것을 올바른 예절이라 할 수 있습니까?
[ 답 ]
전화를 받으면서 그냥 `네`하고만 말하는 것은 간결하기는 하나 거만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전화를 받을 때는 `여보세요`가 표준입니다. 그리고 잠깐 사이를 두고 `여보세오`하고 난 다음에 `안국동입니다`처럼 지역 이름이나 전화 번호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또는 `네, 안국동입니다`처럼 말해도 됩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네`라고만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리고 `네`나 `여보세요` 없이 `안국동입니다`하고 지역 이름만 말하거나 전화 번호만 말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물음]
편지 봉투를 쓸 때 `김철수 사장님 귀하`라고 쓰면 됩니까?
[ 답 ]
봉투를 쓸 때는 `김철수+직함+님(께), 김철수 좌하, 김철수 귀하, 김철수 님(에게), 김철수 앞, 한국주식회사 귀중, 한국주식회사 김철수 사장님, 한국주식회사 김철수 귀하`등처럼 씁니다. 주의할 것은 직함 뒤에 다시 `귀하`나 `좌하`등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질문하신 것처럼 `김철수 사장님 귀하`, `김철수 선생님 귀하`처럼 쓰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바르지 않습니다. `사장님`, `선생님`이라는 말로써 이미 상대방을 예우하였기 때문에 다시 `귀하`나 `좌하`를 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물음]
편지 서명란을 쓸 때 주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 답 ]
편지의 서명란을 쓰는 것은 간단한 것 같으면서 흔히 저지르는 몇 가지 잘못들이 있습니다. 먼저 부모에게 편지를 쓸 경우에는 성을 같이 쓰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성을 밝힐 필요는 없으므로 이름만 써서 `아들 길동 올립니다`, `길동 올림`, `길동 드림`과 같이 쓰는 것이 옳습니다.
요즘은 좀더 자유로운 표현으로 편지의 서두를 `사랑하는 딸에게`라고 하고 서명란은 `엄마가`처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편지 봉투에는 이렇게 쓰면 곤란하지만 서명란은 다양한 표현으로 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영숙으로부터`처럼 영어 `from`을 번역한 어투는 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서명란에서 특히 주의할 것은 직함을 함께 쓸 경우입니다. 종종 `한국주식회사 김철수 사장 올림`처럼 자기 이름 뒤에 직함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큰 실례입니다. 이름 뒤에 직함을 쓰는 것은 그 사람을 높인 것이기 때문에 이와 같이 쓰면 자신을 높인 셈이 됩니다. `한국주식회사 사장 김철수 올림`처럼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