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이면 전용관에서 상영되는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고 21’이 아동문학가 고 정채봉씨의 동화를 원작으로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 ‘오세암’(11월2일 개봉)이 그것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나 ‘고양이를 부탁해’ 등 일부 영화가 극장을 임대해 장기상영한 예는 있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처음 있는 일. ‘마고21’은 “11월 한 달 동안 역삼동의 계몽아트홀과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두 곳을 빌렸다”면서 “이 때 만큼은 마음 놓고 ‘오세암’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이같은 배급방식을 예고하기는 했지만, ‘마고 21’의 전용관 운영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처한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극장 스크린을 잡기도 어렵고, 행여 극장 개봉에 성공한다 해도 1~2주만에 막을 내린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작품이 좋아도 배급사들이 천덕꾸러기 취급한다”고 투덜댔지만, 배급사들은 “애니메이션은 관객이 들지 않는다”며 일축해 왔다.
이정호 PD는 “작품성은 기대해도 좋다”면서 “차라리 자체 배급망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관객의 평가를 받겠다는 취지에서 결정했다”고 했다. 또 관객들의 인정을 받으면 서울과 지방에서 확대 개봉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마고21’은 ‘오세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원작 동화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인터넷 포탈사이트 ‘다음’과 추진하는 이번 행사의 응모기간은 5월13일부터 31일까지. 총상금은 500만원이다. www.daum.net 032-218-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