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록은 2018년 12월에 강북구마을생태계조성지원단에서
50+ 마을기록가 선생님들과 함께 발행한 '강북구 마을공동체 사례집 사람-마을을 품다'에 수록된 인터뷰자료입니다.
앞으로 매일 1~2편씩 인터뷰내용을 연재하려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배워서
마을에 돌려주는
“밝은작은도서관”
삼각산동
밝은작은도서관은 초등 학부모 독서모임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마을교사를 육성하고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책읽어주는엄마, 식생활개선 동아리, 팝업북 교육 등 다양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인 소개와 모임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몸을 움직여 하는 활동보다는 앉아서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에 읽었던 과학이야기와 어머니가 주기적으로 사다준 책을 읽으며 자랐고, 고교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실천적 책읽기를 소중한 체험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밝은작은도서관에서는 어머님들이 듣고 싶어 하는 강좌와 마을배움터 사업을 하였고요. 주민들과 함께 하는 마을잔치도 도서관 공간에서 실시했어요. 과거에는 독서 위주의 활동을 주로 했으나 지금은 어머니들이 책을 골라서 아이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어머님들의 독서모임을 병행하면서 마을공동체 활동에 주력하고 있어요. 밝은작은도서관은 인근에 있는 삼각산고등학교 학생들이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장소로 대관도 하고 공간이 필요한 이웃이나 단체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있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요?
저희 회원들은 삼각산초등학교의 엄마들이며 봉사단체 임원들이었습니다. 당시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동아리 활성화를 권장하고 있었는데요. 마침 학교 선생님께서 독서동아리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독서동아리를 만들게 되었지요. 삼각산초등학교 학부모 독서동아리를 2014년에 만들어 처음에는 동아리실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센터 회의실을 예약하고 만나면서 활동을 했어요. 처음에는 여섯 분이 시작하였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열여섯 분이 활동하고 있답니다. 이곳에서 다락방 활동을 하고 계시던 이진숙 선생님께서 가정의 형편 상 중국에 가야 할 상황이어서 여기에 와서 도서관을 운영하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었지요. 엄마들이 초등학교 엄마들이고 해서 제안을 하였더니 공간도 넓고 좋다며 동의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해보기로 하고 2015년 11월부터 시작하였는데 지금까지 여기에서 밝은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모임에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셨나요?
독서동아리인 만큼 격주에 한 권씩 읽어서 연 24권을 읽었어요. 권외로 읽는 책들도 있으니까 연간 30권 정도는 읽어요. 강북구에 동아리 공모를 통해서 예산 지원을 받았구요. 예산으로 문학 강연에도 참석하고 미술관 관람도 가는 등 활동을 했어요. 또 책을 읽고 나서 사회적인 이슈가 있는 담론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며 독서와 대화를 통한 경험을 축적했어요. 또 책읽어주는엄마 활동도 여기에서 1기까지 진행하였고 식생활연구 동아리 등 연구동아리들도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었지요. 회원들은 책을 매개로 삶의 내용을 확장하는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한 슈링클스 만들기는 재미있고 인기 있는 활동이었어요. 플라스틱 종이에 그림을 그린 후 구우면 딱딱해지는데 이것으로 핸드폰 고리나 책가방 고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쁜 장신구를 만들었지요. 작년에는 팝업북 만들기를 8차시 진행하였고 심화과정도 실시했어요. 활동에 참여한 저희 구성원들은 이 공간에서 열리는 활동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입니다.
활동하면서 즐거웠거나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언론진흥재단에 사업 공모에 선정 되어 미디어 인터넷이란 NI강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미디어 인터넷 강의에 대한 어머님들의 관심이 많았지요. 그래서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한 어머니들 중에는 자격증을 따신 분들도 있고 지금은 전문 강사가 되어 학교나 마을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재능을 전혀 모르고 계시다가 우리 모임을 통해서 연관을 맺게 되고 재능을 발견하여 학교 수업을 나가고 전문 강사로 활동하시는 분이 많은데 이 공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낸 일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분들이 배운 것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 주시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큰 자부심을 갖게 돼요. 예전에는 회원이었던 분이 이제는 사업 제안자가 되고 전문 강사가 되어 활동하느라 바빠서 도서관에서 얼굴을 보기 어렵게 될 때,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뿌듯함을 갖게 됩니다.
활동하면서 힘드셨던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게 어려움은 없었고요. 오히려 저 때문에 함께 참여한 회원 분들이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일을 벌이는 사람이지요. 여기를 활성화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빨리 자라니까 조금 빨리 여기를 안정화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2016년도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사업 공모라든지 출판사 일이라든지 이런 일들까지 한 번에 6~7개의 일을 했어요.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고 소통 구조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뒤에서 따라 오는 분들이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밝은작은도서관 활성화 모임을 준비하면서 운영위원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어요. 저는 모임의 성장 과정에 따라오는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며 힘들어 하는 분들의 마음을 보다듬고 챙겨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힘겨워 하신 분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전과 후, 변화가 있었나요?
네, 저는 원래 이런 모습은 아니었어요. 안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너무 심해 어디 나가서 앞에 서지 못하고 긴장이 되고 예민한 성격이었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몇 날 며칠 잠을 이루지 못하고 특히 시험 당일이 되면 너무 아프기도 하고 예민한 병들은 다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과민성 예장증, 두통, 불면증 이런 것들은 다 가지고 있었어요. 몸으로 하는 체육활동은 못 하니까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사람이 마을 공동체 사업을 여러 해 진행하여 오면서 일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어요. 사업 공모와 출판사 일 등 여러 가지를 바쁘게 해오면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힘든 일도 당연한 순서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듬어 주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민감했던 사람이 둔감한 사람으로 변하였답니다.
앞으로 더 펼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도서관에 대해서 책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에너지를 쏟고 하던 문제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고민하지 않기로 했어요. 작년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모을까.’ ‘도서관에 책을 어떻게 모을까.’ 등으로 고민했는데 그런 고민은 노력에 비해서 성과가 별로 없더라고요. 저희는 유명 작가들도 모셨는데 아이들이 모집이 되지 않아서 작가 분에게 오시지 말라고 한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도서관보다는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이라든지 쉽게 누구나 와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어가려고 해요. 자격 조건이나 그런 것 없이 누구든지 장소가 필요할 때 다른 공간에서 할 수 없는 것을 그냥 여기에 와서 편히 할 수 있도록 그런 공간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습니다.
밝은작은도서관에 대한 홍보를 부탁합니다
이 공간은 늘 열려있고 그리고 뭔가 실험적인 것들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거든요. 어떠한 이야기든지, 어떠한 것들이든지 저희 이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 이런 마음으로 한 번 시도하고 노력해보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