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대비 첫 장거리주가 너무 늦은것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번에 32km를 완주했어야 하는데...
일요일 새벽 5시 30분 오늘은 반드시 32km를 완주하자 기록이 늦더라도 상관하지 말고 오직 거리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인천대공원 정문에는 벌써 많은 달림이들이 모였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전부다 무언가를 목표로 여기에 모였고 이제는 그 목표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형형색색의 옷들이 어둠을 밝힌다.
1. 훈련목표 : 32km 장거리주
2. 훈련시간 : 05:45-09:00
오늘은 울 클럽회원들이 지난번보다 적게 모였다. 어제밤부터 강화울트라대회에 많은 회원들이 참가했고 응원가는등 인원이 분산되어 적은 인원만 모였다. 하지만 절대 만만한 달림이들이 아니다. 6명이 출발하는데 30대 1명 40대 3명 50대 2명 그중에는 나는 50대주자로 기록이나 실력으로 보아 5등정도 전부다 써브주자와 싱글초반주자들이다.
오늘 훈련은 결코 쉽지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대공원정문을 출발해 썰매장을 돌아 동물원을 지나 후문을 거쳐 공수부대까지 왕복하는 코스로 언덕도 제법있어 훈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코스다.
1세트 전반 6.5km 31분28초 후반 6.5km 28분9초
처음에는 전부다 천천히 조깅속도로 달리다 첫언덕이 보이자 오히려 가속을 한다. 아직은 나도 힘이 있어 언덕을 같이 힘차게 달린다. 두번째 언덕도 같이 달린다. 점점더 속도가 붙으며 조깅속도가 아니라 거의 레이스 수준이다. 세번째 언덕이 보인다. 이 언덕은 거의 1km를 넘고 경사도도 제일 심하다. 역시 40대들이 힘이 있고 경력도 있어서 그런지 잘 치고 나간다. 50대 한명은 완전히 뒤로 빠지고 30대와 나는 뒤에서 서서히 따라간다. 초반에 너무 힘을 빼면 후반에 퍼져버려 달리기 힘들까봐 페이스를 조절하기로 하고 앞사람 꽁무니만 보고 따라간다. 숨이 너무 가쁘다. 언덕 꼭대기에 도착하자 거의 반죽음상태다. 내리막을 달려 반환점에 도착해 물 한모금먹고 숨돌리는데 이제는 30대의 차례인가. 이제부터 치고 나가자며 앞서 달린다. 역시 젋음이 부럽다.
30대가 앞서는 사이 40대주자들과 나는 뒤에서 바싹 따라간다,. 다시 긴언덕을 만나자 40대가 앞으로 치고 나가더니 쭈욱 달려간다. 나도 덩달아 속도를 올려 따라붙는다. 나중은 생각하지도 않고 결국 따라 잡지 못하고 2등으로 들어온다.
2세트 전반 6.5km 31분26초 후반 6.5km 28분37초
물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이제는 5명으로 줄었다. 진행은 첫세트와 마찬가지로 같이 모여 달리면서 언덕에서는 계속 레이스하고 내리막에서는 약간 쉬고 비몽사몽 달린다, 오늘은 32km를 완주해야 하므로 너무 무리하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앞에서 달리니 나도 모르게 마구 달린다. 아직도 욕심을 버리지 못했나보다. 반환점인 공수부대앞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잠시 쉴려는데 30대가 쉬지도 않고 달려나간다. 역시 또 젋음이 부럽다. 30대는 힘과 체력으로 40대는 실력으로 달리는데 50대는 힘도 체력도 딸리고 실력도 부족한데 뭐로 달리지 오로지 있는것은 깡뿐이다. 악으로 깡으로 달리자. 잠시 생각을 멈추고 30대 뒤를 따라붙는다. 정신없이 따라 붙다 보니 40대들을 추월하고 30대와 나만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며 골인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역시 두번째로 골인점에 들어간다,
3세트 6킬로 30분 20초
오늘은 끝까지 가볼생각이다. 사실 체력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첫세트는 40대를 쫓아가다가 둘째세트는 30대와 레이스하다가 완전히 체력은 나가바렸고 이제 마지막 6킬로는 정말 정말로 조깅으로 완주하자는 생각뿐이다. 근데 말이 쉽지 달리다보면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것이 아니다. 체력도 실력도 없지만 있는것은 50먹을때 까지 쌓아놓은 깡뿐이다. 이번에도 역시 깡으로 달린다. 이번에는 40대들은 그냥쉬고 30대와 나만 달린다, 30대는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지 부드럽게 웃으면서 이야기도 건네며 달리는데 나는 힘들다고 이야기도 못하고 겨우 겨우 대답만 하며 속으로 끙끙앓으며 달린다, 정문을 출발해 반환점인 동물원앞 언덕을 만나자 어차피 같이 달리더라도 쳐지는것은 마찬가지다라는 생각으로 오히려 언덕을 먼저 치고 나간다. 반환점 돌고 내리막에서 사정이 없이 달려본다. 이때 뒤에서 발걸음도 우렁찬 소리가 들리더니 30대가 치고 나간다. 10m, 20m ......50m정도 차이가 난다, 이제는 거의 사력을 다해 달려본다. 썰매장을 지나고 나니 약 1km정도 남았다. 코너를 도는데 30대 주자가 앞에 보인다, 약 20m정도 차이가 난다, 잠시 쉬는건지 봐주는건지.... 그래도 기회다 싶어 마지막 힘을 다해 붙어본다.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해 붙어보지만 20M의 거리는 줄이지 못했다. 골인점에 도착하니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
최근 이렇게 강하게 연습한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제대로 한것 같다, 가볍게 몸을 풀고 수돗가에서 웃통벗고 찬물로 샤워하는데 정말 너무나도 시원하고 개운하다. 만의골에서 회원들과 같이 아침으로 개운한 추어탕 한그릇으로 훈련의 피로를 달래준다. 지친몸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목표대로 32KM완주한것에 대만족이다,.
첫댓글 꾸준한 훈련~ 마라톤의 대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