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가을에 우연히 까마중 싸앗을 채집해서
가을에 화분에 뿌려 놓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싹이 났습니다.
11월이 지나면서 제법 자랐고
베란다의 화분을 비닐로 덮어 월동하였습니다.
그런데 비닐 안이 따뜻해서인지
한겨울에도 싱싱하게 자랐습니다.
봄이 되면서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자연산 까마중은 이제 개화기인데 벌써 까만 열매가 익었습니다.
까마중은 시골에 지천으로 자라는데
어린시절 삐삐와 찔레순과 함께 자연산 주전부리였습니다.
까마중을 먹어 본 사람은
까마중의 열매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까마중의 열매는 맛이 달고
다른 열매와 차별화된 단맛의 차이를 가졌습니다.
단맛을 가진 과일은
저마다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어 차별화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까마중은 가짓과의 한 해 살이 풀인데
뿌리에서 싹이 나지 않고 씨앗이 땅에 떨어져 새 싹이 돋습니다.
야생, 그 자체인 까마중이
베란다의 임마누엘 허브 동산에 자란다는 것은 야생화 동산의 품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 해는 더 많은 씨앗을 채집해서
여러 화분에 심어 어린 시절 동심의 맛으로 제대로 느낄 것입니다.
베란다 바깥의 나팔꽃 화단은
몇 차례 비가 온 탓인지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단호박 씨를 같이 심었는데 무성하게 자라는 것으로 보아
가을에는 단호박 열매를 기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나팔꽃 줄기와 단호박 넝쿨이 길게 뻗을 것을 생각해서
안전대 안쪽에 지주대를 세우고 베란다의 안전대와 연결해서 튼실하게 세웠습니다.
그리고 넝쿨이 바깥으로 떨어지지 않게
갈대발을 쳐서 안전장치를 유지하였습니다.
위험하게 베란다의 안전대를 넘어가지 않고
지주대와 갈대발을 안전하게 설치하는 것은 머리를 많이 쓰야 합니다.
어린 시절 농사를 도왔던 경험은
작은 텃밭을 일구는 삶의 요령이 되었습니다.
화분 다섯개를 각각의 줄로 묶어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게 하였고
그 줄을 지주대에 묶어 바람 불어도 흔들이지 않고 나팔꽃과 단호박 넝쿨이 그 줄을 타고 위로 올라 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에어콘 시래기 놓는 곳의 안전대에 줄을 묶어 지주대와 연결해서 갈대발을 설치했고
지주대 연결부분도 2중으로 묶어 태풍이 불어도 안전하도록 설치하였습니다.
또 복숭아 씨를 화분에 심은 것이 싹이 나서 자라고 있어
바깥 환경에서 튼실하게 자라도록 나팔꽃 화단에 옮겨놓았습니다.
실내에서 잘 자라는 것 가운데 하나는 팥인데
하루 동안 물에 불려 화분에 심으면 열매는 맺지 않아도 무성한 녹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팥을 심은 화분도 베란다 바깥에 놓아두면
자연 환경 상태이기 때문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베란다의 임마누엘 허브 동산을 가꾸는 작은 정성은
자연인의 친환경 서정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도심의 자연인으로 프로페셔널한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임마누엘 허브 동산은 야생을 사랑하는 푸른 마음이 더해져서
친환경 서정이 깃든 창의적인 생태 공간으로 날마다 거듭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