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번달에 처음 출간할
월간지를 기획하면서
완벽주의 병에 씌여서
학술지처럼 지식을 쳐 발라서 만들거네.
꿈투사도 고급지게 투사해야겠네 하면서
잡지에서 첫 편에 다룰
꿈 그림을 디립다 정성스럽게 그리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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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잠이 들면서
그런 생각이 올라온다.
뭔 어렵게 학술지야.
꿈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무의식의 언어로 쓰여진 판에
그걸 또 왜 이중고로
지적인 언어로 또 꼬와서 어렵게 쓰면서
진입장벽을 일부러 만들려고 하냐.
쉽게 이해되게 그림으로 그려서
느낌으로 이해되게 하고
되도록이면 말도 보편적인 언어로 풀어보자.
라는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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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 때문인지
꿈에
우리집 둘째 고양이가 나와서 내게 말한다.
"개! 지랄! 미친년아!"
근데 이 말이 무슨 도깨비불처럼 내 옆에서 춤을 추며
노래한다. 합창인듯
"개 지랄 미친 년아"
"개 지랄 미친 女ㄴ아"
박자에 맞춰 나도 모르게
몸에 흥이 생기듯 덩실거리며
입도 랩처럼 리듬에 맞춰 중얼 대기 시작하다가
결국 신이 난듯 온 흥을 담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다 갑자기 현타가 온듯 의식의 제지가 올라온다.
이런 욕 괜찮아? 라는 식의 이성이다.
근데 이런 이성의 반응에
반동적으로 이런 마음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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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욕이 왜 나쁜 것처럼 내가 느끼고 있지?
그건 사회의 입장 아닌가?
난 욕 안 나쁘다고 느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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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꿈에 깨서 일어나는데 만사가 개운한 것이
이거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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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꿈을 월간지에 다루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리고 어제 그린 꿈에는 고양이가 나와서
고양이만 그 원형적인 상징성을 다루려 했다면
이번엔 이 꿈에 나오는 존재를 다 다루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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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고양이, 지랄, 미친, 년,
거기서 이어지듯 떠오르는 것은
Hekate 헤카테 여신
의식과 무의식을 잇는 탯줄인
여신의 산도이자 동굴에서
자신의 불꽃으로 동굴을 불 밝히는
헤카테 여신은
암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안 그래도 고양이에 대해서 펜타메로네에서 다룰 예정이었고
개에 대해서는 여신의 언어 스터디에서 다룰 예정이었는데
이것까지 포함해서 그 상징적 의미를 책에 써 넣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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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이어야 세상에 인정받을수 있을 것이라는 병이
위대해져야한다는 망상으로 나를 폭력해서
지난번에 여신상징에 대한 책도 말아먹었는데
이번에도 그 병이 도지는 듯하니
내 무의식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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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 지랄, 미친년아!"니
그 야성성을 잘 살아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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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꿈을 만난다.
꿈월간지를 내는 것이 진정 내 길인지 기도하며 잠들었는데
꿈이 말한다.
그짝 말고
이짝으로 가야한다고.
아주 고상하고 우아하면서도 지적으로 우월한 잡지를 만들뻔했던
나의 아직도 씨게 허황된 에고에게
아주 퍽유를 날리는
내 영혼의 야성적인 메시지가
나의 신명을 깨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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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면 된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