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코르반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마르 7,8)
“코르반”이라는 말의 뜻은,
유다인들이 돈이나 재산 등 자신의 소유물을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일종의 서약문입니다.
이렇게 코르반으로 바쳐진 재물은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 속인들이 사용하지 못하였습니다.
순수한 제사적 관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코르반"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가진 재물을 나누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십니다.
오늘날 교회가 화려한 성전을 지어놓고 "주님을 위해 봉헌한 것입니다" 하고는,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가진 자들을 위한 교회로 만든다면,
이를 두고 현대판 "코르반"이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코르반"은 규정과 고정관념을 넘어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는 것"
(로마12,1)이 아닐까요?
규정을 뛰어넘어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들을 감동시킨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제품 매장에는 간혹 사소한 흠집으로 이미 판매한 상품을 갖고 오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생겨 온 고객도 있지만 개중에는 의심쩍은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오면 대개 혈기 방자한 직원들은
분을 참지 못해 분연히 나서서 멋지고 당당하게 이깁니다.
'당신같은 사람들은 맛 좀 봐야 한다'는 의연함으로 소매를 걷어붙이고 한판 벌입니다.
그리고 뜨거운 맛을 본 고객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나가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얌체 고객의 등에 마지막 비웃음을 한 방을 날립니다. '어디서 함부로.....'
담당자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회사의 완벽한 패배입니다.
직원들은 회사를 생각해서 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챙겼을 뿐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그와 반대로 했을 때 진정으로 이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일어난 일
1970년대 어느 날 미국 시애틀에 있는 이 백화점에
한 고객이 찾아와 타이어를 반품하겠다고 했습니다.
직원은 당황스러웠으나 친절하게 고객의 반품요구를 받아주고
가격을 묻고 나서 환불까지 해주었습니다.
반품사건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났습니다.
사건은 나중에 그 고객이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 일어났습니다.
당시 노드스트롬은 패션 의류 전문 백화점이라 타이어를 취급하지 않았지만
애써 찾아온 고객에게 '노(NO)'를 할 수 없어 두말없이 환불해준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톰 피터스가 대중에게 널리 알렸는데,
이사건이 알려지면서
노드스트롬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믿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무료 홍보인 셈입니다.
노드스트롬이 타이어 가격으로 물어준 비용은 29달러였습니다.
담당자가 이기면 회사는 집니다.
사소한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지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담당자는 이겨서 의기 양양하고
회사에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이런 사람이 많을 수록 회사는 소리없이 무너져 갑니다.
큰 꿈을 이루는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봅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믿으려 하지 않을 때도 그들은 너머에 있는,
자신이 이루어야 할 것을 보고 그것을 목표로 삼고,
그 목표가 이끄는 삶을 시작합니다.
당연히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되고
때로는 비웃음까지 받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은 비웃었던 사람들의 앞에 섭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질 것이 뻔한 도전을 통해
이기는 법을 터득합니다.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힘을 축적합니다.
자신의 힘을 스스로 증명하는 순간 세상은 달라집니다.
얼굴 가득 비웃던 사람들이 어느새 따라 합니다.
그런데 정신을 따라하지 않고 행동을 따라 합니다.
행동만 따라 하니 영원히 뒤따라 다니기만 하는 신세가 됩니다..
다카시마야(高島屋)백화점의 포도 판매원
1989년 4월, 도쿄의 변두리 단칸방에 어렵게 살면서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어린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의 마지막 소원이 포도를 먹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4월이라 포도가 귀한 때여서 소녀의 어머니는 사방을 찾아 헤매다
겨우 고급백화점인 다카시마야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귀한 포도를 발견했습니다.
귀한 포도인만큼
오동나무 박스에 잘 포장된 포도의 가격은 20,000엔이나 했고,
가진 돈이라곤 2,000엔 밖에 없었던 소녀의 어머니는
낭패감과 함께 무척이나 망설였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식품매장 여직원이 다가와
"뭘 도와드릴까요?" 물었고
가난한 어머니는 사정 얘기와 함께
"조금이나마 잘라 팔 수 없겠느냐?"고 간청을 합니다.
규정에도 없고 사례도 없는 일이지만 얘기를 들은 매장 여직원은
포도알 20알을 따서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줬다고 합니다...
한 달 후 소녀는 사망을 했고,
어머니의 얘기를 전해 들은 소녀의 담당의사가
89년 5월 4일자 마이니치 신문에 미담을 게재 하면서
이 작은 얘기가 알려졌습니다.
"소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의 일처럼 기뻤다.
(소녀를 치료하는) 우리에게 신 만큼이나 큰 힘을 주었던
다카시마야 매장의 여직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
이 후로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고객을 차별하지 않는 백화점,
감동을 파는 백화점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포도 한 알의 서비스 정신을 발전시켜
'로즈서클'이라는 고객지원센타를 만들었고,
백화점 로고도 바꾸고
지금의 다케시마야 백화점의 명성을 이루었습니다
햄버거 가게 점원
종합상사에 근무하는 상사맨이 미국에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식사시간도 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마침 출출해져서,
유명한 햄버거 체인점엘 들렀습니다.
햄버거를 주문하고,
마침 가진 돈이 100달러짜리 지폐밖에 없어서 그냥 지불을 했습니다.
그러자 카운터 여직원이 지폐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누군가와 상의를 하고는
잠시 후에 다시 제자리로 왔습니다.
여직원은 상사맨이 주문한 햄버거와
상사맨이 지불한 100달러짜리 지폐를
도로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우리 점포 규정상 100달러짜리 지폐는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손님이 주문한 햄버거를 드리지 않을 수도 없고 해서
점포 책임자와 상의를 했습니다.
다행히 손님이 주문한 액수는 점포 책임자가
재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금액이더군요.
늦게 처리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규정상 100달러짜리 지폐는 못 받는다.
따라서 햄버거를 팔 수 없다.'
이것은 카운터 여직원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이고 입장입니다.
하지만 상사맨의 입장은 다릅니다.
'나는 햄버거가 필요하다. 필요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겠다.'
이것이 상사맨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이고 입장입니다.
여기서 카운터 여직원의 갈등은 시작됩니다.
'돈을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손님은 햄버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돈을 받지 않고 햄버거를 줄 수 있는가.
점포 책임자와 상의를 해보자.
상의를 했더니 가능하구나.'
이것이 카운터 여직원이 택한,
자신과 손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문제해결 방법입니다.
두 고정관념과 입장이 서로 상충될 때에는
어떻게 해야 쌍방이 만족을 할 것인가.
일단은 고정관념을 깨고 입장을 바꾸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코르반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도 예수님과 같이 측은지심을 가지고
사랑을 하는 코르반이 되어야겠습니다.
행복한 주일 되세요!!
행복을 전하는 세잎크로버!!
첫댓글 좋은 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규정과 매뉴얼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에 집착하다보면 가장 중요한 이웃사랑을 놓치게 되지요.
그래서 예수님도 똑똑하고 지도자들인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을 야단치고 회칠한 무덤같다고 했지요.
매뉴얼과 규정보다 우선은 이웃에 대한 측은지심, 곧 사랑을 먼저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늦은 마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