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일본을 떠올리면 온갖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떠오릅니다.
일제 강점기, 애니메이션, 그리고 일본작가들의 상상력 풍부한 동화, 소설 등.....
이곳저곳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남겨두었던 곳, 일본...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습성과 문화를 알아보자!
그리고 배울 건 배우자! 그런 생각에서였지요.
그렇다면 북쪽에서부터 시작해 쭈욱 아래로 내려오자!
어차피 깊숙이는 모를 것이다. 살짝 엿보기만이라도 하자!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일본 엿보기 여행!
그런데 일본여행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남쪽에서부터 쭈욱 올라가 마지막이 북해도라네요.
어찌되었든 떠났습니다!
홀로.....
인천공항에서 2시간 30분을 날아 도착한 치토세 공항....
깔끔 조용....
일본에 첫 발을 딛은 느낌은 바로 이런 느낌입니다.
일본여행은 '온천, 음식, 자연' 등 세 가지로 집약된다고 하니
이번 여행에서 저도 그 세 가지를 담뿍 느껴보려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이 만든 지도...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한글...
북해도 가운데를 도는 여행 코스를 나타낸 지도입니다.
북해도는 경상북도를 뺀 남한 크기라고 하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인구는 660만명 정도....
북해도의 동쪽인 도동을 가면 사람 수 보다 동물 수가 더 많다고 합니다.
약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것은 시라오이 마을....아이누 말로 무지개 마을이란 뜻이에요.
큰 호숫가에 위치한 마을 포로토카탄....
초가집(치세)이 모여 있는 아이누 민속촌입니다.
이들은 유형문화재로서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데
일본에 동화시키려고 아이누 끼리의 결혼은 허용하지 않는답니다.
아이누 민족 전통춤을 추는 남자와 함께....
아이누 민족은 어업과 사냥을 일삼았는데
자연 보존을 위해 일본인들이 금지했다고 합니다.
20여년 전 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에 갔을 때 보았던 아이누 족과는 사는 방식이 조금 다르네요.
러시아 쪽 아이누 족들은 그다지 큰 제약을 받고 살지는 않는 듯했거든요.
큰 호숫가에 있는 아이누 족의 마을....
그들이 타고 다녔던 배....
북해도 지명은 거의 다 아이누 말로 지었답니다.
그 다음에 갈 노보리벳츠....흐리고 탁한 강이라는 뜻인데 바로 유황이 녹아 있는 강을 말하는 것이죠.
유황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군데군데 피어오르는 흰 연기....
지금도 화산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죠.
일본인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20-30년 주기마다 화산이 터지는데 그 밑에서 여전히 생활을 하고 있는 걸 보면요.
어찌보면 자연의 노여움을 다 받아내면서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지옥에서 보물을 캐내어 돈을 벌고 있는 일본인들....
호텔은 참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다미방도 따로 있어서 어찌나 넓고 쾌적하고 정갈한지요.
온천마을이 있는 곳에서는 유카타(긴 잠옷)를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되고
식당에 내려와 밥도 먹을 수 있답니다.
이게 바로 온천 문화라는 거죠.
우리 같으면 잠옷을 입고, 어떻게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밥을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그게 이곳의 문화라니까....
따를 수밖에요, 즐길 수 밖에요...
유카타를 입고, 저는 돌아다니고, 밥 먹고 그랬습니다.
같이 여행하는 일행들은 쑥스러워 그런지 아무도 유카타를 입고 내려오지 않았더군요.
내일쯤이면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호텔 꼭대기에 위치한 온천....노천온천도 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온천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
깔끔, 정숙, 조용......
유황 때문에 물은 탁하고 약간 빨갰지만 그게 무슨 문제겠습니까?
고혈압도, 동맥경화도, 당뇨도 만성피부질환도 없지만
여행에 지친 몸을 푹 담그고, 이것저것 생각하며 하루를 마감하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홀로여행은
때로는 외롭지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은 것 같습니다...
첫댓글 지의 크면 선생님이랑 같이 여행 다니고 싶어요.^^
꼭 같이 가요. 그러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혼자 여행은 좀 쓸쓸하기는 해요.
ㅎㅎ 유카타 입고 거리 활보! 재미있을 듯..
뻘쭘하기도 했지만 입어보니 제법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편하더군요. 바람도 솔솔 들어가고...
부럽당저는 일본 유학을 했지만 아니누 마을은 못 가봤어요저 다다미 방가끔은 생각나더라고요
다다미방에 누워서 자고 싶었는데 그것은 못하고...다음에는 료칸에 머물고 싶어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그것이 더 즐거운 여행을 만들었을 것 같아요.
열린 마음이 아니면 여행은 힘든 것 같아요. 일본은 안전 면에서 홀로 여행이 가능한 곳이에요.
어머나~~~!! 한글로 또박또박 쓴 지도, 참 예쁘네요.
너무 예뻐서, 한 장 찍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