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배럴(barrel)은 되고, 평수(坪數)는 왜 안 되는가?
한자문화권의 나라에서 특히 농경문화인 우리민족은 인간 신체의 특정분야 길이나 무게를 응용하여 길이, 무게, 들이의 단위인 척관법(尺貫法)의 사용은 씨 뿌림, 경작 그리고 수확에서도 눈대중과 손대중으로 길이와 무게를 어림짐작하여 농사도 짓고, 이웃간에 생활용품을 꾸어오거나 되갚을 때도 수치적 계산보다는 눈대중과 손대중으로 양보와 배려적 주고받음의 교환문화는 반만년의 역사를 유지하는데 별 불편 없이 살아왔다.
농경문화가 대종(大宗)을 이루었던 우리민족은 태양력을 근거로 한 24절기가 있고, 태양력과 태음력을 절충한 세시풍속(歲時風俗)이 어느 민족보다도 풍부한 농경문화 민족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상대방에게 조금 덜 주었다고 생각되면 듬뿍 더 떼어주거나 퍼주는 덤문화가 어느 민족보다 풍부한 정(情)과 덤이 많은 민족이다. 물론 조정(朝廷)에서는 지방(地方) 수령(守令)이나 암행어사가 놋쇠로 만든 표준(標準) 자(尺) 유척(鍮尺)으로 저잣거리에서 상인들의 척관법을 감시하기도 했다.
교통과 통신 등의 발달은 자문화(自文化)와 타문화(他文化) 교류를 활발하게 하여 문화상대주의(文化相對主義)를 인식시켜 국제교류를 촉진하여 세계 인류문화 공유성에 접근시켰다.
국제교류의 근본적 목적은 자국의 이익을 타국에 실현시키는데 있다. 과거의 이념적 교류에서 실리적 교류로 전환 추세는 금세기 모든 국가의 공통된 외교적 경향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발전의 기축(基軸)인 경제의 원자재가 취약하여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 가공하여 수출해야만 국내경제의 성장과 지탱을 유지할 수 있어 원자재의 취약과 내수시장의 협소가 가장 문제점이다. 그래서 정부는 대체원자재 산업과 해외시장 플랜트 건설, 최근 에는 "제품·플랜트 넘어 이제는 도시 자체를 수출하도록 발상 바꿔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우리기업들이 해외에서 많은 건설업에 참여하고 국내에서도 외국인들을 향한 주택건설사업의 영향으로 우후죽순처럼 솟고 있는 아파트 건설을 보면서 국력의 성장처럼 뿌듯하다.
몇 년 전부터 정부는 우리의 안방 보금자리의 평수(坪數) 및 무게 단위인 ‘돈’ 등을 서양의 m법으로 표시하도록 행정명령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가 친근히 사용했던 집채의 평수가 낯 설은 서양의 ㎡표시로 바꾼 것은 국제 건축학회의 공인된 단위이고 해외 건축시장의 개척에 도 도움이 된다는 정부와 건축학회 전문인들의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m법으로만 모든 계량단위(計量單位)를 꼭 사용하지 않고 인치(inch), 파운드(lb), 야드(yd) 등 그 나라의 전통과 편리에 따라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도 바다에서 선박들의 항해표시 속도는 m표시가 아닌 노트(Knot)로 표시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하락하고 있는 국제원유(原油)가격은 ℓ가 아닌 어느 원주민이 사용했던 나무 물통인 배럴(barrel)로 표시되고 있다.
사실상 아파트 업자들의 아파트 면적은 ㎡법에서는 소수까지 표시했는데 우리의 평수는 정수(24평=79.2㎡, 34평=112.2㎡)로 혼용 표시하고 있다. 아예 처음부터 평수표시를 무시하고 정수로 ㎡표시하여 국내 아파트도 건설했으면 한다. 국제사회에서 기업과 국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민족문화 척관법을 말살시켜가며 정부눈치, 아파트 수요자 눈치를 보면서 ㎡표시를 써야할 이유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런데 이 시간에도 TV화면 아래의 자막뉴스에는 국제유가의 하락폭을 배럴(barrel)단위로 표시하고, 아파트 가격은 ㎡단위로 표시하고 있어 경제대국(?) 산유국들이 부럽고 외국과 정부의 샌드위치 속에서 건설기업인들이 이중적 표시로 애써 민족문화를 외면하는 입장이 측은함도 느껴진다. 우리나라가 어서 경제안보리상임국가(?)로 위상이 굳혀져 우리 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