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녀 시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한국문연, 2026년 6월 5일
최금녀 시인
함남 영흥 출생. 1962년 「자유문학」 소설 입선. 1998년 「문예운동」으로 시 창작.
시집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길 위에 시간을 묻다」 「기둥들은 모두 새가 되었다」 등 9권.
공초 문학상, 펜문학상, 현대시인상, 여성문학상 등을 수상.
대한일보 기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역임.
추천사
최금녀의 이번 시집에서 회상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선다. 그것은 상처 입은 어린 ‘아이(i)’를 다시 불러내어 마주하고 끌어안음으로써, 마침내 온전한 ‘나(I)’로 수렴되는 내적 화해의 드라마를 가능케 하는 윤리적 상상력의 형식이자, 흩어진 ‘나’들에게 보내는 고졸한 애도이다. 여성이자 이주민으로서의 몸에 새겨진 노동의 흔적, 재개발 속에서 지워진 시공간과 존재들을 끝까지 기억해 내는 “마지막 원주민”이라는 자기규정 속에서, 그의 시는 사적인 자전을 넘어 도시 변두리와 역사적 변방을 증언하는 윤리적 리얼리즘으로 우뚝 선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결국 한 개인의 생애 서사를 통해 분단과 실향, 개발과 망실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신화와 성서, 자연과 도시를 가로지르는 심문心紋을 형상화한다. 이 시집은 상처 입은 존재들이 어떻게 어둠을 통과해 다시 빛의 언어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끝까지 물으며, 동시에 그 물음 자체를 삶의 형식으로 견뎌낸 한 시인의 응축된 증언록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의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감히 제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저는 11살 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태어난 땅을 버리고 금지된 낙원으로 주소를 옮겼습니다. 이제 마지막 원주민이 되어 그 후의 시간들을 마들렌을 맛본 소년 마르셀처럼 따라가 보았습니다. 춥고 아파 눈물이 났지만 때때로 아름답기도 했던 그 시간들을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몇 편의 시를 이전의 시집에서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2026년 여름 최금녀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이쪽과 저쪽 압록강 10 장백산 줄기줄기 12 목소리 14 구름 한 조각 16 이쪽과 저쪽 18 아, 시간 21 삼리 22 서울 며느리 26 부부 29 1980년 대청호 30 러시아 춤 32 로스께의 별사탕 34 반동분자 36 공민증 38 동생이 울음을 터뜨렸다 40
제2부 코크스 부산 1950 44 모래바람 46 도둑 일기 48 한솥밥을 먹었다 50 고모 52 도너스 54 맹목적인 송도 57 일찬네 60 바라크 62 물지게 64 목구멍은 열린 무덤 66 히까리마찌 68 년년, 놈놈, 욕욕 71 옥시풀 72
제3부 쉴만한 물가인 줄 알고 하얀 탑 74 껌 싸기 76 정동 16번지 78 화장터가 보이는 집 82 쉴만한 물가인 줄 알고 84 안반데기 85 불광동 86 입김 87 홍제동 88 컴컴하고 개구리가 울었다 89 내 이름 90 연극 시간 92 날마다 비판 94
제4부 늙은 원주민 갈 곳이 없다 98 늙은 원주민 100 주행走行 105 연두색 띠 106 만 보를 생각하다 108 오직 나의 다리와 함께 110 흐려진다 112 망향 제단 114 통곡한다, 랭면 116 아버지, 서 계시다 118 도라산역 120 비둘기 운다, 꽃 진다고 122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125 이북5도청 126 2045년 130
▨ 최금녀의 시세계 | 염선옥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