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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喜還同曇或晴
슬픔 기쁨은 또 흐림과 갬 같고
惟天可聽萬民聲
하늘만 만민 소리 들을 수 있네.
高知者後居高位
높이 알고서 높은 자리 가지나
下節人惟達下情
아랫사람만 아래사정 훤히 아네. 1)
河崙示意盃先覆
하륜의 뜻은 술잔 먼저 엎질렀고 2)
宗瑞將材玉已成
김종서의 자질은 옥을 이루었네. 3)
生入關門惟我願
생명의 관문 들기만 내 원하고
班超日日望西行
반초는 날마다 서쪽 바라보았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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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절인(下節人): 예전에 사행(使行) 길의 부사(副使) 아래등급. 정사(正使)가 상절(上節), 부사를 중절(中節), 그 아래 사람을 하절(下節) 또는 삼절(三節)이라고 했다.
2) 하륜시의(河崙示意): 하륜(河崙/ 1347-1416)은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을 도왔던 지략가인데 그가 나타내보였던 뜻[示意]을 말한다. 성현(成俔/ 1348-1504)의 용재총화(傭齋叢話)에 전하는 에피소드를 여기 말하니 태종이 아직 왕자인 정안군(靖安君)일 때 자기 집에서 열린 충청도관찰사 나갈 때 축하연에 온 술에 취한척하면서 태종에게 권하는 술잔을 우정 엎질렀던 사건이다. 그로서 정안군을 따로 만나 거사(擧事)를 착수했다.
3) 종서(宗瑞): 김종서(金宗瑞/ 1383-1453)로 세조(世祖) 수양대군(首陽大君)의 야망에 장애인물로 죽임을 당했다. 업적은 두만강을 경계로 하는 육진개척과 고려사절요의 간행을 지휘했다.
4) 반초(班超/ 32-102): 후한(後漢)의 무장(武將)으로 서역(西域)의 흉노를 정벌하고 서쪽으로 확장한 공로는 중국역사에서 높이 평가된다. 최초로 유럽에 중국을 알렸고 지금의 아랍 지역까지 뻗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