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보낸탄원서 - <조경익 동기 탄원서>
수신: 대통령실 귀중 / 국방부 장관 귀중
제목: 3군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사 이전 계획의 재검토를 요청드립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께 올립니다.
저는 1977년 육사 33기로 임관하여 32년간 장교로 복무한 후 전역한 예비역 대령 ***입니다. 사관생도 4년과 전역 후 육군대학 교수로 재직한 4년을 합하면, 정확히 40년 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음을 항상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울러 특정한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우리 자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위해 대통령님과 정부의 성공을 항상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미래 국방력을 걱정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검토되고 있는 육사·해사·공사 등 3군 사관학교 체계 개편 및 육사 이전 계획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해당 계획이 국가안보와 미래 군 발전이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재검토되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1. 탄원 취지
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의 미래 지휘관을 양성하는 국가안보의 핵심 기반입니다.
육군·해군·공군 각 군은 작전 환경과 임무, 요구되는 지휘 역량이 서로 다르며, 각 사관학교는 오랜 기간 각 군의 특성과 전통,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교육체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합동성 강화와 교육 효율화라는 정책 목표 자체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3군 사관학교 통폐합이 반드시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사관학교 체계 개편 문제는 단순한 조직 효율성이나 행정 편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군 간부 양성 체계와 미래 국방 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2. 통폐합 추진에 대한 우려 사항
첫째, 각 군별 특수성과 전문 교육체계가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육군·해군·공군은 작전 환경과 임무, 요구되는 지휘 역량이 서로 다릅니다.
각 사관학교는 오랜 기간 각 군의 특성에 맞는 교육, 전통, 리더십 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이를 통합할 경우 각 군 고유의 전문성과 정체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교는 우선 자신이 속한 군의 전략·전술과 임무 수행 능력에 대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후 합동성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기 군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기 전에 합동성을 교육한다는 것은 걷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달리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관생도 시절 4년은 각 군의 고유한 문화와 전술관, 군인정신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간이며, 이를 통해 장차 지휘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문성의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입니다.
이후 장교 임관 후 보수교육과 다양한 합동 직무 경험을 통해 계급과 직책에 상응하는 협동성과 합동성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교육체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역시 강력한 합동작전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각 군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합동 역량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장교 양성 체계의 변화가 국가안보 역량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사관학교는 단순히 군사 지식을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국가관, 책임감, 지휘철학, 군인정신을 함께 함양하는 기관입니다.
저는 사관학교 4년 동안 교수님들로부터 일반학과 군사학을 배우는 동시에, 24시간 동고동락하는 동기생과 선배 생도들과의 생활 속에서 강인한 군인정신과 투철한 애국심, 충성심을 길렀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육사가 개교한 이후 80년 동안 이어져 온 상·하급생도 간의 절차탁마는 다른 조직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사관학교만의 중요한 교육 자산입니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1·2학년과 3·4학년을 다른 장소에서 분리하여 교육하는 방식은 수십 년간 형성된 사관학교 고유의 교육 시스템과 전통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장교 양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생도 간 상호 교육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육사 이전 문제는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육사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대한민국 육군 장교 양성의 역사와 전통이 축적된 상징적 기관입니다.
물론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이라는 정책적 가치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육사 이전 문제는 이러한 가치와 함께 국가 위기 상황 발생 시 대응 체계와 안보적 접근성, 생도 교육 환경 변화가 장교 양성에 미치는 영향, 우수 교수진과 교육 인프라 확보 가능성, 막대한 이전 비용 대비 국방력 향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육사 이전은 단순한 지역 이전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 차원의 결정이어야 합니다.
또한 육사는 일반 산업시설과 달리 교육기관이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효과와 국가안보적 비용·효과를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론되는 이전 후보지에는 이미 규모가 큰 군 교육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육사 이전이 지역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넷째, 충분한 검토 없는 사관학교 교육체계의 전면 개편은 미래 국방력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국방 정책은 한번 결정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그 영향은 수십 년 후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장교 양성 체계는 한 세대의 군 지도자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행정 효율성보다는 30년, 50년 후 대한민국 군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3. 요청 사항
이에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대안을 검토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첫째, 3군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사 이전 추진을 성급하게 진행하기보다 국가안보와 미래 국방력이라는 기준에서 전면 재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각 군 사관학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공동교육과 연구 분야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미래전, 인공지능, 우주, 사이버전 등 미래 전장 환경에서 요구되는 공통 분야는 각 군 간 협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교육하고, 교육시설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한 단계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군 내부 전문가, 안보 전문가, 교육 전문가, 전직 지휘관 및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객관적인 검토 절차를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추진 중인 각 군 사관학교 순회 방식의 의견 수렴은 범위가 제한적이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관련 보도를 접한 솔직한 의견입니다.
4. 맺음말
존경하는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
대한민국의 안보는 국가 존립의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안보 능력은 한번 약화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의 미래를 책임질 지휘관을 양성하는 국가적 요람입니다.
부디 3군 사관학교 체계 개편과 육사 이전 문제를 단순한 행정 효율이나 지역 균형 발전 논리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미래 국방력 건설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준에서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평화와 강한 국방을 염원하는 한 사람의 예비역 장교로서, 후배 장교들과 미래 세대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6월 16일
예비역 육군 대령 *** 올림
첫댓글 눈물을 훔치며 읽었습니다.
세상에 역사를 이리 거스르려 하는 집단과 함께 있다는 것이 마냥 슬프기만 합니다.
조박사님 감사합니다
까폐지기께서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이 난을 만드시니 자료 이용이 아주 원활해졌습니다.고맙습니다!
제가 까폐지기님 카톡으로 보낸 자료도 하나 여기에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