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劉十九 (문유십구) 유십구에게 묻다
백거이(白居易 772년 ~ 846년) 中唐(중당) 최고의 시인으로 이백, 두보와 함께 당 나라 3大詩人(대시인)의 한 사람이다. 자 樂天(낙천). 호 醉吟先生(취음선생), 香山居士(향산거사). 섬서성 下邽(하규, 渭南위남) 사람. 父 彭城縣令 季慶(팽성현령 계경). 대여섯 살 때 시짓기를 배웠고 15세에 장안에 와서 顧況(고황)에게 시를 보이니 감탄하더라 한다. 29세에 進士(진사), 35세에 製策(제책) 과거에 4등으로 뽑혔고 한림학사, 左拾遺(좌습유)를 지냈다. 40세에 京兆府判司(경조부판사)를 자청하여 모친상을 복상하고 憲宗 元和(헌종 원화) 9년(814) 43세에 太子左贊善大夫(태자좌찬선대부)가 되었다.
그는 시를 지을 때 동네 노파에게 보여 이해하지 못하면 쉬운 말로 고쳐 지으니 詩句(시구)가 알기 쉽다는 평을 받았다. 백거이는 자신의 시를 諷諭(풍유), 閒適(한적), 感傷(감상), 雜律(잡률)의 넷으로 분류했다. 元稹(원진)과 병칭되어 ‘元白’, 劉禹錫(유우석)과 병칭되어 ‘劉白’이라 불리었고, 新樂府(신악부)를 지어 사회를 풍자하고 도의를 세우려 했기로 ‘廣大敎化主(광대교화주)’라고도 했다. 저서에 ‘白氏文集(백씨문집, 75권)’ ‘白香山詩集(백향산시집, 40권)’이 있고, ‘長恨歌(장한가)’와 ‘비파행’은 불후의 명작이다.
綠蟻新醅酒 녹의신배주
紅泥小火爐 홍니소화로
晚來天欲雪 만래천욕설
能飲一杯無 능음일배주
잘 익어 거품 뜬 새로 담근 술이 있고
붉은 진흙으로 빚은 작은 화를 피우네
해질녘 하늘에서 눈이 내리려는데
한잔 술 같이할 사람 없을까?
綠蟻(녹의): 술이 익어 떠오르는 녹색 거품.
新醅(신배): 새로 빚은 술 紅泥(홍니): 붉은 흙
小火爐(소화로): 작은 화로 晚來(만래): 저녁 무렵
天欲雪(천욕설): 하늘이 눈이 올 듯하다
能飲(능음): 술을 마실 수 있다
어느 겨울 해거름 시간 하늘에는 곧 눈이 올 듯
잔뜩 찌푸리고 있다. 화로에는 불을 붙여놓았다.
새로 담가놓은 술은 잘 익었는데 같이 한잔하자고
친구의 의향을 물어본다. 사는 멋이 이 시 속에 있다.
이것이 인생을 사는 멋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러한 멋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