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03
교육부장관이 교육전문대학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범대와 교육대학교가 제기능을 못해 우리 교육이 문제가 많은 것일까?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현 교육부장관은 이명박 정권에서 이미 교육부장관을 역임했던 사람이다. 당시에 그는 서열과 경쟁 중심의 교육을 바꾸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던가? 많은 사람들이 교육부 장관이 되면 학생들의 피를 말리는 상대평가를 없애고 교사가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수업 방법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바꿔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때 그는 어느 것 하나 바꾸어 놓은 것이 있는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는 수업인데 여전히 수업보다 행정일이 우선이다. 교육부장관은 교육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업과 행정을 분리시키는 것부터 제도를 만들고 정착시키길 바란다.
교사가 혁신적인 수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환경임을 교육부장관은 직시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교육은 교과서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가르쳐야 한다. 동일한 과목은 교사가 달라도 가르치는 내용과 수준이 거의 같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교사가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할 수 있는가? 학습자가 주도적인 수업은 지식 전달에 초점을 둘 수 없다. 지식 습득을 묻는 대학 입시와 학교 시험은 교수자 중심 수업이 가장 효율적임을 모르는 교육학자와 교사들이 있는가?
교육학 전공자가 교육 현실을 외면한 채 마치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어야만 교육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이런 일부 교육학자때문에 전체 교육학자들이 욕을 먹을 수 밖에.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과 서열이고 이에 기반한 대학 입시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1세기가 들어서면서 여러 정책들이 교육에 도입되었지만 거의 모두 변질되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본질을 고치지 않는데 어떻게 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는가?
매번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실패하면 또다른 것을 만들고 또 실패하면 또다시 다른 것을 만드는 일을 무한 반복할 참인가? 그에 따른 재정은 또 얼마나 낭비인가?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고교학점제를 도입했고 시범운영을 실시한 지가 몇 년인가? 시범운영은 실제 제도가 운영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목표이다.
과연 그동안 문제점들을 제대로 해결했는가? 해결했다면 굳이 일부 교육학자들이 IB 프로그램을 들먹일 필요도 없고 교육부장관이 교육전문대학원을 입에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해결하지 못했다면 여전히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과연 교육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이 문제 해결인가? 교육부장관은 교육전문대학원 설립보다 코앞으로 다가온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제발, 일부 교육학자들과 교육부장관이 새로운 것에 현혹되어 국민들을 호도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 교육이 지금 얼마나 곪아있는지 안다면 배움 본연의 모습을 위해 하나씩 차근차근 바꾸는 실천을 보여주길 바란다. 교육부장관에게 진심으로 바란다.
1.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상대평가를 없애고 절대평가를 확립하라.
2. 대학 입시를 지식 습득이 아닌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바꾸어달라.
3. 교사가 교과서 내용을 자유롭게 재구성하고 다양한 수업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수업권을 보장하라.
4. 공교육의 목표는 시민교육임을 천명하고 배움 중심 교육, 관계 중심 교육, 인권 중심 교육을 위해 제도를 만들고 재정을 확보하라
우선 이것만이라도 실천해준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교육부장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