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25, 응암역에서는 진보대통령 권영국 후보 서울선본의 집중유세가 있었습니다. 은평민들레당 당원이시기도 한, 은평구민 이미지 님의 지지발언 전문을 공유합니다.
<제가 권영국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여성의 돌봄, 경쟁적인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을 공약으로 담아내고, 장애인,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에 필요한 법과 정책을 ‘나중’이 아니라 ‘지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평구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평소에 부끄럼도 많고 말주변도 없습니다만, 이번 조기 대선에서 제가 기쁜 마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진보정당 단일 후보 권영국 후보님을 비롯하여 민주노동당,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용기 내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은평구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40대 여성이고, 두 청소년 아이들의 엄마이며, 은평구에 있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주치의로 일하면서 트랜스젠더 환자분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역주민 분들을 만나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분들과 자립한 장애인분들을 방문 진료하며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동안 제가 여성으로 살면서 불평등하다고 느꼈던 현실과, 아이들을 키우며 마주해야 했던 돌봄이나 경쟁적인 교육 현실과 같은 답답한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이 민주노동당의 공약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권영국 후보는,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차별과 혐오 때문에, 그리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에는 너무 높기만 한 여러 장벽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장애인,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함께 해 오셨으며,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법과 정책을 ‘나중’이 아니라 ‘지금’ 해야 한다고 대통령 후보로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맞닥뜨려야 했던 여러 돌봄의 어려움들, 특히 출근해야 하는 날에 아이들이 아파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갈 수 없었을 때, 대신 돌봐줄 수 있는 분을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일을 쉬어야 한다면 왠지 엄마가 일을 쉬고 아이들을 돌봐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박을 느껴온 분들, 많이 계실 겁니다. 그동안 여성들이 책으로, 영화로, 그리고 광장에서 꾸준하게 목소리를 내 온 덕에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이성애 부부의 경우, 두 사람 모두 일을 한다고 해도, 가사와 육아에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례히 ‘여성’이 주요 책임자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사노동을 포함한 무급노동 시간의 남녀비율은 한국 여성이 4배로, OECD 평균인 2배보다 훨씬 많습니다. 직장에서 결혼한 여성은 2등 직원일 수밖에 없고, 여성의 임금이 더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OECD에서 발표한 연령별 여성 고용률 그래프를 보면,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만, 출산 및 양육이 집중되는 시기인 30대에 고용률이 감소하다가 40대에 다시 상승한다고 합니다. 아이돌봄과 경력단절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 재취업을 하더라도 낮은 급여 때문에 고민하는 선후배 여성들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그런데도 ‘구조적인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것이 타당한 정책이었을까요?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는 화살표를 되돌리겠다고 합니다. 여성가족부의 이름을 바꿔 ‘성평등부’로 바꾸고, ‘성평등 부총리’를 신설합니다. 성평등부는 성평등 사회대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성별 임금 공시제’를 시작합니다. 공공기관 및 기업의 성별 고용률, 관리자 성별 비율 및 성별 평균 임금 등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편, 한국 남성들이 가사노동을 충분히 분담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금 더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물론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가 큰 요인이겠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음에도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주요한 원인은, 한국의 노동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OECD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1인당 연간근로시간은 한국이 1901시간으로 전체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으로 각종 수당 및 혜택을 시행해왔지만,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 급감해왔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노동자에게 ‘시간’을 돌려줘야 합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살림’을 부부가 함께 나누어 할 수 있는 시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보내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 아이가 아플 때 또는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때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줄 수 있는 노동 환경과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노동권을 확보하고, 안전한 노동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노동 공약이 있는 대통령 후보,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한국은 2025년부터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노쇠가 심해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어느 시기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이 시기가 되어 집으로 방문진료를 가게 되면, 건강이 의사의 진료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깨달음을 더더욱 가지게 됩니다. 의료와 돌봄이 함께 유기적으로 제공될 때, 병원 입원을 줄이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집에서 생활하실 수 있게 됩니다. 이들의 삶에 ‘요양보호사’의 존재는 필수적입니다. 요양보호사가 계시기에, 환자는 식사와 위생, 약복용 및 욕창 예방을 위한 체위변경, 말벗 등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고, 가족들이 단 몇 시간이라도 돌봄 독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인적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요양보호사의 고용은 불안정하고 처우는 열악합니다. 요양보호사 직역에 대한 인식도 낮아서, 환자나 보호자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속상해하며 일하시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또한, 아픈 부모를 돌보느라 어쩔 수 없이 일을 쉬기 시작했다가 독박돌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간병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집 안에서 고립되어 생활하고 있는 자녀들도 만납니다. 가족 요양이라도 해 보려고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지만, 그것으로 생활이 될 리가 없습니다. 대리 처방으로 같은 약만 복용해오다가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겨 방문진료를 신청하더라도 본인부담금이 부담스러워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일을 해야 해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집에 있을 수가 없고, 요양보호사는 3시간만 환자와 함께 있을 수 있기에, 거동이 불편하여 침상에서만 지내야 함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독거 상태로 혼자 지내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르신들만 돌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유아, 아동 시기에도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생애주기 안에서 서로 돌봄을 주고 받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저는 좋은 노동 환경에서 좋은 돌봄이 가능하다고 생갹합니다. 돌보는 사람이 보람 있고 행복해야 합니다. 돌보는 사람이 소진되지 않으면서 사회 안에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마조마한 돌봄의 공백이 존재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자기돌봄. 서로돌봄, 함께 돌봄’이 필요한 전국민 돌봄시대에, 대한민국을 복지국가를 넘어 돌봄국가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돌봄, 사회안전, 기후변화 대응 등 시장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성소수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합니다. 저도 진료실에서 성소수자 분들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그분들이 어떤 어려움 속에 살고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트랜스젠더의 경우 본인이 가지고 태어난 성별에 대한 불쾌감이 크고, 사회적 차별을 자주 경험하게 되어 힘들어합니다. 2024년에 시행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32.6%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69.3%가 호르몬 치료 등 성별확정의료 조치 전에만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의료적 조치로 성별위화감을 해소한 뒤에는 정서적인 안정을 보인 것입니다. 성별위화감이 줄어들었을 때 이들은 비로소 삶에 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습니다. 살기 위해 호르몬치료를 받지만, 대한민국에서 이 치료는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성소수자 의료에 대해 공부를 하고, 성소수자 친화적으로 운영되는 병원도 극소수인데다가,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어 먼 거리를 이동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이분법이 공고한 사회 체계 안에서, 입원을 해야 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등 사회 생활을 해야 할 때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여지게 됩니다.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탈시설 후 자립지원주택에서 사는 중증장애인 분들을 방문진료로 만납니다. 이 분들은 장애인주치의에게 생애주기별로 건강 관리를 받고, 사회복지사 및 활동지원사에게 적절한 돌봄을 받으며, 장애인 일자리에서 일도 하고 주간 센터에서 여러 활동도 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다양한 모습의 삶을 영위하며 살아갑니다.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면서 필요한 교육을 받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빨리빨리 속도감 있는 ‘성장’을 중요시해 온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살아가기란 본인도, 가족도 많이 힘듭니다. 사회가 알아서 챙겨주지 않기에, ‘우리가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알리고 외쳐보지만, 이 목소리를 사회 질서를 해친다고 불편해하기만 하는 사람들과 정치인도 있습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에게 필요한 환경은 노인에게도, 영유아들에게도 필요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익히 경험하여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는 누구든, 한 생을 살면서 사회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이를 위해 필요한 법입니다. 이 법의 제정으로 우리 모두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차별의 요소가 사회 곳곳에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를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거리에서, 직장에서, 지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을, 장애인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더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제정해야 한다고 공약합니다. 탈시설, 이동권, 노동권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에서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7세 고시’를 경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동들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고 성찰하고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우리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대학 입시 성공’이라는 경쟁 논리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공교육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여전히 상대평가에 의한 줄세우기 성적 시스템 안에서 시달려야 하고, 수많은 사교육 안에서 어린 아이들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나친 선행학습을 받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놀이 안에서 즐기고 성장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교사-학부모-학생’이 학교의 3주체라고 하지만, 학교 안에서 ‘학생’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학교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된 학교는 없습니다. 민주노동당 기호 5번 권영국 후보는 입시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대학 구조를 개혁하고, ‘학생인권법‘을 제정하며, 학생 인권 보장 및 인권, 노동, 민주시민, 경제, 성, 환경 교육을 활성화하여 학업, 예체능, 직업, 인권 등 입시로부터 자유롭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 전인적인 맞춤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합니다. 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하고, 18세부터 대통령 피선거권을 부여하여, 우리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사회로,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으로,
사회대전환을 꿈꾸는 모든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기호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십시오.
우리 사회를 선진국으로 이끄는 소중한 씨앗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촬영: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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