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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6 구례 아이언맨 후기
때는 바야흐로 2024년, 6월 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철인3종을 시작했습니다.
8월 말 익산 대회를 목표로 훈련했으나(막상 익산 대회는 기상 악화로 듀애슬론이 되어버림),
8월 15일에 구례 아이언맨을 접수했고,
그해 9월 말 13시간 42분의 기록으로 킹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완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얼마나 뽕맛에 차서 지냈던지...
그도 그럴 것이 당시 85kg이었던 체중을 3개월 만에 13kg 감량했고,
독학으로 익힌 수영, 5만 원짜리 웻슈트, 10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혈혈단신 약 100일 만에 아이언맨이 되었으니까요.
2025년에는 10km 40 언더 달성을 목표로 달리기에 열중했습니다. 그러던 중 근근이 버텨주던 10만 원짜리 자전거가 요단강을 건넜죠.
2026년 생체 출전을 위해 새로운 자전거가 필요했고,
올해는 자전거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으로 2월에 부산까지 가서 중고 TT 자전거를 사 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자전거는 진짜 저랑 안 맞아서 열불이 나는데... 어쨌든 그건 패스!)
2025년에 갈고닦은 달리기 능력과 새로운 TT 자전거가 있다면 킹코스 기록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아이언맨에 도전하는 열정 넘치는 형, 누나들이 계셔서 2월에 접수를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접수 사실은 까마득히 잊은 채 놀고 놀다 보니, 어느덧 8월 중순 D-day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수영은 여전히 답이 없고, 자전거는 기변으로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달리기도 "덥다, 놀자" 하며 건성건성 하느라 폼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져 벼락치기로 준비했습니다.
원래도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라 큰 틀만 만들어놓는편인데,
상세 계획 없이 무념무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대회 날이 가까워졌습니다.
접수할 때는 '11시간대를 건드려볼 수 있겠다' 생각했던 것 같은데,
현실은 당일 아침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를 탈 때까지도 이렇다 할 목표가 없었습니다.
"시우 형이랑 재현 누나보다 빨리 들어가면 좋겠다. 일단 열심히 해보자." 정도?
★★★🏊♂️ Swim (1:48:13 / 3,920m)
재작년 연습 수영 후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던 기억이 있어 걱정이 많았지만,
당일 아침 기온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연습 수영을 마치고 슈트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며 어깨와 다리를 두드려 긴장을 풀어준 뒤 출발했습니다.
2년 만에 수영 3.8km를 하러 갑니다.
저는 코스 라인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수영을 합니다.
원래 수영을 못해 욕심이 없기도 하고, 몸싸움을 하면 페이스가 확 망가져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어맞아서 수경이 세 번이나 벗겨졌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진짜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로 방해를 하길래, 무리해서라도 쫓아가 팔꿈치로 복수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렇다고 라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갈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라인 반대쪽으로 밀려나서 '호수에 물살이 있나?'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몸싸움이 무서워 본능적으로 왼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2랩 때 아이언맨 트래커의 GPS가 움직이지 않아 응원 온 동생들이 사고 난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느릴지언정 제 수영은 안전이 최우선이라 그런 일은 없습니다.
가민 기준 3,920m / 1시간 48분 13초 (평균 페이스 2분 51초)로 출수했습니다.
★★★🚴♂️ T1 (09:28)
웻슈트 상의는 뛰어오며 벗으면 되는데, 발목쪽을 빠르게 벗는 게 아직도 어렵습니다.
한번 찢어져서 최근 수리를 받은 고가의 품목이라 함부로 대하기가 무섭네요.
젤이나 포도당 알약을 지퍼백에 정리해두지 않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대회 전날 경기 설명회에서 헬멧과 클릿슈즈를 자전거에 두어도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그런데 설명회가 공설운동장에서 5시 30분에 끝나고, 바꿈터 체크인은 구만제에서 6시 20분까지였습니다.
이미 참가자의 90%가 바이크백에 헬멧을 넣은 채 거치하고 온 상태인데, 그걸 이제 이야기하면 어쩌란 건지...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바꿈터에서는 봉사자들에게 헬멧을 빼달라는 참가자들의 아비규환이 벌어졌습니다.
1초라도 아끼려면 저도 가서 옮겼어야 맞지만, 그 무리에 껴서 유난 떨고 싶지 않아 그냥 손해 좀 보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수영 직후 화장실은 국룰! 바꿈터 기록 9분 28초를 남기고 사이클 출발합니다.
★★★🚴♂️ Bike (6:37:09 / 평속 26.59km/h)
할 말이 정말 많은 사이클 구간입니다.
잡음, 체인 이탈, 잦은 펑크, 작은 프레임 사이즈, 피팅 불가, 휠 휘어짐, 브레이크 패드 마찰...
자전거에 대해 페달 밟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다 보니 벌어진 문제들입니다.
돈이면 해결되겠지만 다 고치면 수리비가 자전거 값보다 더 커질 판이라,
정 떨어진 지 오래인 이 자전거를 "구례까지만 버티고 고쳐서 팔든 버리든 하자"는 생각으로 끌고 나왔습니다.
이 애증의 자전거 타이어는 22mm 튜블러입니다.
요즘은 튜블리스에 두꺼운 타이어가 유행이라 어지간한 샵에서는 팔지도 않는 지난 유행인데, 가격은 사악합니다.
가장 저렴한 비토리아 랠리 23mm 튜블러가 7만 원, 림테이프가 1만 원입니다.
펑크 한 번이면 8만 원이 삭제됩니다.
저렴한 타이어라 무게감은 있지만 훈련용이라 상대적으로 펑크가 덜 난다는데, 어쨌든 펑크는 운빨인가 봅니다.
2월에 가져와서 8개월간 3,000km를 탔는데 앞바퀴만 5번 펑크가 났습니다.
공식 수명이 3,000km라는데, 비포장을 탄 것도 아니고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신기하게 뒷바퀴는 가져왔을 때 달려 있던 컨티넨탈 스프린터 22mm 튜블러 그대로 한 번도 펑크가 안 났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다해 크게 갈라진 곳이 많았습니다.
180km 주행을 앞두고 '수명이 다 된 중간 등급 타이어 vs 하급 새 타이어' 중
안전한 완주를 위해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연습으로 두 번 짧게 탄 뒤 대회에 가져왔습니다.
대회 당일 아침, 디스크 방패휠 어댑터를 안 가져와서 바꿈터 오픈 시간에 바람을 넣으려고 어댑터를 빌리러 여기저기 뛰어다녔습니다.
설마 여기서부터 액땜이었을까요?
구체적인 기록은 몰라도 파워 160~180W 사이는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수영이 느려 출발할 때 자전거가 거의 다 빠져나가고 없었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파죽지세로 치고 나갔고, 11언더를 달리는 괴물분들을 제외하고는 추월당하지 않은 채 중반까지 200명은 제친 것 같았습니다.
★★★📍 79km 지점
79km 지점에서 문제의 뒷바퀴 펑크가 났습니다.
'내 타이어는 특수한 타입이라 수리가 어렵고 부품이 없을 수도 있겠다, 여기서 끝인가' 싶었지만, 그대로 멈출 순 없었습니다.
각 보급소마다 미케닉이 상주한다는 설명을 기억해 84km 지점의 PN존까지 약 5km를 앞바퀴에 하중을 실은 채 댄싱으로 올라갔습니다.
비싼 휠이라 망가지면 대회 접수비가 날아갈 판이었지만 도박을 감수했습니다.
데미지가 상당했지만 수리받을 생각 하나로 달려가 PN존 건너편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단순 PN존이라 상주 미케닉이 없다고 하더군요.
도착한 곳은 코스 중 가장 멀고 구석진 곳이었습니다.
PN존 책임심판분이 무전으로 곧바로 미케닉을 호출해 주셨습니다.
"여기 위치 xxx 선수번호 340번 미케닉 요청합니다"
시간은 대략 12시쯤 해가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도로변에 나와 서서 심판만 바라보며 미케닉을 기다렸습니다.
약 5분 경과.. 나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심판분..
"여기 위치 xxx 미케닉 요청합니다. 아직 안왔습니다."
각종 환자와 회수차요청, 현장관리 등 바쁜 와중에 신경써주시는게 감사했지만
정수리는 뜨거워지고 심박수와 함께 근육들은 짜게 식어갑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미케닉 오토바이A가 지나갑니다.
그런데 제가있던 PN존을 지나쳐 갔습니다.
'저쪽으로 가면 코스 끝 반환점까지 3km밖에 안되는데 저길 왜 가지?'
아하! 경기 전날 설명회에서 미케닉 요청은 선착순이라고 했으니까 저쪽에 나보다 순서가 빠른 사람이 있나보다.'
바쁘신 와중에 죄송스럽지만 잠시 후 다시 심판에게 가서 미케닉 언제오냐고 물어봤습니다.
심판.. 다시 무전을 합니다.
"여기 위치 xxx 미케닉 언제오나요? 어서 보내주세요.
저기 선수님 저기 여기 더운데 서있지 마시고 그늘쪽에 가서 앉아 쉬고계세요. 오면 불러드릴게요"
잠깐 휴식하러 오셨던 지훈이형을 만났습니다. 얼른 고치고 오라며 포기하지말라고 먼저 떠나시고..
근데 당장 고치고 떠나야하는데 편하게 앉아있을수가 있나..
서서 오토바이를 기다리던 중 3분후에 미케닉 오토바이 B가 또 제 앞을 지나쳐갑니다.
'길 끝에 미케닉이 2대나 왔으니 진짜 곧 오겠다..
7대 중에 2대가 여깄으니 진짜 곧이다.'
또 10분을 기다렸습니다.
셀 수없이 많은 자전거가 저를 추월해 가는걸 두눈 뜨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곳은 자전거 90km지점 PN존 구간으로 중간보급으로 밥을 먹는 곳입니다..
다들 계획대로 챙겨온 죽 떡 빵 밥 등을 먹고 휴식을하며 왁자지껄 경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이곳에 안 들를 계획이었기때문에 여기서 얻을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밥이라도 먹고 있었으면 좀 덜 억울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슬슬 해탈합니다.
아까 추월했던 희수누나도 만납니다.
"펑크가 나서 지금 30분 넘게 미케닉을 기다리고있어요.."
"심판한테 가서 또 말해 얼른 불러달라고"
"예.. 지금 무전을 네번이나 했고 저쪽길끝에 오토바이가 두대나 갔는데 한참을 안 오네요.."
한번 더 심판에게 가서 묻습니다.
저기 심판님.. 미케닉이 두대가 왔는데 그냥 지나쳐서 저쪽으로 가던데..
심판이 저를 보며 화들짝 놀랍니다.
"아까 그분이에요? 아직도 안 왔어요?
여기 위치 xxx 미케닉 언제오나요? 빨리 와주세요.
아까 5분이면 온다고 했는데 너무 오래기다리셨습니다"
들으면서 화가 나는데, 화낸다고 달라지는것도 아니고 이제 진짜 오겠거니..
반쯤 자포자기한채로 앉아서 희수누나 식사하는거 구경했습니다.
희수누나도 식사를 마치고 먼저 떠나시고
또 홀로 기다리는데 미케닉A가 다시 돌아갑니다.
근데 진짜 돌아갑니다!! 이곳에 안 들르고 그냥 지나칩니다.
'아니 저 오토바이도 내 담당이 아니란말인가..? 대체 뭐 순서가 얼마나 밀린거야?'
"저기요 심판님 아까 코스 끝 부분으로 미케닉 오토바이가 두대가 갔습니다.
그 중 한대A가 방금 이곳을 지나쳐서 지나갔습니다.
미케닉이 오긴 오는건가요?"
"여기 위치 xxx 미케닉 빨리와주세요. 그리고 회수차 언제 오나요 요청한 선수분 한시간 넘게 기다리고있습니다."
무전을 마치자 마자 바로 아까 코스 끝으로 갔던 두번째 미케닉 오토바이B가 또 제 앞을 지나쳐갑니다.
이젠 진짜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또 그냥 지나치는겁니다.
오죽하면 심판이 그 미케닉B을 따라서 달려가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리 오라고!!
근데 그게 들리나요..
다시 무전을 해서 미케닉 B를 불렀습니다.
그때가 45분 정도 지난거 같습니다.
저는 반쯤 영혼이 빠져나간채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펑크났구요.. 한 50분 기다렸슴다.."
"아이고 이거 아까 무전을 받고 이 부근으로 왔는데, 어떤 사람이 저를 부르면서 자기가 호출했다고 하길래
이곳에서 한 호출이 해결된 줄 알았습니다.
아 근데 이거 튜블러라고 말을 해주시지, 저한테는 튜블러가 지금 없어요. 무전으로 요청을 해야합니다.
더운데 그늘에서 좀만 더 기다리시죠"
그래요.. 이제와서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그 정도는 예상했어요
근데요 어떤 놈이 제 호출을 도둑질했습니다.
그건 예상 못했어요.
공식적으로 선착순이라면서요!!!!!!!!
이쪽의 운영방식도 문제지만 그 거짓말하고 도둑질한놈 진짜 고통스러운 병에 걸리면 좋겠습니다.
어쨋든 다행히 부품이 없는건 아니랍니다.
다른 미케닉C이 부품을 가져오길 또 기다립니다.
이제는 기록이 문제가 아닙니다. 컷오프가 문제입니다.
대강 1시쯤 된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간 이후로 오는 자전거는 3km 앞 반환지점에서 컷오프를 걱정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근데 그건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도 반환을 못 돌았으니까요.
"저기 심판님.. 컷오프까지 시간이 간당간당한것같은데.. 얼마나 남았습니까?"
"저.. 제가 배번을 사진찍어 상황을 메모를 해두었으니 혹시나 컷오프에 걸리게 되어 경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연락해주세요"
또 얼마간 기다렸을까..
미케닉C가 옵니다.
타이어를 교체해 주셨습니다.
교체를 받고 출발을 합니다.
코스가 휑 합니다. 돌아오면서 봤는데 길건너편에서 사람을 한 8명 정도 만난것 같습니다.
가민의 케이던스, 페달링 균형, 심박수, 속도기록, 파워기록그래프를 상세 확인 한 결과
그곳에서 70분을 멈춰있었습니다.
펑크가 난것은 사실 운의 영역이기도 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지 않은 제 불찰이기도 합니다.
장비까지가 실력이라는 말도 맞구요.
자전거가 망가지지 않고, 몸을 다치지 않았으며,
미케닉을 호출해서 수리를 받아 무사히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리비도 다 내돈내산이긴 하지만)
하지만 자꾸만 손해가 먼저 떠오릅니다.
흐름이 끊겨서 식어버린 몸을 다시 데우는 에너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수리를 땡볕에 서서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잃은 시간..
(처음부터 한시간이 걸린다고 했다면 신발, 헬멧 벗고 그늘에서 편히라도 쉬었겟지)
사람이 밀집되어 피치못하게 드래프팅하며 아낄수 있는 파워..
비슷한 수준의 실력자 따라가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요령..
(눈 앞에 목표가 있으면 두배로 강해지는 타입)
기록을 쫒기위해 투쟁하던 심리적 방어선..
(타협하지 말자. 내려놓지 말자. 좀만 더 힘내자.)
후위권으로 밀려나며 전문 사진자봉님들의 포커스에서 벗어나서 고화질 사진도 거의없구요..
(아까 50분동안 사진 뒤져서 수영 한장 찾았네요..)
경기가 끝난 후 지속적인 아쉬움으로 인한 정신적 데미지까지..!
대회 전 인터넷에서 많은 아이언맨 후기를 읽었지만 미케닉과 관련된 내용을 상세히 본적이 없습니다.
보통 어느정도 시간안에 호출이 되고 조치가 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전혀 무지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미케닉을 침착하게 기다렸던 이유는 심판이 긴급하게 호출을 하는 모습을 여러번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고
대회 전날 경기 설명회에서 설명하기를 미케닉은 선착순으로 호출한쪽을 먼저 간다고 했기 때문에
주최측의 운영을 믿고 순서를 기다렸던것이었습니다.
정확한 위치와 선수번호를 여러번 무전으로 전달했음에도 다른 선수의 거짓말과 뻔뻔함에 제 미케닉을 도둑맞았습니다.
펑크가 안 났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펑크가 난 상황에서라도 운이 좋았다면 5분이면 처리되었을 것이 이런 사건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후기를 읽으신 저희 회원분들에게 다음에 혹시나 이런 사고가 발생하였을 시에는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지언정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해결이 될때까지 긴박하게 주최측을 괴롭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 돈 내고 부품 사서 공임비 주고 고치는 수리입니다.
괜히 비싼돈 주고 보급, 운영, 지원 철저하게 하는 권위있는 대회 나가는게 아닙니다.
모두 보장받기로 약속된 당연히 내가 누려야할 권리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아무튼 84km지점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위치추적으로 응원하던 사람들이 사고가 난건 아닌지 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코스에서 나름 빡세다는 효곡제 업힐 2회전을 마쳤기 때문에 남은 길은 약한경사의 산업도로 반복입니다.
변명하고 싶지 않은데 진짜 몸이 좀 굳어서 그런가.. 잘 안 밟아지더라구요
저는 평소 라이딩 할때도 좀 길게 쉬는거 안 좋아하거든요.
출발할때도 그렇고 몸에 열 올리는데 남들보다 오래걸리는것 같아요
뭐..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
애당초 24년도의 기록보다 더 나은기록이 근원적인 목표이니 그건 달성 가능하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130km쯤을 지날때 시계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달리기를 대략 4시간안에 들어오면 13시간 안에는 들어오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펑크로 까먹은 시간이 대략 1시간정도일테니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지언정 스스로는 12언더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구요.
그래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달렸습니다.
그래 13언더는 하자 (그리고 나는 12언더라고 위로하자)
160km부근에서부터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났습니다.
진통제를 먹으며 목과 허리, 손목 통증은 버텼는데 자전거에서 쥐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비상식량 크램픽스를 하나 꺼내서 가글하고 사이클 경기를 6시간 37분 09초 / 평속 26.59로 마쳤습니다.
★★★🏃♂️ T2 & Run (4:13:31)
T2 기록: 8분 58초
탈의실에서 양말을 갈아신는데 발가락, 종아리, 허벅지에 다 쥐가 올라와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바꿈터를 나서며 BTSG 자봉단원들의 반가운 얼굴을 보니 다시 힘이 났습니다.
비 소식에 대비해 바람막이를 챙겼으나 날씨는 뜨거웠고, 몸에서 열이 나 2바퀴째까지는 스펀지로 정수리를 적시며 버텼습니다.
목표 페이스는 5분 45초!
하지만 보급소마다 들러 파스를 뿌리고 젤을 먹고, 20km 이후 쥐가 심하게 올라와 오르막·내리막을 걷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30km까지 오며 크램픽스 2개를 더 먹었지만, 마지막 크램픽스는 효과 없이 속만 쓰렸습니다.
35km 지점에서 고민했습니다.
'속이 망가지더라도 크램픽스를 하나 더 먹고 밀어붙일 것인가, 타협하고 13언더에 만족할 것인가?'
벼락치기로 준비한 데다 순수 기량이 아닌 도핑으로 몸을 짜내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1분 1초 줄이려다 몸을 망치기보다, "소중한 내 몸을 위해 정직한 선을 넘지 말자" 고 생각하며 걷다 뛰다를 반복해 피니시 라인으로 향했습니다.
런 기록: 4시간 13분 31초
★★★🏆 Finish (최종 기록: 12시간 57분 18초)
어둡고 쌀쌀해진 길을 외롭게 뛰다, 피니시 라인 직전
환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반갑게 웃어주는 자봉단과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아, 해냈다!"
첫 대회 때처럼 결승점을 전력 질주하는 실수를 하지 않고, 환호 속에 천천히 완주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완주 기념품을 받고 샤워 후 옷을 갈아입은 뒤, 고생해 준 자봉단, 완주한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 후기 및 감사의 글
첫번째 아이언맨은 외롭고 두려웠기 때문에 준비가 철저했습니다.
치열했고 감동적이었으며 혼자 몰래 감격의 눈물도 흘렸습니다.
두번째 아이언맨은 사람도, 장비도, 능력도 훨씬 더 나은 조건이었으나 머리속에 정리된 계획이 없었습니다.
계획이 없는게 잘 못 된게 아니라, 계획하려 제대로 된 시도를 하지 않았던게 좀 아쉽습니다.
결과가 좋았으니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스스로 준비와 몰입을 못 한 부끄러운 레이스였던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바꾸었다고 아이언맨에 재도전한 결과는 숫자만 보면 대성공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 기량을 65%정도밖에 사용하지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다음 킹코스 도전이 또 있을것 같습니다..
너무 한탄스럽게 미련이 남아서 더 잘 계획하고 준비한다면 다음번엔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P.S
함께 훈련하는 팀원들의 열정과 성실함을 보면서 정말 귀감을 많이 얻습니다.
훈련팀장 이름값하시는 성실한 원철형님
구례 선수들만큼 장거리 훈련에 참여하시는 은희누님
생각 못한 디테일한 부분을 잘 챙겨주시는 재홍형님
분위기 메이커 + 실력까지 출중 + 사진,영상까지 우철형님
모임 내 왈가닥(?)이시지만 건강하고 따스한 에너지 희수누님
말수도 적고 무던한것 같지만 쉼없이 다정한 남자 성훈형님
고민이 많았을텐데 끝까지 포기 하지 않은 부상 투혼 지훈형님
동네 마실 나온듯 스윽 왔다가 스윽 완주하고 가시는 상남자 상원형님
등만 보면 그냥 믿고 따라가도 될것같은 든든한 동현선배님
직접 보여주고 싶으실텐데 근질근질한거 잘 참고 계시는 살방살방 영일형님
차기 에너자이저 용정형님
약한척 하시면서 사실 겁나 잘하시는 창이형님
무조건 네 편! 응원왕 영환이
나보다 더 이번 대회에 대한 계획이 많았던 웅진이
일 하나 맡겨놓으면 완벽하게 해내는 믿음직한 성철이
아 이거 전 멤버 이러다가 다 쓰게 생겼네.. 못 다 적은분들은 다음 대회때 마저 적어드릴게요
그리고 특히 시우형님이랑 재현누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다른 선배님들은 사실 까마득해서 경쟁자로 생각도 안 하는데
처음 도전하는 형누나들을 은근히 견제하며 경쟁의식을 가졌고
순수한 제 노력이 아닌 당신들의 열정을 드래프팅하며 혼자일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은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끗!나고 나니 펑크 내용 비중이 엄청 많네요..
궁금해 하신 분들도 많고 스스로 아쉬운것도 커서 조절이 안됐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c로 후기를 적었는데 사진이 다 폰에 있어서.. 사진은 다른분들꺼 많이 봐주세요ㅎ

첫댓글 보기만 해도 눙물이남...ㅠㅠ고생했고... 내년에 리벤지 가자!!!
펑크난 글을 읽을때 감정이입이 되면서 화도나도 안타까움도 느끼네요 ,,좀더 빨리 처리되었으면 좋았을텐데 ..
함께 구례 아이언맨 대회 함께해서 좋았고 bstg임재현 멋져요
펑크만아니었어도 목표시간대로 왔을건디 아쉽네 재현은 항상 기록갱신의 사나인데 동기로 들어와 성장하는 모습 보기좋아~~
글읽으며 어디로 뛸지모르는 야생마의 모습을 보았다ㅋㅋ 주체못하는 에너지로 평상시에 빵구가 자주난것 아닐까🤣
경기운영능력도 중요한법이고 빵구는 내가 어찌못할 하늘의 뜻이니... 암암리로 이번에 1시간 빼고 11시간대로 알고있을께ㅋㅋ
모두가 너 잘하는지 알고있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차분하게, 유들유들하게, 부드럽게, 성실한 훈련으로 임한다면 내년은 완벽히 원하는 기록이 나올듯하다!!
글만 읽어도 휴~~고생많았어~
자전거 교체하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