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위화(胃火)의 상충(上衝)으로 인한 구토(嘔吐)에 대한 새로운 의안(按)
一. 김씨(金氏) 집안의 젊은 부인(:少婦)이 관리 집안(:宦門)의 여식(:女)인데, 평소 자기 마음대로 하므로(:任性) 항상 흉협(胸脇)이 아프고 구토(嘔吐)하는 등의 증(證)이 많았으니, 그 때마다 조리(:調)하여 나았느니라. 나중에 가을 끝 무렵에 그 증(證)이 다시 발작(作)하였으니 구토(嘔吐)가 더 심(甚)하게 되고 이틀째가 되자 병(病)이 심하게 되어 궐탈(厥脫) 불성(不省)하여 거의 죽을 듯(:垂絶) 하였다.
나중에 나를 불러 가서 보니, 몇 명의 의사들(:醫)이 둘러서서 보며 "탕음(湯飮)의 제약(諸藥)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에 넣으면 바로 토(吐)하니, 시치(:施)할 수 있는 대책(:策)이 없다." 하였다. 또 어떤 의사(醫)가 이르기를 "오직 독삼탕(獨蔘湯)을 써야 겨우 그 생(生)을 바랄 수 있을 뿐이다." 하였다.
내가 이에 진(診)하여 보니 그 맥(脈)에 심(甚)하게 난(亂)하게 삭(數)하고 또 번열(煩熱) 조요(躁擾)하여 그 모양(:狀)을 무어라 이름(:名)하기가 없을 정도이었다. 내가 생각하건대 '양명(陽明)의 화(火)가 아니면 어찌 이와 같이 극(劇)히 급(急)할까?' 하며, 묻기를 '냉수(冷水)를 원하는가?" 하니, 그녀가 곧 머리를 끄덕였다(:點首). 이에 (냉수) 반 사발을 주었더니, 오직 이것만은 토(吐)하지 않았다. 그래도 부족(不足)한 모양(:狀)이 있어 다시 한 사발을 주니, 조금 안정(安靜)됨을 느꼈느니라.
내가 이로 인하여 태청음(太淸飮)을 투여(投)하려고 하니, 누가 이르기를 '이는 상한(傷寒)도 아니며, 또 가을 끝 무렵인데, 어찌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한다. 내가 아무 말도 변명(辯)하지 않고 약(藥)을 주어 삼키게(:下咽) 하니 곧 반일(半日)을 달게 자더니(:酣睡) 다시는 구(嘔)하지 않았다. 그 연후에 경청(輕淸)하게 자음(滋陰)하는 등의 방제(劑)로 조리(調理)하였더니 나았느니라.
대체로 구토(嘔吐)는 대부분 위한(胃寒)에 속(屬)하지만, 이와 같이 화증(火證)인 경우도 있다. 경(經)에 이르기를 "제역(諸逆) 충상(衝上)은 모두 화(火)에 속(屬)한다." 하였으니, 곧 이것이다.
그 후로 구토(嘔吐)하며 성세(聲勢)가 용맹(湧猛)하고 맥(脈)에 홍삭(洪數)이 보이며 증(證)에 번열(煩熱)이 많으면 모두 이 법(法)으로 낫게 되었다. 이 또한 알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