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구충(九蟲)
천금요방([千金要方])에 이르기를 "사람의 복중(腹中)에 생(生)하는 충(蟲)은 대체로 9가지 충(蟲)이 있으니, 모두 사람의 장부(臟腑)를 파먹을(:食) 수 있다.
첫째 복충(伏蟲)이니 장(長)이 4분(分)이고 군충(群蟲)의 주(主)이다.
둘째 회충(蛔蟲)이니 장(長)이 1척(尺)이고 많이 생발(生發)하면 심(心)을 관(貫)하니, 살인(殺人)한다.
셋째 백충(白蟲)이니 장(長)이 1촌(寸)이고 자손(子孫)이 상생(相生)하며 그 모(母)가 대(大)하게 되면 장(長)이 4~5장(丈)에 이른다. 역시 살인(殺人)할 수 있다.
넷째 내충(內蟲)이니 그 모양이 문들어진(:爛) 살구(:杏)와 같고 사람으로 하여금 번만(煩滿)케 한다.
다섯째 폐충(肺蟲)이니 그 모양이 누에(:蠶)와 같고 사람으로 하여금 해수(咳嗽)케 한다.
여섯째 위충(胃蟲)이니 그 모양이 두꺼비(蝦蟆)와 같고 사람으로 하여금 구토(嘔吐) 위역(胃逆) 희얼(喜噦)케 한다.
일곱째 약충(弱蟲)이니 또한 명(名)하여 격충(膈蟲)이라 하며, 그 모양이 외씨(:瓜瓣)와 같고 사람으로 하여금 다타(多唾)케 한다.
여덟째 적충(赤蟲)이니 그 모양이 생육(生肉)과 같고 사람으로 하여금 장명(腸鳴)케 한다.
아홉째 요충(蟯蟲)이니 세미(細微)하고 그 모양이 채충(菜蟲)과 같고 광장(廣腸)의 사이에 거(居)하니 다(多)하면 치(痔)가 되고 극(劇)하면 나(癩)가 된다. 이로 인하여 사람이 창이(瘡痍)하므로 곧 여러 옹저(癰疽) 선루(癬瘻) 과개(瘑疥) 우충(齲蟲)을 생(生)하니, 무소불위(無所不爲)하여 그 해(害)가 세(細)하지 않다.
이러한 제충(諸蟲)은 크면 장부(臟腑)의 사이에 의부(依附)하고 작으면 기부(肌膚)의 내(內)에 침식(侵蝕)한다.
만약 원기(元氣)가 실(實)하면 큰 해(害)는 없겠지만, 다소 허손(虛損)이 있으면 결국 그 독(毒)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되니(:肆), 심(甚)하면 노채(勞瘵)와 같이 살인(殺人)하거나 전시(傳屍) 주괴(疰怪)가 되거나 응성(應聲) 계서(谿鼠)의 종류(類)가 되니, 이치(理)로도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의업(醫業)하는 자는 병(病)이 이르게 된 근본(本)과 그 치법(治法)을 궁구(:究)하여야 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