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 22-2 (2012. 04. 07)
23.5km (826.5km)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징의마을 - 현산면 백포리 -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 )
어제의 장정에서 드디어 800km를 돌파했다. 2,000리를 걸어서 온 것이다. 많이 걸어왔다.
해남읍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 장정은 황산면 한자리 징의 마을에서 시작한다.
징의 마을은 바다 쪽으로 삐죽 나와 있는 반도이다. 멀리 바다 건너 진도의 끝자락이 보인다.
77번 국도를 따라 고갯길을 넘어가니 고천암호수가 나오고 해남방조제이다.
해남지구 간척농지 개발 사업을 알리는 빛바랜 표시판에는 복지 농어촌 건설의 사업목적으로 해남군의 5개 읍.면을
1985년에서 1998년까지 13년에 걸쳐 1,120만평를 개발하여 간척지 910만평를 만들어
12,751톤의 쌀을 증산하였다고 한다. 여의도 면적(254만평)의 4배정도의 규모이다.
장정을 하면 느끼는 점이지만 우리나라의 간척지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다.
지금에 와서는 황금 갯벌을 헤친다고 환경론자들이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이런 간척사업이 없었다면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우리가 식량 자급을 이루었을지 의문이다.
물론 지금은 좀 사정이 달라져서 갯벌의 중요성도 대단하다.
누가 맞고 누가 그른지는 잘 판단하고 잘 선택하여 우리 아이들이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답 같다.
곧게 뻗은 방조제는 약 1.8km 정도이고 방조제를 넘어 율동리와 가좌리로 이어진다.
77번 국도를 벗어나 바닷가 쪽으로 내려간다. 해남의 바닷길은 갯바위와 절벽이 많다.
바닷물은 만조여서 갯바위 길도 어렵고 그 길을 잠시 걸어 길을 찾아보면 바로 절벽이 나오고
길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은 바다와 조금 떨어진 농로를 이용하여 직선으로 길을 나선다.
청명, 한식을 이틀 지난 오늘은 논과 밭, 곳곳에 올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밭 위에 새 흙을 받는 객토작업과 논에 벌써 물을 조금 받고 써레질을 하는 사람, 모종을 심기위에 비닐을 덮는 사람,
겨우내 키운 대파를 걷어드리는 아주머니들,
그 중 누구보다도 바삐 가위를 들고 쑥과 미나리를 뜯으면 장정을 하는 우리 김감사님도 보인다.
또 논둑에 자잘하게 핀 바람꽃과 하얀 꽃잎을 부끄럽게 펼친 매화, 해맑은 노란 낯빛의 민들레,
분홍빛 농염함의 진달래가 눈에 들어온다. 이 산 저 산 꽃이 피고 봄은 봄이로세.
꽃구경을 하며 고개를 내려오니 흑석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지도에는 석호리라고 되어 있는데 마을회관의 간판은 흑석리로 되어 있다. 어떤 지명이 맞는 건지.....
흑석리를 지나서도 계속 농로와 나지막한 고갯길로 장정은 계속 된다.
마늘밭에 마늘대는 실하게 굵어지고 있다.
겨우내 눈밭에 축 늘어져 누워 있어 ‘저것이 살기는 살까?’ 하며 궁금했는데
빳빳하게 대를 세우고 힘차게 자라고 있었다. ‘대견하다. 너도 겨울에 쉬지 않고 계속 네 세계를 걷고 있었구나.
정말 대견하다. 쉬지 말고 계속 걸어가’하며 격려를 해주었다.
평호리 벌판을 지나고 송평 해수욕장 근처에서 잠시 쉬고 점심을 먹는다.
남도의 기사 식당은 한정식 집이다. 남도의 곰삭힌 맛이 일품이다.
삼겹살에 김치를 싸서 먹는 맛에 모두 과식을 하고 만다.
삼겹살을 추가로 시킨 회장님의 영도력에 다시 한 번 감탄과 찬사를 보낸다.
점심 식사 후 다시 돌아와 안호리 해변 길을 따라 걸어간다.
갯바위를 한참 넘어가니 방파제위로 해변을 따라 계속 길이 나있어서 오랜만에 바다를 따라 걸을 수 있었다.
다시 도로와 직각으로 만나며 도로와 평행으로 남쪽으로 계속되는 방파제를 따라간다.
이곳부터 현산면 백포리다. 현산면은 해남군의 내륙에 있는데 잠깐 이 부분에서 바다와 만나고 있다.
방파제가 끝나고 두포마을에 들어서 마을길을 따라 걷는데
우리 임회장님과 같은 성씨의 효열부를 기리는 비각이 있어서 회장님이 무척 반가워하신다.
열부(烈婦) 하나만도 힘들고 효부(孝婦)도 힘든 것인데 효열부라 하니 우리 회장님 집안의 내력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이런 대단한 분이 사셨던 곳이라 그런지 마을 전체가 정갈하다.
마을이 끝나는 곳에 바로 백포배수관문이 있고 그 관문 너머가 오늘의 종착지이다.
드디어 대한민국의 최남단 면소재지 해남군 송지면에 입성이다.
첫댓글 회장님 삼겹살 최고 였습니다 ㅎㅎㅎ
*^^*............부끄럽고로.............ㅋㅋ
오랜만에 진짜루 맛난 삽겹살이였네여..............ㅋ
인제 20여티로만 걸으면 딸끝인겨...........우리가 해냈네...........
졸라 무식허게 걸어서...........대한독립만세다!!!!!!!!
뭘 만세까지...이제 5분의 1 걸었는데....ㅎㅎ
이인분 추가해서 삐진거 풀린겨? 돈박쥐..ㅋㅋ
언제 회장님이 삐지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