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민낯 - 복권 카사노바의 비상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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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09.19. 03:04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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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민낯
복권
카사노바의 비상한 조언
요약 번호나 그림 따위의 특정 표시를 기입한 표. 추첨 따위를 통해 일치하는 표에 대해서 상금이나 상품을 준다.
난봉꾼의 대명사 카사노바는 천재적인 인물
오늘날 카사노바라는 이름은 바람둥이 혹은 난봉꾼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카사노바가 태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사람이었으며 상당히 박식하고 유능했던 인물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람둥이 혹은 난봉꾼의 대명사, 카사노바
[출처 : Adriano C.]
신분제가 존재하면서도 계몽주의가 한창 무르익던 18세기의 베네치아. 신은 그에게 많은 재능을 주었지만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주지는 않았다. 라틴어와 히브리어는 물론 음악과 미술에도 남다른 감각을 보였던 그는 불과 16세에 법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천재적인 성취에도 불구하고 태생적 한계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평민이 출세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성직자나 군인
카사노바가 어린 시절을 보낸 산 사무엘
그 당시 평민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성직에 입문하거나 군대에 들어가는 것. 그는 얼른 교회에 들어갔고 입학한 지 1년 만에 신학 강의를 하고 추기경의 비서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성직자로 살기에는 사생활이 너무 방탕했다. 성직을 그만두고 장교로 군에 입대했지만 군대는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그에게 너무 혹독한 곳이었다. 그는 군대에서도 전역한다.
카사노바, 21살에 꿈에 그리던 귀족의 세계로 들어가다
카사노바가 바이올리니스트로 무대에 섰던 산 사무엘 극장 그림
평민이 출세할 수 있는 단 두 가지 방법을 모두 버린 그는 이후 호구지책으로 바이올린 연주자로 살았다. 그러던 중 1746년, 길을 걷던 카사노바는 우연히 심장발작을 일으킨 한 남자를 구하게 된다.
그는 베네치아의 귀족 브라딘이었다. 그는 카사노바를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고 자신의 양자로 삼는다. 출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 같았던 카사노바는 21세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귀족의 세계로 발을 들이밀게 된다.
카사노바, 122명의 여성과 연애로 수감되다
카사노바의 탈옥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유의 언변과 지식으로 카사노바는 베네치아 사교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자리잡게 되는데, 그의 출세에 대한 야망은 또다시 좌절하게 된다. 122명의 여성과 연애를 한 전력 때문에 종교재판에 회부된 후 유럽 최고의 감옥인 피온비 감옥에 수감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1년 만에 탈출을 감행해 성공한다. 그의 탈옥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그를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탈옥범으로 만들었다. 물론 범죄자의 신분이라 베네치아로 돌아가지 못한 채 유랑생활을 해야 했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카사노바는 다시 프랑스 사교계에 입성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그는 베네치아 시절 알게 된 프랑스 외교관 베르니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환대를 받게 된다. 철옹성과 같던 피온비 감옥을 탈옥한 희대의 탈주범, 122명의 여성을 함락한 희대의 바람둥이가 대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었던 이들이 줄을 섰던 것이다. 카사노바는 다시 프랑스 사교계에 입성하게 된다.
루이 15세의 사랑을 받던 퐁파두르 부인
카사노바가 환심을 사려 접근했다.
화려한 언변으로 탈옥 이야기를 하며 사교계의 스타가 된 카사노바는 이 인기를 바탕으로 루이 15세의 사랑을 받던 퐁파두르 부인에게 접근해 환심을 사려 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결국 1757년 루이 15세를 알현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의 재정이 엉망이라 루이 15세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카사노바는 그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한다.
카사노바, 루이 15세에게 재정 적자 타개 방법으로 복권을 제안하다
소년 루이 15세
루이 15세는 재정 적자를 타개하려고 카사노바의 제안에 따라 복권을 찍어냈다.
바로 복권이었다. 카사노바의 제안에 따라 복권을 찍어낸 루이 15세는 손쉽게 재정 적자를 타개할 수 있었다. 첫 매출이 200만 프랑에 60만 프랑의 순익이 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왕의 신임을 얻은 카사노바는 프랑스 외무부 특사로 임명된다. 그의 끊임없는 출세에 대한 욕망은 복권이라는 아이디어를 계기로 실현된 것이다.
정부, 복권을 ‘자발적 성격의 준조세’로 여기다
토머스 제퍼슨 미국 3대 대통령은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희생 없는 조세”라고 말했다. 또 경제학 사전에서는 “정부에서 당첨자에게 일정한 복채금을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발행한 일종의 증권”이라고 하고 <복권백서>에서는 “공공기관 등에서 특정한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판매하는 당첨금이 따르는 표”라고 말한다.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희생 없는 조세”라고 말했던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이렇게 보면 복권은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서도 복권을 “자발적 성격의 준조세”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달콤한 꿈을 갖고 구입하는 복권은 정부의 입장에서는 ‘채권’이나 ‘조세’와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부터 지금까지 정치가들은 재원 마련을 위해 복권을 시행했다
복권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파라오의 유물에서 복권과 비슷한 방식의 게임이 시행된 흔적이 있었는데 무엇을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고대의 복권 중 그 사용 목적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진나라와 로마의 것이다.
진나라에서는 만리장성 건립 등 국방비를 조달하기 위해 ‘키노’라는 복권 게임을 시행했다.
진나라에서는 만리장성 건립 등 국방비를 조달하기 위해 ‘키노’라는 복권 게임이 시행되었고, 로마에서도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해 연회에서 복권 이벤트를 열었다. 이처럼 복권은 기원부터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중세 유럽, 복권은 도박이란 인식으로 확산되었다
로마 이후에 중세 유럽에서도 복권은 재원 조달을 위해 활발히 사용되었다. 좀 더 많은 돈을 조달하기 위해 사행성은 점점 늘어갔다. 이탈리아에서는 상금으로 ‘도시 전체’가 걸린 적도 있으니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폐해로 점점 복권이 도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 나라에서 불법화되기도 했다.
사행성이라는 부작용에도 복권은 인류 발전에 큰 기여를 하다
그러나 복권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이 너무도 매력적이기에 복권을 불법화한 여러 나라들은 다시금 복권을 발행하게 된다. 사행성이 있다고는 해도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액의 돈을 쓸 뿐이라는 점, 세율을 높이는 것보다 복권을 발행하여 예산을 조달하면 반감 없이 재정을 탄탄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복권 제도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1566년 영국의 로또
미국의 경우 도로와 항만 등 상당 부분의 인프라 확충이 복권 제도에 의해 이뤄졌다. 콜롬비아, 뉴저지, 예일, 하버드, 프린스턴, 플리머스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도 복권을 통한 기금으로 설립될 수 있었으니, 어느 정도 사행성이 있다 하더라도 복권은 인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할 수 있겠다.
당첨자들에게는 두려운 로또의 저주가 있다
복권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사회를 위해 쓰이고 복권을 산 많은 이들은 푼돈을 잃을 뿐이지만, 당첨자는 대부분의 인간이 만져보지 못하고 죽을 거액을 한번에 손에 넣게 된다. 그런데 일확천금을 얻게 된 당첨자들은 세간에서 부러워하는 것과 달리 불행한 삶을 산다는 통계가 있다. 그렇게 돈이 많은데 어째서 불행해지는 것일까? 실화 하나를 소개한다.
1990년대 초 4,530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됐던 톰 티히 가족은 “우리 가족은 부가 얼마나 사람을 추악하게 하는지 당첨 이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복권에 당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들러붙은 데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와 도움을 달라고 괴롭혔던 것이다. “돈을 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전화도 수시로 걸려왔다. 결국 그는 가까운 쇼핑센터에 갈 때도 경호원을 대동하고 배달돼 오는 우편물에도 폭발물이 있는지 일일이 검사했다. 언제나 긴장한 채 무기를 소지하고 생활해야 하는 그는 당첨 이후 오히려 불행해졌다고 한다.
복권 당첨자의 3분의 1정도가 파산하다
가족들이 갈라서게 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첨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싸움은 가족 간 소송으로 이어진다. 추악한 법정 싸움 후 그들은 당첨금을 대가로 가족을 잃어야만 했다.
복권 당첨 이후에 소비 욕구가 강해져서 당첨금을 다 탕진해 버리고도 그걸로도 모자라 빚까지 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거액이라도 벌지 않고 쓰다보면 사라지는 것인데, 돈을 탕진한 이후에도 소비 욕구가 사라지지 않아 당첨자들을 파멸로 이끄는 것이다. 뉴욕 로스쿨에서 파산 문제를 가르치고 있는 카렌 그로스 교수에 의하면 시기 차이는 있지만 복권 당첨자의 3분의 1정도가 파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로또의 당첨 확률, 814만 5,060분의 1
하루에 번개에 3회 직격당하고 지나가는 트럭에 치인 후 또 지나가던 방울뱀에 물려도 죽지 않을 확률이 로또의 당첨 확률이라고 한다. 814만 5,060분의 1의 확률. 그런 어마어마한 확률을 뚫고 당첨된 이들의 삶도 기구하게 변할 확률이 높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재미로 알아보는 로또 1등의 특징
우리나라 복권의 대표주자 격인 로또 1등 당첨자들의 특징을 통계낸 내용이다.
■ 85m2 이하 아파트를 소유한 고졸의 기혼 40대 생산직
■ 1등 당첨자의 43%는 1주일간 즐거운 상상과 재미를 가질 수 있어서 복권을 구입
■ 거액의 당첨금을 기대한 사람이 21%, 좋은 꿈을 꿔서 복권을 산 사람이 17%
■ 당첨금 사용 계획은 주택 · 부동산 구입 29%, 예금 · 주식 등 재테크 23%, 대출금 상환 20%
■ 당첨자가 기혼인 경우 42%가 배우자에게 알린다고 응답, 아무에게도 안 알린다는 답은 30%
■ 꿈을 꿔서 산 응답자 중 조상 꿈이 39%, 재물 관련 꿈 12%, 돼지 등 행운의 동물이 등장하는 꿈 10%, 물 또는 불이 나오는 꿈 8%, 숫자 꿈 8%
■ 1등 당첨자의 61%는 당첨복권의 6개 번호를 자동으로 선택, 38%는 꿈에서 본 숫자나 가족의 생일 등을 조합한 숫자로 직접 선택
[네이버 지식백과] 복권 - 카사노바의 비상한 조언 (사물의 민낯, 2012. 4. 16., 김지룡, 갈릴레오 S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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