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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울사람이다. 메이드 인 서울이고 현재위치도 서울이다.
이 글은 그냥 서울토박이의 푸념같은거라고 보고 넘겼으면 좋겠다. 왜냐면 정보글은 아니고 하소연에 가까움.
왜 내가 서울토박이라고 하면 다들 서울사람 아닌것같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거 서울사람들은 그런 말 안함.
꼭 지방사람들이 넌 서울사람같이 안생겼다고 그럼. 서울사람들에 무슨 판타지가 있는건데요ㅅㅂ
김태희도 서울사람 아니거든? 강동원도 뭐 경상도라며?
그리고 나 서울 잘 모름. 서울 안내 시키지마. 몰라.
서울촌놈이라고, 내가 그거임. 살아온 햇수만큼 서울에 살아온 나보다 상경한지 1년 된 시골출신(지방이 아니라 진짜 시골) 친척이 나보다 서울 훨씬 많이 암.
그래서 이 글은 서울에 대한 나의 생각과 내가 아는 약간의 이야기를 풀어보는 똥글이라고 합니다. 가볍게 봅시다.
내 생각에 서울사람들과 지방사람들(경기도는 좀 아니고)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역시 교통이지.
서울은 알다시피 지하철과 버스와 지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는 도시다. 어딘지 한번도 가본 적 없고, 자동차도 없어도 중학생 정도면 다 갈 수 있음.
다른 지방의 도시에도 지하철과 버스는 있겠지만 서울만큼 촘촘하게 교통망이 있는 곳은 없을것임. 서울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교통이 잘 되있기 때문에 어디든 멀리 갈 수 있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30분이면 "되게 가깝네"이고 한시간이면 "보통이네"이고 한시간 반이면 "아 좀 머네."인 것 같음.
무엇보다 진짜 깡시골은 차 시간 맞춰서 큰맘먹고 가야되지 않음? 나 시골에 잠깐 있을 때 그랬는데.
서울애들은 급한거 아니면 그냥 대충 여유롭게 시간잡고 나오면 버스든 지하철이든 금방 오니까.
아, 가끔 지방에서 처음 올라오는 어린애들중에 지하철 어렵다고 이십분거리 택시타고 그런사람 있던데 그러지마라....
택시비 요새 비싸다. 콜택시는 보통 콜비도 따로 받음. 카카오택시 좋다더라....
그리고 서울의 최대의 장점인데 문화생활을 접하기가 쉽다. 공연장이 많으니까.
샤롯데시어터같은 경우에는 좀 무섭긴 했는데 나름 괜찮았음. 옆에 롯백도 있고. 세종은 삼층이 너무 높아서 고소공포증은 힘들긴한데 뒷편으로 가면 자잘한 식당이 꽤 있음. 외국인용 한식집 이런곳만 아니면 됨. 충무아트홀은 삼층가면 음향 개거지.
올림픽공원같은경우에는 콘서트같은걸 자잘하게 많이 하는 편인데 공원 자체도 여유로우니 분위기 좋더라.
서울의 최대 단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
기본 물가 자체는 지방이나 서울이나 비슷할 것 같은데 서울은 결정적으로 돈 쓸 곳이 많음. 서울은 알다시피 그 자체가 시내라서.... 늘 물질적인 유혹이 많달까?
신기한 곳도 많고 맛집도 많고 그냥 눈만 돌리면 뭐 도심이니까. 그래서 서울사람들이 더 돈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메이커같은건 서울이 쌀 때도 있는 것 같다. 여긴 아울렛이 많이 있으니까 이월상품이나 그런건 좀 싸게 팔기도 하니.
집값은.......넘어가자..............
명동. 후우....
명동 가지마. 제발 가지마. 거기 일하러 가거나 뭐 볼일이 있거나 명동성당가는거 아니면 가지마.
검은사제들 보면서 느껴지는거 없었음? 여긴 뭐 조또 없는 ㅅㅂ 한류테마파크 화장품관임. 성당땜에 명동 찍긴 했는데 그거말고는 감독도 찍으면서 화면 구리다고 슬퍼했을것같다.
명동에는 초등학교에서 운동장 뺀 정도 사이즈의 네이쳐리퍼블릭이 있는데 그거말고도 코너 하나씩 돌면 네이쳐가 나옴.
"너 어딨어?" 할 때 "나 네이쳐야." 혹은 "나 미샤야." 같은 큰 건물을 말하면 안된다. 네 명이 전화해서 네 명이 전부 네이쳐라고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 뭐라고 말하냐고? 그냥 명동 돌다가 만나기를 기원하던가.....아니면 명동성당 정도.
그 외에는 거점으로 잡을만한 곳이 없음. 클론들의 도시라서 개성있는 어떤 가게가 딱히 없다. 길치는 백퍼 헤맴.
뭐 명동칼국수? 컨베이어벨트처럼 타고 들어가서 군대처럼 배식받고 나올 생각 있다면....
남산은 초등학생 때 이후로 안가봐서 모르겠다.
근데 남산보다는 그 밑으로 내려와서 해방촌이나 경리단길 가면 좀 재밌음. 피맥해라 피맥. 드래프트 맥주랑 피자 먹어.
대학로는 역시 연극보기에는 좋은곳이다.
최소 만원부터 공연을 볼 수 있음. 한번 쯤 봐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함.
근데 그 이 앞에서 무슨 공연 카드 발급하라고 유혹하는 사람들 있음. 그거 해두면 할인가로 많이 볼 수 있다고.
이건....케바케인 것 같음.
이거 사서 잘 활용하는 사람 별로 못봤음. 근데 이거 산 친구 덕분에 나까지 오천원 주고 뮤지컬 본 적이 있긴 함. 쓰는 애들은 또 쓰는것같더라.
대학교 입학하면서 공부해보려고 학교에서 영어가르쳐주는거 수강하고 영자신문 구독하는거같은 그런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 하기 나름.
먹을거는 여긴 좀 비싼거같음. 어딘들 도심이 싸겠냐마는.
강남은 정말 사람이 아아아아아아아주 많다.
개인적으로 여기가 진짜 재밌는게, 밤에 퇴근하는 직장인과 클럽을 오는 사람들이 교차하고, 밤새 클럽에서 놀다가 아침에 나오면서 아침에 해커스 가는 사람들과 교차함ㅋㅋㅋ
주택가쪽을 가면 정말이지 아파트나 이런곳은 겉모습은 핵그지인데....안은 뭐 대리석을 발라놨겠지...
술 마시러 가라. 술마시기 좋은듯.
건대쪽도 술 마시기 좋은거같음. 아 사실 대학로도.
압구정에 이자까야 많더라. 압구정은 진짜 차랑 이자까야밖에 없음. 근데 그 차가 BMW.
인사동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곳임.
되게 생각처럼 긴 코스도 아니고 생각처럼 전통적인 분위기가 어마어마한 곳은 아님. 한국여행기념품 사가는 곳의 느낌이 강하지.
프랜차이즈도 많고 해서 엄청 전통적인 느낌은 없긴한데 난 이런데서 찻잔이나 차탁같은거 사는걸 좋아해서 걍 가끔 감.
이 곳에 갈 때는 주의사항이 있다.
남자들은 머리를 왁스로 논스톱시절 삐침머리를 하고, 브이넥 티셔츠에 카고바지를 입어야됨. 긴팔에 반팔 겹쳐입는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임.
여자들은 머리를 일자앞머리로 하던가 깻잎을 하던가 하고 속눈썹 긴거 붙이고 볼은 최대한 붉게 하고 입술은 최대한 밋밋한 립글로즈를 바르도록. 복장도 뭔가 레이스달린 치마에 부츠를 신는다던가.
그리고 일본어만 씨부려라.
한국에 있는 한국전통물품파는곳인데 한국인이 가면 매우 불친절하고 차별받음ㅅㅂ 외국인인척해야됨.
쇼핑하러 오는 사람도 많을거임.
동대문은 솔직히 내가 안가봐서 모르겠는데 은근히 쇼핑하러 많이 오는곳이 가산동이다. 1호선 가산 디지털단지 역에 있는 동네.
여기를 사람들이 잘가는 이유가 마리오아울렛은 1,2,3관까지 있고, 옆에 w몰, 옆에 현대아울렛 있음. 아울렛이 매우매우 많고 크다.
가격은 뭐 백화점보다는 좀 싼것도 있는것도 같고....쇼핑 안좋아해서 잘 모르겠음.
이 지역의 주의사항은 아울렛 말고 아무것도 없음. 아울렛 가긴 쉽고 좋은데 그 외에는 어려워.
가끔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ㅇㅇ빌딩, ㅇㅇ건물 어디로 가는지 아냐고 묻는사람 있는데 아무도 모릅니다. 그곳은 미로라서 택시기사도 모르고, 지역주민도 모르고, 그 건물 다니는 사람만 압니다. 지도어플도 모름.
메이즈 러너는 민호라도 있었지 가산동엔 민호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홍대 가보고 싶으실텐데요.
홍대 가서 길가는 사람한테 맛집 어디가 유명해요 물어보지 마세요. 그딴거 없으니까.
다른 지역에도 다 있는 프랜차이즈로 점령됬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된 느낌.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런 특이하고 예쁘고 신기한 그런곳은 합정과 상수쪽으로 빠지면 있습니다. 테로 나온곳 이런곳도 합정 상수쪽이 많음.
개인적으로 카페를 추천하자면 홍대역 1번 출구쪽에 카페 이미(imi)도 좋고, 좀비커피도 맛있고, 5 extracts도 괜찮긴 함. 밀로커피에서 비엔나커피 한잔 먹어보고.
근데 밥집은 모르겠다. 홍대에서 프랜차이즈아니고 맛있는 밥 못먹어봄.
내가 진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창덕궁임.
그 중에서도 창덕궁 후원.
5대궁 다 가봤는데 창덕궁이 제일 고즈넉한 느낌이 있음. 특히 후원은 왕의 정원인 만큼 살면서 꼭 한번 가볼 가치가 있다.
후원의 경우에는 시간에 맞춰서 가이드랑 같이 들어가야됨. 비 살짝 올 때 가면 안개가 스르륵 껴 있는 게 이 곳이 무릉도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임.
그 어떤 사진도 이곳의 실제 풍경을 담아내질 못한다.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봅시다.
서울 사실 별거없음.
다른지역에도 다 있는것들 뿐인데 그게 다 한군데 뭉쳐있는 것 뿐임.
사실 나도 서울 잘 모르고. 근데 창덕궁 후원은 꼭 가보길 바랍니다 여러분.
끝.
출처: 창덕궁의 겨울(http://www.cdg.go.kr/) 마리오 아울렛(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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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창덕궁 좋아여 후원가면 녹음짙고 가끔 한복입고 돌아댕기는 사람도 있는데 한복 할인있던가 그럼
리얼... 어제 보고 좀 신기했었음
근데 정작 서울사람들 맨날 가는데만 가서 길을 경남사람보다 모르던데
그래서 나 시골출신 친척을 가이드로 두고 서울나들이 따라갔음
나 지방사람인데 여의나루역 한 10번 가봄 근데 저번달에 처음으로
거기서 보이는 금색 건물이 육삼빌딩인거 하고 남산타워가 저거란거 앎
별것도 아니더라 그런 건물 부산 놀러갔을때 몇번 본거 같음
홍대 거주민으로서 홍대보단 상수가 더 좋은듯 힣
서울은 갈때마다 참 신기함 ..ㅎ
서울올라온지 1년됬는데 개공감ㅋㅋㅋ
인사동 엄마랑 갔었을 때 ㅋㅋㅋㅋ 엄마랑 일부러 컨셉잡으면서 말 한마디도 안하고 끄덕끄덕만 하고 다니니까 일본어로 말건던데 ㅋㅋㅋ
진짜로 그런컨셉으로 다니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ㅋㅋㅋ
잘읽었어요!ㅎㅎ